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기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EURO-6를 뛰어넘는 HCNG 엔진성능 구현 

-세계 최초 EURO-7 만족하는 HCNG 엔진 개발-
-CNG 엔진 대비 NOx 90%·CO2 20% 저감 성공-


[에너지신문] 최근까지 천연가스는 저렴한 가격, 세계적으로 넓게 분포한 산지 특성 등으로 인해 중국, 중동, 남미,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서 천연가스 자동차의 보급이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가격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CO2 감축의무에 대한 효과적 대응과 함께 미래 궁극적으로 도래할 수소에너지시대 이전에 반드시 가스에너지시대가 도래할 것을 예측하고 천연가스 자동차를 개발, 보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2000년대부터 북미 및 유럽에서는 천연가스에 수소를 첨가하는 천연가스-수소 혼합연료(HCNG 또는 Hythane) 기술을 천연가스와 수소시대를 연결하는 유력한 기술로 인식하고 HCNG 자동차 개발과 실증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금도 시범운행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이탈리아와 프랑스로서 미래 배기규제를 만족시키는 HCNG 전용 엔진을 개발하기보다 기존 CNG 엔진을 수정 없이 활용해 보급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천연가스-수소 혼합연료를 사용하고자 하는 배경에는 수소를 자동차 연료로 본격적으로 사용하기에 앞서 사회적, 기술적 인프라의 가교역할을 천연가스-수소 혼합연료가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과 인도에서도 HCNG 기술을 도입해 상업화를 시도하는 등 발 빠른 기술도입 행보를 보이는 것도 수소시대를 미리 대비하기 위함이다.

◆HCNG 열효율, CNG 엔진대비 평균 9% 개선

천연가스와 수소를 혼합하는 이유는 첫째, H/C 비율이 높은 천연가스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기가 유리하고 둘째, 천연가스와 수소의 혼합이 쉬울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충전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으며 셋째, 수소의 빠른 화염속도와 넓은 가연범위가 천연가스가 가지고 있는 연소한계를 훨씬 더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계연구원에서는 2011년 환경부 친환경자동차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Post EURO-6, 즉, EURO-7 배기규제를 대응할 수 있는 시내버스용 HCNG 엔진 개발을 착수했다.

2020년 이후 발효 예정인 EURO-7부터는 기존 유해배기물질(NOx, CO, HC, PM 등)의 배기규제 강화와 더불어 지금까지 규제하지 않던 물질을 포함시키고, OBD(On-Board Diagnosis, 자기진단)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HCNG 엔진 개발에는 기존의 희박연소+산화촉매+De_NOx촉매 대신 ‘이론공연비연소+삼원촉매 방식’을 적용했다.

이와 더불어 이론공연비 연소의 단점인 낮은 열효율과 높은 연소온도를 개선하기 위해 EGR(Exhaust Gas Recirculation, 배기가스재순환) 기술을 사용했는데, 이때 일반적인 EGR과는 달리 매우 많은 유량의 EGR을 공급하는 High EGR 기술을 적용했다.

HCNG 엔진 개발에는 엔진 제작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촉매전문 업체인 ㈜이엔드디가 참여했으며, 5년간에 걸쳐 HCNG 연료와 이론공연비+High EGR+삼원촉매 방식에 적합한 핵심부품 개발과, 출력, 연비, 배기 등에 대한 성능개발이 이뤄졌다.

그 결과 핵심부품 개발과 성능개발, 각종 최적화 과정을 거쳐 EURO-7 배기규제를 만족시킬 수 있는 Prototype의 HCNG 엔진이 올해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 출력과 배기뿐만 아니라 CO2 저감량 또한 목표치를 상회하는 성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개발된 HCNG 엔진에 대한 공인인증시험 결과에 따르면 유해물질 배출량은 2014년 발효된 EURO-6 배기규제의 평균 1/3 이하로 측정돼 향후 EURO-7 배기규제가 어떤 식으로 강화되더라도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CO2 배출량에 대한 당초 개발목표는 CNG 엔진 대비 10% 저감이었으나 시험결과는 18% 저감됨으로써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CO2를 대폭 감축시킬 수 있었던 것은 High EGR 기술의 성공적 접목과 핵심부품의 최적화 개발을 통해 열효율을 CNG 엔진대비 평균 9%를 개선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 HCNG 엔진의 성능 개발 모습.
◆실증시험 HCNG 엔진, 실재 버스에 탑재해 공인시험 마쳐

