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한때 셰일가스는 에너지산업의 미래를 여는 ‘황금열쇠’로 통했다.

2012년 1월 한국가스공사가 미국 시니어 에너지 파트너스와 사빈패스 도입계약을 체결하면서부터 특히 셰일가스에 대한 기대는 증폭됐다.

당시 비전통 가스인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하는 천연가스 산업은 친환경연료라는 장점까지 더해져 석유는 물론 LPG, 원전 등을 능가하는 최고의 연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와 같은 전 지구적 에너지 산업의 판도를 바꿔놓은 것은 저유가다.

2014년 6월 배럴당 115달러로 정점을 찍은 북해 브렌트 원유는 현재 30달러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다. 국제유가의 최고점 때부터 지금까지 영국의 석유회사에서는 6만 5000여 명의 일자리가 줄어들었으며, 셰일가스 업체의 줄도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저유가에 따라 가격경쟁력을 잃어버린 천연가스는 벙커씨유에 밀려 산업용 천연가스 수요의 폭락을 초래하고, 수송용 시장에서도 LPG나 경유에 속절없이 시장을 내어 주고 있는 현실이다.

옛날 중국 국경 지방에 살고 있던 한 노인은 어느 날 기르던 말이 국경을 넘어 오랑캐 땅으로 도망치자 “이 일이 복이 될지 누가 아느냐”며 태연자약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도망쳤던 말이 암말 한 필과 함께 돌아오자, 이번에는 “이 일이 화가 될지 누가 아느냐”며 기쁜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그로부터 며칠 후 노인의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낙마해 다리가 부러지자 “이게 복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라며 표정을 바꾸지 않았던 노인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북방 오랑캐가 침략했지만 다리를 다친 아들을 전장에 보내지 않아도 되었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이 변방의 노인, 새옹의 말처럼 복이 화가 되기도 하고, 화가 복이 될 수도 있다.

과연 천연가스 산업도 그럴 수 있을까?

하지만 표정관리만 잘 하면서 운명이 바뀌길 기다리기엔 천연가스 산업이 겪는 현재의 시련은 매우 가혹하다는 볼멘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도소매를 막론하고 독과점이라는 온실 속에서 30년을 자라온 천연가스 산업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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