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몸이 허락하는 한 만나겠다.”

전국 34개 도시가스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도시가스협회 구자철 신임 회장이 기자들과 만나 취임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굳이 ‘몸이 허락하는 한’이라는 겸손의 전제를 단 것은 예스코 회장이 아니라 일반 직장인이었다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마지노선의 나이까지 훌쩍 지난 상황이기 때문일 터. 결국 중요한 것은 ‘만나겠다’는 한마디의 말 속에 녹아 있는 뜻이다.

천연가스 수요증대를 위한 마케팅 강화와 새로운 시장개척, 국민에게 사랑과 신뢰 받는 도시가스산업이 되기 위해 ‘만나겠다’는 의지다.

도시가스산업은 지난 30여 년 간 평균 성장률 21.5%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성장해 왔다. 이는 민간사업자이면서도 지역독점이라는 특혜와 정부에서 일정 수준의 수익을 보장해 주는 요금구조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굳이 고객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도시가스 공급은 국회의원들이 공약까지 내걸며 실현해야 하는 전 국민의 로망이었던 게 사실이다.

신임 회장 스스로도 “도시가스산업은 정해진 지역에서 정해진 마진에 따라 정해진 수요에 공급하는 것인데 비즈니스가 맞냐?”는 곤혹스런 질문을 받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고유가 구조가 무너지고, 집단에너지를 비롯한 경쟁연료의 지속적인 시장잠식으로 인해 두 자릿수 성장의 신화가 마이너스로 돌아갔다. 사업자 서로간은 물론 고객과의 소통, 지속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자기혁신이 절실한 시대가 된 것이다.

또한 그 소통은, 인터뷰에서 구 회장이 밝힌 바와 같이 ‘Sympathy'를 전제로 해야 한다.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동정과 연민, 이해와 지지를 바탕으로 한 소통이라야 진정성이 발휘될 수 있다. 위기에 봉착한 도시가스산업의 회생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독점’이라는 오만함에서 스스로 내려와야 한다.

진정한 소통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더 낮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이 전제돼야 공동체를 움직이게 하고, 사회를 변화·발전시키는 진정한 소통의 힘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