한원희 한국가스공사 책임연구원


국제 LNG 시장, 초과공급 상황 지속된다

[에너지신문] 2016년은 기존 LNG 주요 수입국들의 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호주 및 미국 본토의 대형 LNG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국제 LNG 시장의 초과 공급 상황이 이어져 LNG 현물 가격이 급락하고 신규 공급 설비 투자가 지연되는 등 국제 LNG 시장의 역학이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낮은 가격으로 인해 신흥 시장의 LNG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하반기 이후 국제 유가 및 LNG 현물 가격이 상승하는 등 국제 LNG 시장이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16년 국제 LNG 시장은 호주의 CSG-LNG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으로 정상화되기 시작하고 미국 본토에서 LNG가 처음으로 생산되는 등 그동안의 공급 능력 증설 정체가 해소된 반면,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LNG 수입국들의 수요가 둔화되면서 초과 공급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역학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저유가의 지속과 함께 LNG 시장의 초과 공급 상황 지속으로 인한 낮은 LNG 가격은 FSRU/FSU 인수기지의 확산과 신흥 LNG 시장의 수요를 자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16년 하반기 이후 국제 유가와 LNG 현물 가격이 상승하는 등 국제 LNG 시장이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7년에는 신흥 LNG 시장의 수요 성장과 신규 LNG 공급 프로젝트들에 대한 최종투자의사결정, 국제 유가 상승 등을 통해 향후 국제 LNG 시장의 초과 공급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를 가늠할 수 있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제 LNG 시장의 최근 동향과 역학 변화를 살펴보고, 2017년 LNG 수급 전망과 함께 중단기적으로 국제 LNG 시장이 역학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목해야 할 주요 이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 2016년 10월 세계 LNG 수출 전년비 1000만톤 이상 증가

세계 LNG 거래량은 그동안 공급 능력 증설이 정체되면서 2012년 3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2014년까지 정체됐지만, 2015년부터는 오세아니아를 중심으로 한 신규 LNG 프로젝트들이 가동됨에 따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10월까지의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증가했다. 2015~2016년 현재까지 여전히 일부 기존 LNG 생산 플랜트들의 생산 차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호주와 미국의 신규 LNG 프로젝트들이 단계적으로 정상화되거나 가동됐기 때문이다.

2015년 이후 원료가스 부족으로 인해 이집트(1200만톤/년)가 생산을 중단했으며, 2015년 4월부터는 시아파 반군 후티의 LNG 생산 플랜트 장악으로 인해 예멘(6700만톤/년)의 LNG 수출이 중단된 이래 현재까지 가동되지 않고 있다.

2013년 가동 이후 지속적으로 생산 차질을 겪었던 Angola LNG(5200만톤/년)는 2014년 4월 가스 누출로 인해 가동을 중단한 이후 2016년 6월에 재가동됐지만 10월까지 간헐적으로 8카고 만이 생산돼 재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밖에도 트리니다드 토바고(1500만톤/년)는 2015년 이후 인근 가스전이 빠르게 고갈되면서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2200만톤/년)는 정정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2016년 초 정기 보수와 8월 원료가스 배관 가스누출로 인한 불가항력으로 인해 전년 대비 생산량이 200만톤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기존 LNG 플랜트들의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세계 LNG 공급 능력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5년 가동되기 시작한 호주 CSG-LNG 프로젝트들의 2호 트레인들이 2016년 가동을 개시했고, 현재 초기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곤 LNG 프로젝트의 1호 및 2호 트레인이 각각 3월과 10월 생산을 개시했다. 여기에 말레이시아 MLNG 9호 트레인(3600만톤/년)이 10월 생산을 개시한 데 이어 세계 최초의 FLNG인 PFLNG-1(1200만톤/년)도 상업 생산이 임박했다.

무엇보다도 미국 본토 최초의 LNG 공급 프로젝트인 사빈패스(Sabine Pass) LNG 프로젝트의 1호 및 2호 트레인인 2016년 2월과 8월에 각각 상업 생산을 개시함으로써 국제 LNG 시장의 역학 변화 및 미국산 LNG 공급 확대의 서막을 알리게 됐다.

이러한 신규 공급 능력 증설로 인해 2016년 10월까지의 세계 LNG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00만톤 이상 증가했다.

국제 LNG 시장은 공급 측면에서는 공급 증설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과거와는 다른 역학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2016년 10월까지 기존 세계 LNG 수입량의 50% 이상을 차지해왔던 JKT 국가들의 수입량은 경기 침체 및 발전용 가스 수요 감소로 인해 감소하거나 정체되고 있다.

