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길 성결대학교 교수
세계해운 선도·동남아 여객선시장 10년 후 겨냥
미래의 시점에서 가치 있는 신조선 도입 이뤄져야

지속가능한 연안해운 발전정책의 필요성

[에너지신문] 2012년 말 현재 우리나라에는 총 98개 항로에 63개의 내항여객운송업체가 있으며 172척의 선박이 운항 중이다. 그 중에서 사업성 부족으로 선사가 운항을 기피하는 항로를 채산성이 있는 일반항로와 구별되는 개념으로 낙도보조항로라고 하며 도서민의 교통편의를 증진을 위해 국가가 운항결손액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반항로는 해운업면허를 받은 일반사업자가 자가 선박으로 자기 책임 하에 운영하는 항로를 말한다. 2012년 말 기준으로 27개 항로에 28척이 보조항로로 지정, 운영되고 있다.

도서인구의 고령화와 도서인구의 감소는 내항여객운송업체의 경영을 압박하고 나아가 연료비와 선박구입 및 수선비 등의 금융비용의 증가로 인해 정부의 재정지원이 없이는 유지가 어려운 보조항로에 대한 결손보조금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물론 정부의 보조금이 제한 없이 계속 교부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가까운 장래에 정부의 어려운 예산사정을 고려할 때 낙도항로 보조금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 없이는 낙도항로의 유지가 곤란하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보조금의 삭감은 항로의 폐지를 의미하고 이는 낙도주민의 생활이 유지가 곤란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보조금으로 연명하고 있는 항로는 국고보조금이 없다면 연료비의 폭등이나 자연재해에 따른 선박멸실, 대폭적인 여객감소로 인한 자금부족을 견딜 수 없고 지속가능한 경영이 불가능해 질 것이다. 현재의 지원정책은 연안항로가 갖고 있는 공공교통성을 충분히 감안한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연안해운 운영방안을 조기에 도출할 필요가 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나빠진 연안여객선에 대한 국민인식의 개선을 위해서는 안전한 교통수단의 도입이 우선돼야 하고, 도서민의 경제사정과 국가지원의 한계를 고려하면 저렴한 교통수단의 도입이 고려돼야 한다. 또한 환경규제의 강화 및 국내 해운산업의 발전을 위한 수단 강구를 위해서 친환경여객선의 도입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

연안선박 현대화 촉진을 위한 지원방안

안전하고 저렴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선박의 도입을 위해서는 크게 두가지 틀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선박도입에 필요한 금융비용 부담의 대폭적인 완화이며, 둘째는 국내 연안해운 선사의 경쟁력 강화라고 본다.

선박도입에 필요한 금융비용의 대폭적인 완화를 위해 기존의 이차보전사업이 아닌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는 일부의 제안에 공감한다. 이를 위해서 일본의 선박공유제도를 벤치마킹하고 국내에도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찬성한다. 일본의 공유선제도는 1950년대 말 이전에 많이 발생하던 해난사고를 줄이는데 공헌한 제도이고 선사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 성공적인 제도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중소조선소들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줬으며 나아가 해양안전에 대한 일본의 대외적인 위신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국내에 공유선제도를 도입하려면 여객선, 그중에서도 낙도보조항로 및 중단거리 여객선항로를 중심으로 우선 도입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연안해운선사의 경쟁력강화 측면에서 무조건적인 지원보다는 선사간 경영합병 내지는 공동관리 등의 방안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현재 영세선사가 많은 점은 선박현대화 못지않게 중요한 선사경영관리능력 고도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에 선박현대화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적정 경영규모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최근 연안선박 선진화를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LNG 추진선박의 도입이 우선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사진은 대형 LNG 운반선)

연안여객선 국내신조 경쟁력 강화방안

연안여객선의 국내신조 경쟁력 강화방안에서는 크게 2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로 세계해운을 선도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선박건조, 둘째 모든 선박의 국내건조를 추진하기보다는 항로별 적정선형 표준화를 추진해야 한다.

첫째, 세계해운을 선도할 수 있는 선박현대화로 국내 중소조선소들의 기술역량이 강화돼야 한다. 국내에서 일정년도 사용 후 외국으로 매각하면서 보다 기술력이 강화된 신조선을 도입하는 것이 일본 연안해운업계의 관행이다.

따라서 본 사업이 성공하려면 일본의 중고여객선보다 더 나은 선박을 건조할 능력을 갖출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세계해운시장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매선차익을 고려하지 않은 신조선 도입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현재의 시점이 아닌 미래의 시점에서 가치 있는 신조선 도입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이해서는 LNG 추진선박과 같은 친환경선박 도입을 선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LNG 추진선박의 도입을 위해 세계해운을 선도하고 우리보다 자금력과 기술력이 떨어지는 동남아 여객선시장의 10년 후를 겨냥해 선제적으로 친환경 LNG 추진선박의 도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항로별 적정선형 표준화를 추진하기 위해 선별적인 선박현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연안해운업자의 영세성을 고려한 국고지원이 이뤄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수요를 고려한 지원이 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국내의 모든 연안항로에 투입되는 선박을 전부 국내에서 건조한다는 것은 WTO 체제하의 자유무역 흐름에 위배된다. 또 수요가 한두 척 밖에 존재하지 않는 장거리 페리항로까지 모두 국내에서 건조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에 따라 우선 항로별로 선형표준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장 수요가 많은 선형부터 친환경선박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연안선박 현대화 이외의 쟁점

마지막으로 세월호 이후는 달라야 한다는 점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많은 다음과 같은 과제가 있다는 점을 반영한 연안선박현대화 사업이 이뤄졌으면 한다.

첫째 연안여객수송이 도서주민의 최소한의 생활권을 보장하는 공공교통수단이라는 점에서 시빌미니멈(Civil Minimum) 차원의 연안여객수송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둘째 해난사고의 최일선에 있는 연안해운의 해기사양성과 안전교육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안전은 공짜가 아니라는 점에서 제대로 된 기업이 연안해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안해운업계의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한다.

넷째 보험업계, 선주협회, 조선업계가 공동으로 출자하는 해난구조전문업체를 설립해야 한다.

다섯째 해운업에 대한 제대로 된 홍보와 함께 조선해운정책기관을 일원화해야 한다. 19.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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