HCNG 엔진은 단순히 테스트 셀에서만 개발된 것이 아니라 버스제작사인 (주)자일대우버스의 주도하에 실제 시내버스에 탑재해 가속, 등판, 운전 성능 등이 최적화됐으며 운행 중 나타날 수 있는 여러 문제 상황들에 대해 비상운전이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개발된 HCNG 엔진을 탑재한 시내버스(이하 HCNG 버스)는 시험로 및 실도로 주행을 통해 가속성능, 등판능력, 연비 등이 기존 CNG 버스보다 우수함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최종적으로 자동차부품연구소에서 유해배기가스 배출성능에 대한 공인시험을 마쳤다.공인시험결과를 논하기에 앞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배기규제 시험은 엔진만 분리해 측정하도록 규정돼 있어 버스탑재 상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규제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이에 따라 HCNG 버스의 배기가스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EURO-6용 CNG 버스의 시험결과와 비교했다.

셋째, 제시된 EURO-6 CNG 버스의 결과치는 EURO-6 배기규제를 만족하는 차량의 결과치임에 따라 EURO-6 규제치보다는 낮다.

넷째, 엔진 상에서의 운전모드와 버스 상에서의 운전모드가 일치하지 않고 운전환경 또한 달라 엔진상의 결과와 버스 상의 결과가 다소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규정에 따라 엔진 상에서 인증시험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버스 상에서 인증시험을 한 번 더 실시한 이유는 경우에 따라 차량에서 배출되는 유해 배기가스량이 엔진 상에서 인증 받은 값보다 훨씬 더 많이 배출돼 실제 도로에서 운전할 때 문제가 발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개발된 HCNG 버스의 배기가스 성능인증 시험 모습.

◆공인시험 결과 HCNG 버스, CNG 버스 대비 NOx 90% 이상 저감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HCNG 버스의 공인시험 결과를 살펴보면 개발된 HCNG 버스는 EURO-6 배기규제를 만족하는 CNG 버스에 비해 THC 및 CH4가 1/2 이상 적게 배출되고 가장 이슈가 되는 NOx는 90% 이상 저감돼 엔진 상의 결과와 같이 차량 상에도 EURO-7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성능을 갖췄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CO2 배출량을 보면 20% 이상 저감돼 엔진 상에서의 18%보다 더 많이 저감됐는데 이러한 결과는 CNG 버스에 비해 HCNG 버스가 약 12% 정도 연비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연비는 엔진의 열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인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연비 개선은 HCNG 엔진의 높은 열효율 영향이 지배적이며, 더불어 HCNG 버스의 연료용기가 가벼운 Type-4로 채택됨에 따라 차량 무게가 감소한 영향도 추가됐다.

이상과 같이 한국기계연구원에서 개발된 HCNG 엔진과 이를 탑재한 HCNG 버스는 2020년 이후 발효 예정인 EURO-7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HCNG 연료로서는 세계 최초로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더욱이 우수한 연비, 그리고 이처럼 HCNG의 우수한 연료 특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높은 CO2 감축효과는 향후 HCNG 버스 보급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개발된 HCNG 엔진의 유해배기가스 배출량에 대한 공인인증시험 결과.

궁극적으로 미래에는 수소 경제시대가 언젠가 도래할 것임을 모든 국가에서 인정하고 있으며, HCNG 연료가 중요한 가교역할을 할 것 또한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국내에서 개발된 HCNG 엔진 기술은 EURO-7 배기규제도 만족시킬 예정이어서 우리는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HCNG 엔진 기술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의 우수한 CNG 자동차기술과 충전인프라를 고려할 때, HCNG 자동차의 상용화 기술을 선점해 국가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향후 자동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리라 판단된다.

▲ HCNG 버스의 유해배기가스 배출량에 대한 공인인증시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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