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기술 Global Top 3 진입한다”
한국원전 운영기술ㆍ안전성 세계수준

UAE원전 수주 이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와 국내 고리원전의 잇따른 사고로 인해 원자력발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원자력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위험성을 내포한 두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다.
원자력발전의 기술개발과 지원을 이끌고 있는 조병옥 한국수력원자력(주) 원자력발전기술원장을 만나 국내 원자력산업의 현황과 안전성 문제를 들어본다.

 

▲ 조병옥 원자력발전기술원장.
■지난해 12월30일 원자력발전기술원 원장으로 취임하신 후 벌써 100일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느끼신 점은 어떠한 것인지요.

우리나라 발전의 36%를 원자력이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력발전의 기술개발과 기술지원의 핵심인 원자력발전기술원 원장의 책임을 맡게 되어 중차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3월 일본 원전사고로 인해 원자력 안전에 대한 책임감 더 합니다.

원자력발전기술원은 한국수력원자력(주)의 기업부설연구소로 현재 5실 1소 36팀으로 구성돼 있고 플랜트건설 기술, 신형원전개발 기술, 선진 원전운영 기술, 엔지니어링정비 기술, 방사선안전 기술의 연구개발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비상 2012! 원자력기술의 Global Top 3’을 비전으로 도약해 나갈 것입니다.

■원자력기술원은 UAE 수출 원전 설계기술의 주역으로 알고 있습니다. UAE원전 수주와 관련해 현재 진행사항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지난 2009년 12월27일 우리나라와 UAE 원자력공사(ENEC)가 APR1400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우리 원자력산업에 새로운 신기원을 이룩하게 됐습니다.

한전 콘소시움은 지난 3월 14일 기공식을 마치고 현재 본 공사에 대비한 부지시추, 현장 기반시설 구축,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을 진행 중입니다.

UAE 원전은 아부다비 서쪽 약 270km에 위치한 브라카 지역에 2017년 1호기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4호기 준공을 목표로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UAE에 공급되는 APR1400은 우리 기술로 개발된 것으로 현재 국내 건설중인 신고리 3, 4호기와 동일한 노형입니다.

원자력기술원은 APR1400 표준설계 개발을 주도한 기관으로서 UAE원전건설허가 적기 취득을 위해 건설허가 신청 기술문서 작성을 위한 기술 지원, MMIS(Man Machine Interface System) 기술전수, 교육훈련 지원 등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최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태로 인해 효율적인 원자력 발전소 운영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운영기술과 안전성은 어느정도 수준인지요.

한국은 현재 21개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세계 5위의 원전 강국일 뿐 아니라 운영기술에 대해서도 세계 최정상 수준입니다.

최근 5년 평균 이용률을 보면 세계 평균이 75%인데 반해 한국은 90%에 달하고 있는점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러한 성과는 30년 동안 원전을 운영해오면서 지속적으로 설비를 개선하고 안전성 증진을 위해 노력한 결과입니다.

우리나라는 원전운영은 물론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 수준도 세계적입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과 달리 우리의 원전은 가압경수로(PWR)이므로 사고로 인한 방사성물질의 누출 가능성이 훨씬 적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또한 격납 건물이 견고하고 체적이 크며 수소폭발 방지를 위한 피동형 수소 재결합기 등이 설치돼 있어 보다 안전한 기능 유지가 가능하며 사용후연료 저장조는 별도의 원자로보조 건물에 위치하고 있어 일본원전과 같은 손상 가능성이 없을 뿐 만 아니라 냉각 자체도 용이합니다.

따라서 국내원전의 안전성은 국제기구 지표 고려 시 세계적 수준일 뿐 아니라 일본원전과 달리 사고가 발생 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격납 건물을 보호해 일반인에 대한 방사성 물질을 누출하는 사고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을 넘어선 첨단 원자로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1978년 7월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 고리원자력 1호기 준공(60만kw) 후 원자력 기술 자립을 추진, 1992년부터는 그동안 축적된 국내원전 운전경험 및 설계경험과 해외 주요노형의 우수설계를 반영해 140만kW급 APR1400 원전 설계 개발에 나섰습니다.

