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한 인하대학교 의과대학교 교수

-초미세먼지 장기노출, 인체 ‘악영향’…폐암 발생률 증가-
-경유차 배출가스는 1급 발암물질…택시 도입시 다량 배출 -

[에너지신문] 세계보건기구(WHO)가 작년 디젤엔진 배출가스를 포괄적으로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사실이 알려진 뒤, 경유차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 디젤차 종주국인 유럽에서 디젤차 규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로, 사상 처음으로 경유차 판매량이 휘발유차를 추월했다.

이러한 때에 정부가 경유 택시를 도입하고 각 시도에 배정을 한다니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 경유차가 연비가 좋아 경제성이 높을 뿐더러, 최근의 엔진 성능이 좋아져 환경오염의 우려가 적어져 일부 업계에서는 경유택시의 도입을 찬성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연 경유택시 도입은 문제가 없는가?


초미세먼지, 시민건강권 위협 심각

그간 국내외에서 시행된 대기오염 관련 역학연구에서 실외 대기오염에의 만성적 노출과 관련된 사망률에 대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는 분진 장기노출로 인한 건강영향을 볼 수 있는 매우 좋은 연구 디자인이다.

특정 특성을 가진 인구집단을 수년간 추적해 사망 및 질병발생을 확인하는 연구방법이다. 이러한 코호트 연구에서는 개개인의 혼란변수(흡연, 직업력 등)에 대한 보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분진 장기노출로 인한 건강영향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 대표적인 코호트 연구로는 하버드 6개 도시 연구와 미국암학회(ACS) 연구 등이 있다.

6개 도시 연구 결과, PM2.5가 10㎍/㎥ 증가 당, 총 사망률이 14% 증가하였고, 심혈관, 호흡기계 사망률은 19% 증가하였다. ACS 연구 결과에서는, PM2.5 가 10㎍/㎥ 증가 당, 총 사망률이 7.0% 증가하였고, 심혈관, 호흡기계 사망률은 12% 증가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종합해보아도 초미세먼지의 현재농도는 시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수 있다.

점증하는 역학적 연구들은 단기간 및 장기간의 대기 중 PM2.5 노출과 해로운 건강영향 사이의 관련성을 확인하였다. 수일뿐만 아니라 수개월에서 수년의 장기간의 입자상물질 노출 기간은 심각한 인체건강영향(사망률, 입원/외래 방문 등)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이 있다.

수년에서 수십 년의 더욱 만성적인 입자상물질 노출은 단기간 입자상물질 노출의 급성 영향의 단순 축적으로 설명된 것보다 더 수명 단축과 관련 있는 것처럼 분석된다.

기존연구에서는 전체 인구의 기대여명이 10㎍/㎥의 입자상물질(초미세먼지) 만성노출에 대해 1.3년 감소하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입자상물질 노출이 영아 사망, 자궁 내 성장지연과 더불어 저체중아, 자폐증과 관련된 많은 심각한 건강상태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새로운 증거는 나타나고 있다.

초미세먼지는 또한 심박변이도(HRV) 감소를 가져다 준다고 보고되었으며, 감소된 심박변이도는 심장발작과 같은 심각한 심혈관 결과에 대한 위험도 증가의 지표이다. 다른 연구들은 C반응단백(C-reactive protein)과 같이 허혈성 심질환의 증가된 위험도와 관련이 있는 혈액 특징들의 변화들이 대기 입자상물질 노출과 관련 있다고 지적한다.
 

디젤엔진 배출가스는 1급 발암물질

작년에는 세계보건기구가 디젤엔진 배출가스를 1급 발암물질로 판단하는 데 주요 근거로 사용한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연구결과를 보면, 배출가스에서 주된 발암인자는 호흡성 원소탄소(respirable elemental carbon·REC)로 제시돼 있다.

2012년 WHO에서는 실내외 대기오염으로 인한 질환별 사망자를 전세계적으로 700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담배로 인한 사망자 수를 상회한다.

또한 2012년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디젤연소분진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였다. WHO에서는 폐암, 급성하기도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과 대기오염, 특별히 미세분진(PM10), 초미세분진(PM2.5)의 노출과의 연관성에 대하여 검토하였다.

