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시가스협회 정희용 기획팀장

▲ 공학박사 정희용(한국도시가스협회 기획팀장).
녹색시대, 천연바야흐로 세상은 녹색의 시대를 맞고 있다.
녹색성장을 비롯해 녹색정책, 녹색국가, 녹색인간, 녹색기술, 녹색산업, 녹색전쟁까지.
이 녹색의 시대에 녹색연료인 천연가스의 중요성 또한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도시가스협회 정희용 팀장의 기고(3회 연재)를 통해 ‘녹색시대의 천연가스의 역할과 주장’에 대해 고찰해 본다. 

-녹색시대, 천연가스 역할증대 전망-

국제가스연맹(IGU)의 2009년 전략성명서(IGU strategic statement 2009, ‘Natural gas in a sustainable energy future’)는 천연가스가 지속가능한 미래로의 교두보로서 재생에너지를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며, 이산화탄소 포집 및 격리 등과 같은 기술이 진일보함에 따라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계 각국의 정부는 장기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집중 추진하고 있지만 정치적, 기술적, 시장 여건상의 이유로 인해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상당기간은 화석연료와 신재생에너지가 공존할 것으로 전망한다.

녹색시대에서 천연가스의 역할과 관련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견해는 더욱 의미심장하다. 이 기구의 2010 세계에너지전망 보고서는 천연가스의 역할증대를 주된 이슈로 발표했다.

즉 천연가스는 온실가스감축을 통해 미래 녹색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긴요한 역할을 하는 ‘과도기의 에너지자원(transitional energy source)’으로 정의했다.

녹색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신재생에너지의 공급확대는 경제성과 공급안정성 측면에서 상당한 기한이 요구된다. 따라서 IEA도 같은 맥락에서 화석에너지의 증가율에 주목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세계의 1차에너지 구성비에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1.2%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OECD 국가(연평균 증가율 0.6%)에 비해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온실가스 대량배출국인 비OECD 국가의 연평균 증가율(2.3%)이 월등히 높아 온실가스배출과 관련한 천연가스의 역할 제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점은 녹색으로 가고자 하는 모든 국가들, 특히 온실가스 대량배출국이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 일수록 현실적 옵션으로 천연가스를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천연가스는 녹색으로 가기 위한 ‘가교적 역할’을 담당할 마지막 화석연료가 될 것이다.

미국 메사츄세츠 공과대학(MIT)의 ‘The Future of Natural Gas, 2010. 6.25 발표’ 보고서도 같은 맥락에서 ‘천연가스는 저탄소사회로 가는 사다리’라고 표현하면서, 천연가스 발전과 천연가스자동차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천연가스는 저탄소 사회가 요구하는 우수한 자원-

일본가스협회(JGA)도 천연가스는 저탄소연료이며 고효율 에너지시스템으로 저탄소 사회를 향한 핵심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저탄소 사회를 향한 에너지부문의 요구사항은 CO2를 비롯한 환경부하의 해소, 양과 가격이 함께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편리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천연가스는 △환경성․효율성 △공급 안전성 및 안정성 △편리성 및 유용성의 장점을 갖추었기 때문에 저탄소 사회가 요구하는 우수한 에너지원으로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한편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 2009년 연구 자료에 의하면 일본이 2035년을 기준으로 온실가스를 BAU 대비 30%를 감축(CO2 415억톤→293억톤) 하는 경우, 온실가스 감축 수단의 공헌도에서 신재생에너지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연구됐다. 또한 에너지효율향상(46%)과 CCS(21%) 및 연료전환(12%)이 중요한 감축옵션으로 제시됐다.

▲ 녹색시대로 가기 위한 과도기에 천연가스는 신재생에너지와 공존하며 역할증대가 기대되고 있다.(사진은 해상풍력)

-천연가스, 가교적 역할에 무게 실려-

IEA의 World Energy Outlook 2009 전망보고서는 세계의 천연가스 수요를 전망함에 있어 2025년 부근에서 피크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두 시나리오(Reference Scenariou : 2007년 대비 41% 증가, 450 Scenariou : 17% 증가) 모두 2025년까지 천연가스의 수요증가를 내다보고 있으며, 이 중 ‘Reference Scenariou’는 2030년까지도 천연가스의 증가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 과정에서 천연가스에 대한 평가는 가교적 역할에 무게를 두고 있다(Natural gas can play a key role as a bridge to a cleaner energy future).

모든 에너지원들은 나름대로 장점을 갖고 있으며, 여전히 그 시대의 최고 에너지와 공존을 꾀하면서 보완재의 역할을 한다.

발전원으로서의 원자력은 탁월한 효율성을 가지지만 원자력이 인류생활의 모든 부문을 담당하지는 못한다. 산업혁명 등 인류의 윤택한 삶에 견인 역할을 했던 석탄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고 석탄산업이 사양산업으로 전락했지만, 최근에 와서 국제경기의 영향과 CCS나 SNG의 기술발달로 석탄에 대한 관심이 재고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신재생에너지로 가기 위한 과정에서 천연가스의 역할과 활용은 매우 유용한 정책수단일 것이다.

신재생에너지가 정부 지원 없이 경제성과 효율성을 확고하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기 때문에 과도기의 천연가스 역할은 그처럼 중요하게 인식된다.

-천연가스, 신재생에너지와 상당기간 공존-

이용분야의 확산은 천연가스의 공급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본다. 또한 비전통가스의 확대는 에너지산업에 있어 혁명적인 사건으로 회자되는 만큼 채굴기술의 발전 정도에 따라 세계 에너지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다.

역시 IEA 발표자료에 의하면 2008년말 기준으로 검증된 천연가스 잔존량은 180tcm이지만 비전통가스 잔존량은 5배에 이르는 900tcm 이상으로 보고 있다. 생산단가와 CCS기술이 접목될 경우 금세기의 중반 내에 신재생에너지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다.

가스산업의 우수한 인프라는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을 촉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할 것이다. 천연가스 배관망은 바이오가스 등 대체가스의 공급에, 천연가스자동차 충전소는 수소 스테이션의 확충에 이용될 수 있다.

가정용, 수송용, 산업용 등 기존의 천연가스 수요처에 대한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의 하이브리드 기술 접목은 신재생에너지의 결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공급기반 확대에 기여할 것이다.

결국 천연가스는 상당기간 신재생에너지와 공존을 같이하며, 인류문명에 이바지할 것을 확신한다. 따라서 우리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못지않게 기후변화시대에 천연가스의 역할에 걸 맞는 에너지산업 구조 및 에너지 믹스에 관한 혜안을 가지고 녹색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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