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장이 ‘외길인생’, “이젠 협회 위해 헌신할 것”

▲ 지난 2월 25일 정기총회에서 선거를 통해 제15대 한국열관리시공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고순화 회장.

불법시공 등 소비자 피해 우려, 확인업무 부활 시급
제도개선위원회 등 5개 위원회 설치 현안사항 해결


▲ 신임 고순화 회장
[에너지신문] “집을 짓는데 있어 난방은 기술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분야입니다. 하지만 다른 분야와 달리 법적으로 권한이 보장되지 못하다 보니 불법시공 등 현실에서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열관리시공협회 제15대 회장으로 선출된 고순화 회장은 현재 협회의 가장 중대한 현안은 무엇보다 90년대 중반 규제완화란 명분에 이끌려 전후 사항을 제대로 검토하지도 않은 채 폐지된 확인 업무를 부활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수도 연결이나 정화조설치 등 건물 준공시 들어가는 기본적인 서류만 26가지나 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온돌시공과 관련해서는 확인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임기중 제도개선을 위해 온 힘을 다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제도에서는 건축물에 온돌 및 난방설비를 설치한 시공자는 감리자(건축사)에게 설치확인서를 교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 감리자가 직접 확인한 경우는 확인서를 제출받지 않도록 예외규정을 두고 있어, 무자격 시공 등 부실시공으로 인한 소비자의 위해뿐만 아니라 시공자들의 시공권 행사가 보장되지 않는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 회장은 “국민생활과 가장 밀접한 에너지사용기기 및 주거용 냉난방 시공업 무를 담당하고 있는 열관리시공협회는 산업부 산하의 법정단체로 재난발생시 전문 인력과 장비를 갖춘 최고의 봉사단체로 인정받고 있지만 실상 현실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앞으로 20만 난방기술인들이 기술인으로서 제대로 인정받는 사회적인 여건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열관리시공협회는 최근 숙원사업 중 하나인 회관을 완공해 입주까지 했지만 앞서 밝힌 확인업무 외에도 여전히 산적한 과제들이 많은 상황이다. 때문에 신임 고순화 회장의 어깨도 무겁다.

“회관 준공 후 첫 임기를 맞은 회장으로서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 그러나 산적한 현안들을 생각할 때 무거 운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는 고순화 회장.

협회장에 선출되기까지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해야 했던 그는 간절히 바랬던 꿈인 만큼 재임기간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의욕으로 가득했다. 특히 3번의 낙선과 1차례 양보까지 결국 4번째 도전에서야 비로서 꿈을 이루게 됐다며 협회장으로의 하루하루는 오랫동안 생각했던 여러 구상으로 가득차 있는 듯 했다.

20대 어린나이에 기술을 배워, 지금까지 난방분야의 엔지니어로 외길 인생을 걸어오면서 협회장으로 마지막 봉사를 하고 싶다는 것은 고순화 회장의 오랜 바램이었다. 특히 모태 신앙인으로서 여러 영광스러운 자리에 올랐지만 일생을 바쳐온 난방장이로서도 이제야 마지막 소망까지 이루게 됐는 설명이다.

“협회 수장이라고 하지만 모든 회원과 똑같은 위치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협회의 발전과 업역의 확대에 앞장서 봉사하기 위해 출마한 것이라며 선거에서 공약한 그대로 헌신과 나눔으로서 임기를 채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협회내 산적한 여러 문제를 지혜를 모야 보다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5개 위원회를 설치키로 했다. 무엇보다 본인이 공약한 약속사항을 점검하고 실천하기 위해 ▲공약실천위원회를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협회의 정관 등 제도개선사항과 각 지역의 문제들과 현안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제도개선위원회 ▲감사위원회(윤리위원회) ▲교육위원회 ▲회관관리위원회 등도 가동할 예정이다.

또 전국협회와 전산네트워크 구성해 회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등 작은 부분이라도 현실적으로 먼저 할 수 있는 일들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사실 휴대폰 하나 가격이면 일반 보일러 3대를 살수 있고, 고급형 보일러 역시 2대를 살 수 있습니다”

그는 영업마진과 A/S를 이용한 보일러대리점, 자재판매점 등 판매사업자들의 불공정한 시공행위와 과당경쟁으로 제조사도 어렵고, 시공자들도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며 가능하다면 각 제조사들과 협의해 가스보일러 정찰체 등 통해 업계의 정상화를 이루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판매사업자가 건설업을 겸비하고 있어 판매마진과 A/S독점권을 이용해 저가로 보일러시공까지 잠식하면서 전문시공업자들의 공사수주가 갈수록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기존 시공업자가 대리점 및 판매사업자에게 종속돼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등 회원사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판매사업자들의 직접시공행위를 금지하는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님에게 부끄럼이 없는 삶, 그리고 가정에서, 사업가로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삶을 살아가자는 것이 개인적인 철학이다”고 말하는 고순화 회장. 그는 “난방장이로, 또 신앙인으로 일하며 일생을 단 하루도 쉰 적이 없었다.  더욱 고마운 것은 건강했고, 덕분에 여러가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며 앞으로 협회를 위해서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재임기간 온 힘을 기울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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