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식 한국가스공사 수석연구원

-국내 고압가스배관 파손사고 20년간 ‘제로’-
-가스公, 배관운영 신뢰도 검증·가스 안전공급-


[에너지신문] 올해 국제에너지기구(IEA)나 BP, 쉐브론, 엑슨모빌과 같은 메이저 에너지회사들이 발표한 미래 에너지 수요 전망을 보면 향후 상당기간 동안 원유, 천연가스,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가 1차에너지의 대부분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과 자원고갈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외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하려는 경향이 커지면서 전체 일차에너지에서 각 화석연료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하지만, 전체 에너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화석연료의 절대 양은 계속 증가하고 그중에서도 천연 가스의 소비량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스배관, 철저한 유지관리·주기적 평가수행 필요

가스배관은 국가 기본 에너지인 천연가스를 생산지(저장지)에서 소비지로 공급하는 설비로, 현재 국내 고압 천연가스 배관망은 총 길이가 4400 km 이상이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천연가스의 안정적 공급과 가스배관의 안전한 운영은 사회, 경제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

가스배관 시스템의 운영에는 네 가지 핵심사항이 있다. 우선 첫 번째는 안전으로 배관시스템이 주변 사람에게 허용될 수 있는 낮은 위험도 수준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

두 번째는 공급의 연속성으로 배관시스템은 공급자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하도록 연속적인 방법으로 생산물을 운반하고 공급실패에 대한 낮은 위험도를 지녀야 한다.

세 번째는 비용 효율성을 도모해 배관시스템은 적절한 시장가격으로 생산물을 운반해 투자비용에 대한 적합한 이익을 창출해야만 한다. 네 번째는 규범준수로서 배관시스템 운영은 해당 법규와 규격을 모두 만족시키면서 이뤄져야 한다.

“매설 가스배관 수명에 한계가 있는가?”라는 질문은 전 세계 가스배관 운영회사들이 자주 받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연구결과 중 하나로, 미국 주연합 천연가스협회(INGAA)가 2012년 발표한 보고서를 들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철저한 유지관리와 주기적 평가가 수행되는 배관은 배관운영 시간과 관련된 위험인자들에 관계없이 영구적으로 천연가스를 안전하게 수송할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하게 보장된다. 이는 시간의존성 열화 위협요인들이 적절한 건전성 평가와 보수방안으로 상쇄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 가스배관 관련 손상·사고 감소 추세

국내 가스배관을 비롯한 전 세계의 가스배관에서 발생되는 각종 손상 및 사고는 안전관리 기술 향상에 힘입어 지속적인 감소추세에 있다.

미국 국가수송안전위원회(NTSB)에서 발표한 미국 내 각종 수송수단 관련사고 통계분석 보고서를 보면, 2013년 한 해 동안 미국 내에서 고압가스배관 파손사고로 인해 발생한 인명피해(10명 사망)는 트럭, 버스는 물론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기차(891명 사망)나 비행기(443명 사망)보다도 매우 적게 나타났다.

또 유럽연합 17개국의 천연가스회사들이 배관사고 자료를 모아 분석하는 EGIG 자료를 보면 유럽 가스배관 파손사고는 1970년부터 2010년까지 0.35 건/1000km-yr에서 최근 5년간은 0.16 건/1000km-yr로 크게 감소했다.

국내 고압가스배관 총 길이가 약 4400km임을 감안해 통계자료를 적용하면, 국내에서 배관손상이 매년 1건 이하로 발생했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 고압가스배관에 적용되는 안전 및 건전성 관리 기술들은 해외 선진가스회사들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20여 년 전 아현동 공급관리소 폭발사고 이후, 한국가스공사(KOGAS)에서는 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 선진 배관 안전관리 시스템을 확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그 결과 국내 고압가스배관 파손사고는 최근 20년간 전혀 발생되지 않았다.

