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정부가 발표한 2017년 경제정책동향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실질 GDP는 지난 2016년과 유사한 연간 2.6%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상반기는 재정 조기집행, 노후차 개소세 감면 등으로 전년 4분기의 부진에서 반등하겠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본격 출범과 맞물려 불확실성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 들어서는 민간소비 및 건설투자 둔화, 구조조정 효과 가시화 등으로 인한 내수둔화가 지속되며 경제성장 회복 모멘텀 또한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은 세계교역량 회복과 우리 주력 수출상품의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으나, 역시 미국, 중국 등의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인해 회복세는 제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소비자심리와 체감경기는 금융위기 이후 7년여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대통령 탄핵과 최순실 게이트 등 정치적 혼란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도 지갑을 굳게 닫았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미국산 셰일가스를 추가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언했다. 올해부터 가스공사는 연간 280만톤씩 20년 동안 미국산 셰일가스를 도입한다. 또 SK E&S와 GS EPS가 2019년부터 각각 연간 220만톤과 60만톤을 수입할 예정이어서 2019년 이후에는 연간 560만톤을 수입하는 셈인데, 이 규모를 추가로 확대할지를 검토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따른 정치적인 셈법, 또는 ‘미리 알아서 기어야 하는’ 약소국의 비애일지 모르겠지만, 마땅한 소비처도 찾지 못한 채 무작정 늘리겠다고 큰소리 친 후 거기서 비롯될 뒷감당은 또 누구의 몫으로 돌아오겠는가.

도시가스용 천연가스의 소비 정체는 오래 전부터 지속되고 있고, 산업용 소비는 가격경쟁력에서 앞선 LPG에 자리를 내주고 있으며, 원자력·석탄 등 기저발전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전용 천연가스 소비 증가세 또한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올해 조환익 한전 사장은 ‘물은 웅덩이를 만나면 다 채우고 나아간다’는 뜻의 ‘영과후진(盈科後進)’을 신년화두로 정했다. 하지만 정작 채워져야 할 웅덩이 자체가 없다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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