코호트연구, 환자대조군연구, 시계열연구등 기존의 연구문헌를 검토하여 미세분진(PM10), 초미세분진(PM2.5) 10㎍/m3 증가당 질환발생위험비를 살펴보았으며, 전체 연구를 통하여 용량-반응관계가 일관되게 나타나는 지를 분석하였다. 아울러 메타분석을 통해 종합적인 분석결과를 제시하였다.

디젤연소분진의 발암성 평가를 위한 검토한 연구들은 지하에서는 굴착기, 레일 화물수송, 이송차, 지상에서는 디젤 장치 근처에서의 작업, 디젤 트럭 및 중장비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정직업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특정직업군이 아닌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연구들이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3년 유럽 17개국에서 시행된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도 미세먼지(PM10) 노출과 암 발생과는 유의한 상관관계[HR ratio: 1.22, 95% CI: 1.03-1.45 per 10㎍/m3]를 보였다.

하지만, PM2.5에 대해선 HR ratio: 1.18, 95% CI: 0.96-1.48 per 10㎍/m3을 보였다. 선암(adenocarcinoma)에 대해선 미세분진(PM10), 초미세분진(PM2.5) 10㎍/m3 증가당 1.51(95% CI: 1.10-2.08), 1.55(95% CI: 1.05-2.29)으로 폐암 발생율이 증가되었다.

현재의 연구결과로는 디젤연소분진 만이 아닌 PM10, PM2.5도 발암성을 지닌다는 분명한 근거를 보이며, 염증반응을 통해 하기도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 뇌심혈관질환의 발병과도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택시 특성상 후처리장치 효율 저하

다행히 배출가스 가운데 이 입자는 현재 기술로 상당 부분 걸러진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 배출가스 기준이 입자 기준까지 포함해 매우 강화돼 있을 뿐 아니라 원소탄소는 매연저감장치(DPF)에서 잘 제어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부터 생산 차량에 EU와 같은 ‘유로5’ 기준을 적용해 소형 디젤차의 경우 미세입자를 주행거리 1㎞당 0.005g 이하로 맞추도록 하고 있다. 이는 변경 직전보다 5배, 2006년 이전에 비해 10배나 강화됐다.

이러한 기준을 통해 보면 모든 경유차에 대해 모든 경유차에 무조건적으로 공포를 느낄 필요까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작차기준의 이러한 경유차의 배출가스는 실지 운행 조건에서 배출되는 경유차의 배출가스와는 사뭇 다르다.

지금 논란이 되는 택시는 주행거리가 1년에 9∼10만 ㎞에 이른다. 그러므로 1년이 지나게되면, 매연후처리장치가 노후되어, ‘유로5’ 기준 이전의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경유차로 되돌아간다.

운전조건이 심하게 변화되는 택시의 경유 매연후처리장치의 효율도 크게 저하된다. 주행거리가 많은 택시의 특성상 차량의 노후에 따른 오염물질의 다량 배출은 피할 수가 없는 셈이다.
 

건강권 위협, 경유택시 도입 ‘NO’

국내에선 1년에 1만 8000여명의 폐암 환자가 발생한다. 폐암중 흡연과 관련이 없는 조직형이 선암인 폐암환자가 최근 많이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위해성평가 방법에 의하면, 초미세먼지를 현재의 오염수준(PM2.5 29 ㎍/㎥ )으로 계산해볼 때 초미세먼지로 인한 폐암사망률은 무려 21.2%에 이른다.

최근에 산출된 대기오염 배출량을 가지고 계산해보았을 때, 2010년 WHO 기준 대비 수도권 대기오염 연평균 농도에 따른 초과사망자수는 1만5700명이었고, 2024년 대책 미시행시 초과사망자수는 2만6388명이었으며, 2024년 대책 시행시 PM2.5가 25㎍/㎥ 로 관리되었을 때 17,143명으로 35.0%가 감소하였다.

초미세먼지가 이처럼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끔직하다.

이제 우리사회가 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어, 초미세먼지의 증가는 어린이, 고령자등 취약계층의 건강을 위협하게 될 수 있다.

초미세먼지 중 발암성을 지닌 초미세먼지의 양을 증가시킬 우려가 큰 것이 바로 경유차량이다. 특별히 주행량이 많은 택시에게서 경유차량의 도입은 곧 초미세먼지의 발생량을 증가시켜 곧 시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게 될 것이다. 경유 택시는 시민들의 건강보호를 위해 결코 도입되어선 안된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