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국 한국해양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LNG 선박·탱크, 기본충실 후 신기술 시도해야" 

-고망간강, 충격에 노출되는 극저온 구조물 피해야-
-LNG, 안전한 저장·사용 위해 FCC 구조 적용 필요-


[에너지신문] LNG는 깨끗하고 저렴하면서 편리해 향후 전 세계적으로 교역량과 사용량의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LNG는 SOx는 없으며 NOx의 90% 이상 감소, CO2 배출은 20% 감소시킬 수 있어 IMO가 신조 선박의 NOx를 80% 감축하는 신 규제의 발효를 앞두고 선진국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국가는 현 선박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청정연료인 LNG를 채택해 LNG추진 연안선박의 개발, 벙커링 기지 등과 관련된 제반 기술개발을 추진중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정부 차원의 노력과 함께 최근 포스코에서 LNG선박 및 벙커링 관련 용기의 신재료로 망간이 20% 이상 함유된 고망간강을 개발, 세계 최대 규모의 LNG 추진 벌크선, 연료탱크에 적용했다는 등의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 강재는 기존 탱크 제작에 사용되는 니켈, 알루미늄 등의 합금 소재 대비 항복강도와 극저온 인장강도가 우수한 결과를 보여준다. 또한 가격 면에서도 기존 9% 니켈스틸에 비해 30% 정도 저렴해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점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저렴한 신재료의 개발과 시도는 국가 경쟁력의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임에 분명한 일이다.

■BCC 합금재료, 용도·온도 따라 주의해야

그러나 이 금속이 모든 극저온 설비 재료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것이 시도되고 있어 몇 가지 우려되는 사항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162℃에 달하는 LNG의 안전한 저장과 사용을 위해서는 FCC(Face-centered Cubic Lattice, 면심입방격자)의 조밀한 구조를 갖는 니켈합금, 알루미늄합금, 구리합금 그리고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레스강, 9% 니켈강이 적용돼야만 한다.

망간 자체는 BCC(체심입방격자) 구조를 갖는 재료로 극저온에는 취약하며 특히 구조물의 적용에는 주의를 요하게 된다. 이 BCC 재료인 망간, 텅스텐, 일반 철 등의 합금재료가 극저온에 사용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온도와 용도에 따라 주의를 요한다는 것이다.

망간이 포함된 합금인 고망간 강재의 경우는 통상 내마모성이 우수한 금속재료로 사용되며, 오스테나이트 구조를 갖는 합금의 경우는 극저온에 조심스럽게 적용이 가능하지만 각기 용도에 맞춘 기준과 적절한 사용이 필요하게 된다.

이 BCC 합금 즉 고망간강은 극저온에서 Hardening curve(통상 3단계 강도곡선)을 갖게 돼서 충격에 약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즉, 망간의 함량이 많으면 충격에 견디는 강도가 약해지며, 따라서 충격에 노출되는 극저온 구조물은 되도록 피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선박의 연료탱크로 적용할 경우는 철판 두께의 적정 설계가 필요하게 된다.

고망간강의 극저온 적용을 위한 또 다른 고려 사항으로는 열 수축율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이는 극저온 액체인 LNG를 저장하는 구조체의 LNG의 충전량 변화에 따른 전체적 구조물에 열응력(Thermal stress)을 가하게 돼 파손 문제의 발생소지를 갖게 된다.

따라서 이 또한 적절한 설계가 필요하며, 광범위한 규모의 다양한 선박에 임의로 설계 및 제작돼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 합금은 용접성에서도 문제가 존재한다. 250~300℃ 이상이 되면 용접부위에 크롬과 탄소가 결합해 크로미움카바이드가 형성돼 크롬 부재로 인한 부식의 원인이 된다. 만약 부식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에는 이를 방지해야 하며, 결점과 불량이 발생할 경우 극저온 유체 저장에 문제가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또한 이 재료를 LNG탱크 형식 중 B형 탱크에 적용함으로써 운송량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고망간강을 사용하게 때문에 운송량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B형 탱크이기 때문에 증가하는 것이며, 다만 가격경쟁력을 갖게 되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B형 탱크는 연료 선적 공간을 화물창의 구조에 맞춰 다각형의 형태로 제작함으로써 유휴공간을 없애고 연료를 최대한 적재하게 되는 구조를 갖는 형식이다. 그러나 이는 여러 문제를 보유하게 된다.

우선 작은 압력에도 견딜 수 있도록 수많은 보강재가 용접 및 시공돼야 하며, 이 때에는 연료창의 형태에 따른 응력해석과 보강재 설계가 확실하게 선행돼야만 한다.

또 다른 취약점으로는 연료탱크가 선박의 Hull부에 근접하게 돼 선박의 접촉이나 충돌 시에는 LNG의 대량 누출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이 외에도 LNG저장탱크는 지속적인 열 유입으로 인해 적절한 단열에도 기화가 발생해 압력이 상승하게 되며 B형은 설계압력이 낮은 문제를 갖는다. 이 때문에 IMO에서는 압력에 견디는 실린더 형식인 C형 탱크로 규제하고 있다.

LNG의 교역은 1945년 ‘Methane Pioneer’호를 시작으로 이루어진 이래 대형 충돌사고는 발생한 적이 없다. 이는 모든 나라의 운영 주체가 확실한 안전 사항을 지키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육상의 사고는 그 당시에는 인지하지 못하고 적용한 BCC 합금인 철재탱크를 사용한 것으로 인해 1944년 미국 클리브랜드의 탱크의 파손에 의한 LNG 유출로 1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대규모 폭발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적이 없다.

우리나라도 한국가스공사가 LNG를 안전하게 도입, 보급하고 있는 것은 기본에 충실한 기술과 인재를 피하는 안전 운영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LNG 교역을 넘어 연안 연료선박에로의 보급으로 어느 때보다 LNG 이용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현 시점에서 보다 널리 안전하게 LNG를 운송, 사용하기 위해서는 경제논리보다 우리도 항상 기본에 충실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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