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이 있다. 하물며 한 분야에서 10년이면 어느덧 전문가 소리를 듣게 마련이다.

석유화학설비보존연구회가 지난 12일 제49회차 연구회를 계기로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아 어엿한 성년이 됐다. 강산이 두 번 변할 시기를 이어온 것이다.

현재 이 연구회에는 30여 개사 100여 명의 회원들이 참여하는 규모로 성장했고, 올해 부산에서 개최된 연구회 역시 많은 전 현직 회원들이 참석했다. 1996년 첫 출발을 함께 했던 발기인들은 이제 현업을 떠나 각자의 길을 가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이 모임에 대한 애정은 그대로인 듯 하다.

연구회는 매년 2차례의 정기회의를 통해 정유 및 석유화화학 장치분야의 안전관리를 제고하기 위한 고민을 목적으로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설비보존연구회는 석유화학분야 장치설비의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의 모임으로 정유 및 석유화학사의 압력용기와 배관 등 설비의 안전성 향상을 목적으로 각사의 경험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이후 SMS 등 플랜트 공정안전분야를 담당하는 실무진들도 필요성을 공감해 안전성향상연구회를 만들었고, 이 연구회도 올해 18년째를 맞는다.

모임이 시작될 무렵만 해도 석유화학공단에서는 사고들이 빈번했다. 아직도 여전히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일선 현장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대규모 폭발 등 중대 산업사고들을 이젠 여간해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국내 안전관리 수준은 향상됐다.

사고는 순간의 방심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사고의 경향은 설비의 구조적 문제보다는 인적오류에 의한 사고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 시대는 치열한 경쟁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그러나 안전분야 만큼은 이러한 법칙에서 제외된다. 안전은 경쟁하기 보다는 오히려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나눔으로써 더욱 발전하는 독특한 법칙을 가진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소속과 회사가 다르지만 플랜트의 안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는 설비보존연구회가 앞으로도 더 긴 역사를 이어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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