가스배관 안전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계속 향상돼 가스배관은 타 에너지설비에 비해서도 높은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가스배관, 체계적인 손상 대처방안 확보 반드시 필요

국내 가스배관 운영회사들이 배관과 관련된 모든 위험을 상당히 낮게 유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도로에 매설돼 있는 가스배관에서 크고 작은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손상발생 요인으로는 외부 제3자의 타 공사에 의한 기계적 손상, 부식, 지반이동, 시공결함 등이 있다. 손상발생 자체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하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이와 더불어 만일의 경우 배관손상이 발생되는 경우에 대비해 안전성과 효율성이 겸비된 손상배관 건전성평가와 보수절차를 구비하는 것도 중요한 사항이다. 즉, 체계적인 손상 대처방안 확보가 안전하고 안정적이며 효율적인 가스공급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국내 고압 가스배관을 운영하는 KOGAS에서는 배관건전성 관리 시스템 구축해 배관안전과 관련된 문제발생 소지를 차단함으로써 대형 사고를 예방하고, 배관 손상 발견 시 명확하고 체계적이며 신속한 대처를 하고 있다.

우선 KOGAS는 In-Line Inspection(ILI)을 통해 매설배관 건전성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ILI는 가스공급 상태에서 가스 압력을 이용해 배관 내에 센서가 부착된 피그를 주행시켜 배관내의 각종 정보를 입수하고 분석해 배관의 안전성을 점검하는 방법이다.

이는 도로 굴착을 통하지 않고 배관의 유지관리가 가능하다. 현재 전국 천연가스 배관망에 대해 10년 주기로 매년 순차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재피깅 주기는 5~10년으로 정해 운영하고 있다.

피깅 불가능 구간에 대해서는 외부부식 직접평가기법(ECDA: External Corrosion Direct Assessment)을 적용해 배관 건전성 검사를 수행한다.

또 매설배관 피복결함 탐측으로 직류전위 구배법(DCVG: Direct Current Voltage Gradient)과, 매설배관 방식전위 정밀점검 방법으로 짧은간격전위측정법(CIPS: Close Interval Potential Survey)을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절연조인트, 절연플랜지 및 절연조인트 보안기 등 절연설비도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전국 배관망 및 부속시설물에 대한 이상 유무와 주변 위해요인 감시를 위해 하루 왕복 2회 직접 순찰을 연중무휴 매일 실시하고 있으며, 타공사 관리를 위해 타공사 모니터링 시스템과 One-Call System을 운영하고 있다.

방식전위 및 피복탐측 등 배관 현장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전산화 처리하며, 타 시설물 및 인구 변동 등 매설배관 주변 환경과 관련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기본으로 해서 배관 파손위험도(ROF: Risk Of Failure)와 사고 영향도(COF: Consequence Of Failure)를 평가하며, 평가결과 위험도가 높은 구간에 대한 대처 방안을 수립해 관리한다.

배관손상 발생 시 결함을 정확히 규정하고 사용적합성을 평가하며, 장기간 건전성이 보장되는 적절한 보수방안을 선택해야만 한다.

가장 간단하고 안전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가스방산, 배관절단, 단관삽입의 과정을 거치는 것인데, 이는 가스방산 시 주변 환경문제 및 가스공급 중단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수반된다. 현재 이를 대체하기 위한 여러 보수방안들이 세계 각국 가스배관 운영회사들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때, 배관운영 환경, 배관손상 유형, 배관사양 및 배관운영 특성에 맞는 보수절차가 필요하다. KOGAS에서는 그라인딩, 육성용접, 슬리브덮개용접, 복합재료보수, 핫태핑 등 다양한 보수방안을 기술기준으로 확립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안전이 확보된 배관보수를 통해 불필요한 배관절단을 억제함으로써 가스방산 비용 및 배관 교체비용 절감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같이 KOGAS는 고압 가스배관을 운영하면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배관 유지관리를 위해 체계적인 배관건전성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사내 기술기준으로 제정·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배관 위험도와 안전성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불안감을 불식시키고, 배관 운영의 신뢰도가 검증된 안전하고 안정적인 가스공급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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