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연료전지PD

[에너지신문] 에너지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수요관리 및 신산업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수송분야에서도 연비향상, 온실가스 배출 억제를 위해서 주요 선진국들은 자동차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정부에서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연료전지차 친환경 자동차의 보급계획을 발표했다. 연료전지차는 현대차에서 최초로 양산차를 개발해 도요타, 혼다와 미래 시장선점을 위해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기존에 사용하던 가솔린 내연기관 대신 수소와 공기가 만나 산소 반응을 일으킨 후, 발생하는 전기를 연료전지로 자동차다.

수소는 중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에너지의 양이 휘발유의 약 3배나 된다. 연료전지와 결합했을 경우, 물 이외의 오염물질이 나오지 않거나 가솔린 자동차와는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낮은 수치의 오염물질이 배출된다.

수소는 물을 전기 분해해서 생산할 수 있으며, 화석연료와는 달리 고갈의 위험이 없어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높은 차량가격과 전국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해야하는 상당한 투자비용이 연료전지차의 보급을 지연시키고 있다.

이에 연료전지 시내버스의 도입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연료전지 버스용 수소충전소는 종점, 기점에 설치하면 되기 때문에 초기 설치 물량을 최소화 시킬 수 있다. 대부분의 종점에는 CNG 버스 충전소가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에서는 친환경 대중교통 수단으로 CNG 시내버스를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CNG 충전소를 활용해 수소충전소를 병설 시 설치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고압의 CNG를 사용하기 때문에 고압가스법의 규제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연료전지 버스가 요구하는 사양은 승용차 보다 높다. 내구성은 5000시간에서 5만시간으로, 주행거리 10만km에서 100만 km 로 10배 향상시켜야 하고 성능은 2배이상 높여야 한다. 물론 부품, 소재, 차량 가격을 낮추는 일은 병행돼야 한다.

이런 기술적 난이도 외에 연료전지차의 보급은 수용성이라는 큰 장애물이 있다. 수소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야 한다.

대중교통으로 연료전지 시내버스의 운행은 수소차에 대한 홍보효과가 크다. 안전하고 도심환경을 개선시키며 쾌적한 탑승감이 국민의 가슴에 인식이 되면 연료전지차의 보급확대를 넘어서 수소경제사회로의 전환 시 사회적 거부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연료전지버스는 현재 유럽 8개국 17개 도시에서 84대가 운전 중에 있다. 약 10년간 누적 주행거리가 약 800만km 로 기술의 수용성 및 안전성 검증이 계속 진행 중이다.

유럽인들은 연료전지 버스 및 차에 익숙한 편이다. 연료전지 차는 초기에 고장이 자주 일어났고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디젤 버스, CNG 버스를 연료전지버스로 대체 하고 신재생수소를 사용할 경우 차량 수명 12년 동안 약 800톤의 CO₂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디젤차에서 나오는 SOx, NOx, 미세먼지 배출도 없다. 연료전지 버스의 가격이 다른 차량의 2-3배 정도지만 환경, 인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경제적인 편이다. 연료전지 버스의 가격은 기술개발을 통해 1990년대에 비해 약 75% 저감됐다. 생산량이 늘어나게 되면 현재가격의 40% 이상 낮아질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연료전지 버스 300대 도입을 위해 캐나다 발라드 파워사와 계약하는 등 차세대 자동차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전기차, 연료전지차분야에서 후발주자인 중국의 추격은 우리 자동차산업의 위협요인이다.

친환경차 국내 보급계획에 따르면 연료전지버스 실증이 2026년에 계획돼 있다. 현대차가 정부의 지원으로 개발한 연료전지차 기술을 이용해 연료전지 버스를 우선 도입해 운행하며 고내구화, 고성능 부품 소재 기술을 병행한다면 도입 시기를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며 미래 시장 확보에도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래 수출 성장동력산업, 고용창출, 국민의 건강 및 행복지수 향상, 수소경제 사회 조기 진입등 다양한 장점을 가진 연료전지 버스의 조기 보급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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