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명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장

[에너지신문] 지난 7월 15일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 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울산을 친환경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를 융합한 조선해양플랜트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서 차세대 조선산업을 주도하는 글로벌 거점도시로 육성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대중공업 등 관련기관과 에코십 상생협력 네트워크 구축 협약을 체결하고 LNG연료추진선 개발과 LNG벙커링 인프라 구축을 우선과제로 추진하고자하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러한 정부의 의지는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강력한 선박 배출규제와 맞물려 새로운 화두로 등장한 친환경선박에 대한 조선해운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북유럽과 북미 배출통제지역(ECA)에서 시행되고 있는 선박 배출규제는 황성분에 대해 0.1%이하로 규제하고 질소산화물에 대해서는 기존보다 75%이상 감축해야하는 Tier III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배출통제지역의 적용을 받지 않는 지역에서도 2020년부터 황성분 0.5%, 질소산화물 Tier III 적용을 글로벌 규제로 설정하고 있어 이제 선박의 친환경화와 스마트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연료를 사용하면서 배출가스 정제장치를 장착하는 방안과 아예 규제를 충족시킬 수 있는 깨끗한 연료를 사용하는 방안이 있는데 세계적 트렌드는 후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인식하고 한국가스공사는 수년전부터 LNG를 선박의 연료로 사용해 배출 규제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연구를 수행해 왔다.

이와 함께 조선, 해운, 에너지 업계 등이 참여하는 LNG벙커링협의체를 조직해 국내 권역별 LNG벙커링 타당성조사와 관련 법률 및 제도를 정비하는 연구사업을 수행하는 등 사업적 적용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전 세계 선박연료 수요는 2011년 하루 470만배럴에서 2030년 720만배럴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선박연료 수요는 전세계 수요의 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노르웨이 선급협회(DNV)는 친환경선박에 대한 수요 증가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에서 선박연료로서 LNG수요는 2020년에 20~80만톤 수준에서 2030년에는 550~850만톤 정도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치에는 세계 주요항구들이 LNG 벙커링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구도 하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주요 항구근처인 인천, 평택, 통영, 광양, 삼척 등에 LNG 저장기지를 이미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LNG 공급기반이 상당히 잘 갖추어져 있는 편이다. 그러나 이 저장기지에서 LNG를 실고 벙커링 수요 선박에게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는 아직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우리는 지금 LNG연료추진선박이 먼저냐 LNG벙커링인프라가 먼저냐 하는 Chicken & Egg 문제에 봉착해 있다. 이런 측면에서 LNG연료추진선 개발과 LNG벙커링인프라 구축을 우선과제로 추진해나가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현 상황을 직시하고 그 해법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인프라 측면에서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LNG벙커링선박은 가장 중요한 인프라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비용을 절감하고 LNG벙커링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19년 가동을 목표로 진행중인 제주애월기지에 LNG를 공급하기 위한 소형 LNG운반선에 벙커링 기능을 장착하는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LNG벙커링인프라를 점진적으로 갖출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야 한다.

최근 유가하락과 천연가스 수요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에너지업계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적기에 LNG벙커링인프라를 구축해 LNG연료추진선박의 확대를 통한 LNG 수요 개발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 우리의 선행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해외에서도 LNG벙커링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발굴하는 등 친환경선박 트렌드를 조선해양플랜트 산업과 천연가스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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