그러나 2015년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와 함께 국제 LNG 시장의 초과 공급 상황은 신흥 LNG 수입국들의 수요를 촉진함으로써 국제 LNG 시장의 반등과 역학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국제 LNG 시장의 초과 공급 지속은 LNG 현물가격 하락 및 지역간 현물가격 동조화를 초래했으며, 신흥 LNG 수입국들의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 신규 FSRU를 통해 LNG를 수입하기 시작한 이집트, 리투아니아, 파키스탄, 요르단 등의 LNG 수입이 세 자리 숫자의 증가율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FSRU를 통한 쿠웨이트, 두바이의 LNG 수입도 두 자리 숫자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할 정도로 빠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2016년 하반기부터는 아부다비, 콜롬비아, 자메이카, 몰타, 인도네시아 등에도 신규 FSRU·FSU 인수기지가 설치돼 상업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2016년 FSRUㆍFSU 인수기지를 통한 LNG 수입량은 2015년(10%)에 이어 세계 LNG 수입량의 10%를 상회할 전망이다.

아시아 유가연동 장기계약 LNG 도입가격 9달러/MMBtu 이하 기대
2017년 미국 중심 3300만톤 LNG 공급능력 증설…세계적 큰 폭 늘어


2015년 LNG 수입이 정체됐던 중국과 인도의 경우에는 기체결 된 장기 계약들의 개시 및 다양한 구매자들의 현물 LNG 수입이 늘어나면서 2016년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700만톤 정도 증가했다.

오세아니아를 중심으로 한 LNG 공급 능력 증설로 인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초과 공급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중동 및 대서양 지역의 LNG 공급자들은 초과 물량을 미주 및 유럽 지역으로 공급했다. 그러나 미주 지역의 LNG 수입은 셰일가스 생산 증가로 인해 북미지역의 LNG 수입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남미의 계절적 수요가 완화됨에 따라 2016년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500만톤 정도가 감소했다.

결국 신흥 LNG 수입국의 수요를 초과하는 물량이 유럽 지역으로 유입되면서 2016년 유럽의 LNG 현물 가격을 4달러/MMBtu 이하까지 하락시키기도 했다. 유럽의 천연가스 수요는 2011년 이후 재정 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2014년까지 4년 연속 감소했고 아직까지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다. LNG 수요도 2012년부터 3년 연속 감소했지만 2015년부터 낮은 현물 가격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국제 LNG 시장의 초과 공급 물량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0월까지 주요 유동 시장인 UBN(UK, Belgium, Netherlands)로의 LNG 수입량은 전년 동기대비 감소했지만,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지역의 LNG 수입량은 전체적으로 약간 증가했다.

특히 알제리와 나이지리아는 기존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국가들에게 그동안 이월돼 왔던 물량들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충분한 LNG 인수기지 처리능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동적인 시장인 UBN을 중심으로 유럽지역이 당분간 국제 LNG 시장에서 최후소비처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하반기 이후 급락한 국제유가로 인해 유가연동 장기계약이 지배적인 아시아 지역의 LNG 도입 가격도 급락했지만, 2016년 11월 말 OPEC과 비OPEC 국가들이 일산 180만 배럴 규모의 감산에 합의하면서 국제 유가가 50달러/bbl 이상으로 반등하고 있어 시차를 두고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역별 수급 상황을 반영한 LNG 현물 가격 지표들의 지역간 가격 격차는 북미지역의 셰일가스 생산 급증과 함께 2011년 일본 원전 사태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었지만 국제 유가가 급락한 2014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그 격차가 급속하게 축소돼 왔었다.

2015년 이후 오세아니아를 중심으로 한 LNG 공급능력 증설로 인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초과공급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LNG 현물 가격 격차는 유럽 지역에서의 재수출 또는 물량전환 가능 수준인 2달러/MMBtu대 이하로 급격하게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LNG 현물 가격 지표인 JKM(Japan-Korea Marker)이 2016년 상반기 4달러/MMBtu대까지 하락해 유럽 가격지표인 NBP(National Balancing Point)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JKM 현물 가격은 동절기에 접어든 11월 이후 급등하기 시작해 12월 현재 9달러/MMBtu 수준에 달하고 있다. 이는 평년 대비 동절기 기온 하락, 한국의 원전가동 중지 및 일본의 석탄화력 가동 중단으로 인한 현물 수요 증가, 고곤 LNG 프로젝트 1호 트레인의 가동 중단으로 인한 대체 카고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평가된다.

사실 동아시아 지역은 유럽이나 북미 지역과는 다르게 역내 PNG와 같은 공급 대안이 없을 뿐만 아니라 수요 규모도 크기 때문에 특히 역내 수급 상황에 타이트할 때 현물 LNG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는 소위 아시아 프리미엄이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 2017년 국제 LNG 수요 2억 8000만톤 전망

2017년 세계 LNG 수요는 신규 LNG 공급 능력 증설과 가동 정상화에 힘입어 반등세를 보여 전년 대비 10% 정도 증가한 2억 8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각 지역이나 국가별 LNG 수요는 경기, 기온, 공급 인프라 구축, 제도 개선 등 다양한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다.