지난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APR1400 4기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 원자력 산업 50년사에 길이 남을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면서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100만kW급 및 140만kW급 원전의 복제 설계 및 개발을 거치면서 95% 반복 설계 기술을 확보했지만 최근 신규 원전 도입국에서는 원전 Plant 뿐만 아니라 설계, 건설 및 운영ㆍ정비 등의 기술전수 및 소유권 이전을 요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따라 신고리3, 4호기에 건설중인 APR1400 설계를 기반으로 해 2012년까지 독자 해외 수출을 위한 한국형 고유 원전 설계 개발을 목표로 APR+ 기술개발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150만kW급인 APR+ 기술개발 사업은 APR1400 원전보다 대용량화하고 주요 기기 및 계통 설계에 최신 기술을 반영해 성능을 향상시켰을 뿐 아니라, 현재 정부 주도 연구개발 사업으로 추진 중인 미 자립 핵심기술(원전설계핵심코드, 원자로냉각재펌프, 원전제어 계통) 개발 결과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2012년까지 원전 플랜트 독자 수출에 전혀 제약이 없는 해외 경쟁노형 대비 우수한 성능의 국산 고유 토종 노형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APR+ 기술개발이 완료되면 100만kW급의 OPR1000, 140만kW급의 APR1400과 더불어 150만kW급의 APR+ 노형을 구비함으로써 국내 원전의 해외 수출 시장 다변화 가능, 한국 토종 원전의 해외 수출이 가능하게 됩니다.

■방사성폐기물 관리기술 개발과 보급에도 적극 나서고 계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방사성폐기물을 유리 구조 안에 안정적으로 가두는 유리화 기술을 1994년부터 개발해 2009년 10월 울진 원전에 설비를 건설해 안정적으로 운영 중입니다. 이는 세계 최초로 중저준위 폐기물의 유리화 설비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입니다.

유리화기술은 기존 기술에 비해 폐기물 부피는 약 1/33으로 줄이고 안정성은 10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는 핵심 기술로서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2008년 우수기술로 인증받는 등 세계적으로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현재 6개의 해외 용역을 수주했으며 일본 관서전력 및 미 에너지부와 차기 용역을 수주 중에 있는 우수한 고유의 자랑스런 기술입니다.

특히 유리화기술 개발을 통해 경주 방폐장의 효율적 이용과 방사성 폐기물관리에 대한 대 국민 신뢰도 제고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기술원은 이와 함께 역삼투 공정을 이용한 신개념 액체폐기물 처리공정도 개발해 방사성유출물의 농도를 65% 감소시키고 액체폐기물 발생량도 50% 줄이고 있습니다.

본 기술은 울진3발전소, 영광3발전소에 적용 중에 있으며 신고리 원전 이후 액체폐기물 처리공정으로 반영됐습니다. 이를 통해 액체방사성폐기물의 효율적인 관리는 물론 국산화 개발 완료에 따른 외화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선진 수화학 기술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원전 계통내 방사선량율 저감을 목적으로 원자로 냉각재에 아연을 주입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기존대비 약 30%의 계통 선량율 저감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본 사업은 최종평가를 거쳐 전 원전에 확대 적용할 예정입니다.

■‘에너지신문’ 독자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구조상 원자력은 환경적, 경제적 측면에서 필수 에너지로 에너지산업에 있어서 원자력발전의 역할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원전을 운영해오면서 언제나 안전성에 최우선을 두고 있었고 최근 일본 원전사고를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 안전성 강화에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 기술원도 안전한 원전을 위한 기술개발과 지원에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에너지신문 독자여러분의 원자력산업에 대한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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