세계 최대의 LNG 수입국들인 JKT의 LNG 수요는 경기 둔화, 발전용 수요 감소 등으로 감소하거나 정체될 전망이다. 특히 일본의 LNG 수요는 전체 48기 가운데 현재 재가동되고 있는 4기 이외에 안정성 검사를 통과해 얼마나 많은 원전들이 재가동되느냐가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15년에 비해 2016년 1000만톤 정도 증가할 Chindia의 LNG 수요는 이미 체결된 장기 계약 개시와 현물 수요 증가 등으로 2017년에도 500~1000만톤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신흥 LNG 수입국들의 LNG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2016년 말 상업 가동될 예정인 FSRU 인수기지 뿐만 아니라 2017년에도 추가적으로 파키스탄, 가나 등에도 FSRU·FSU 인수기지가 가동될 예정이기 때문에 신흥 LNG 수요는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 증가할 전망이다.
최후소비처로의 역할이 기대되는 유럽지역은 기존 및 신흥 수요를 충당하고도 남는 초과 물량의 유력한 소비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예정된 세계 LNG 공급능력 증설 규모 및 현물 가스가격 수준에 크게 의존하게 될 전망이다.

2017년에는 2016년 증설된 LNG 공급 프로젝트들(3300만톤/년)이 정상화되고, 추가적으로 호주와 미국을 중심으로 3300만톤의 공급능력이 증설됨에 따라 세계 LNG 공급 능력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신흥 LNG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세계 LNG 수요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 및 유럽의 기존 LNG 수입국들의 수요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국제 LNG 시장은 당분간 초과 공급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북미의 비전통오일 생산 증가, 이란 제재 해제, 석유 수요 증가세 둔화 등 구조적 요인들로 인해 상방 경직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다양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2017년 60달러/bbl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아시아 유가연동 장기계약의 LNG 도입가격도 9달러/MMBtu 이하를 유지할 전망이다.

비록 미국 헨리허브 가격이 최근 상승하고 있지만 셰일가스를 중심으로 한 경쟁력 있는 공급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2017년 4달러/MMBtu 이하로 유지될 전망이다. 또한 국제 LNG 시장의 초과공급 상황이 지속되면서 아시아 및 서유럽의 LNG 현물 가격도 각각 MMBtu당 7달러와 6달러 이하로 유지될 전망이다.

■ 신흥시장의 수요성장 불확실성 등 국제 LNG 시장의 이슈 세 가지

2017년 국제 LNG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이슈들은 많겠지만 이하에서는 세 가지 점들을 짚어 본다.

첫 번째로는 국제 LNG 시장의 반등세를 이끌고 있는 신흥 LNG 시장의 수요성장에 관한 불확실성이다. 이는 현재의 국제 LNG 시장의 초과공급 상황이 중단기적으로 언제까지 지속될지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향후 국제 LNG 시장의 주기적 변동을 초래할 수 있는 신규 공급능력 증설에 관한 최종투자의사 결정이다.

비록 2020년대 중반까지 국제 LNG 시장의 초과공급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과거의 경험을 볼 때 장기간의 건설 공기와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LNG 공급 프로젝트의 특성은 또 다른 LNG 시장의 주기적 변동을 앞당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중장기적으로 국제 LNG 시장의 역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산 LNG 수출이 본격화된다는 점이다. 현물적 속성을 갖고 있는 미국 본토의 LNG 수출은 2016년 3500만톤 정도로 추정되지만, 다양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2017년부터는 1000만톤 이상 공급될 것으로 전망돼 향후 국제 LNG 시장의 역학 변화와 글로벌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세계 LNG 거래량은 오세아니아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신규 LNG 프로젝트들의 정상화와 신규 가동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에도 세계 LNG 공급 능력이 크게 증가하면서 세계 LNG 거래량이 전년 대비 10% 정도 증가해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신흥 LNG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세계 LNG 수요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 및 유럽의 기존 LNG 수입국들의 수요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국제 LNG 시장은 당분간 초과공급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아시아 유가 연동 LNG 도입 가격은 9달러/MMBtu 이하로 유지될 전망이며, LNG 시장의 초과 공급 상황 지속으로 아시아 및 서유럽의 LNG 현물 가격 역시 7달러/MMBtu 이하로 유지될 전망이다.

2017년에 주목해야 할 점들 중에서 첫 번째는 국제 LNG 시장의 반등세와 현재의 초과 공급 상황이 중단기적으로 언제까지 지속될지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요인 중의 하나인 신흥 LNG 시장(Chindia와 FSRU·FSU 인수기지 시장)의 수요 성장세가 지속될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과거 2000년대 중반의 경험과 같이 국제 LNG 시장의 주기적 변동을 초래할 수 있는 신규 공급 능력 증설에 관한 저조한 최종투자의사결정이 지속될 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는 중장기적으로 국제 LNG 시장의 역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산 LNG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산 LNG가 주요 지역 현물 LNG 가격의 하한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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