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호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전환시 연료비 연 24% 절감
안전관리·편의성 대폭 향상

[에너지신문] 현재 농어촌지역 거주민의 취사·난방용 에너지 지출비용은 도시지역보다 높은 수준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가스난방을 이용할 수 있는 도시지역 주민과 달리 농어촌 지역 주민은 난방용으로 연료비용이 비싼 기름보일러 등을 주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취사용으로는 도시가스를 이용할 수 있는 도시 주민들과는 달리 농어촌 지역 주민은 비싼 용기 배달을 통한 LPG를 사용하고 있어 도시지역 주민과 연료비용 차이가 작지 않다.

실제 통계청 가계비 지출 조사에 따르면 가정용에너지 비중은 소득 하위 10%에서는 10.8%인 반면 소득 상위 10% 가구에서는 3.3%에 불과했다. 실제 농어촌거주 가구 월평균 경상소득은 222만원으로 도시 347만원에 비해 낮지만 난방비용은 오히려 더 많이 지출하고, 소득에서 에너지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농어촌 지역 거주민의 소득수준은 도시지역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비용이 도시거주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소득 중 에너지 소비에 지출하는 비중도 높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정책 사업이 소형 LPG 저장탱크를 이용한 농어촌 마을단위 배관망 지원 사업이다. 전국의 비교적 세대 간 밀집도가 높은 농어촌 마을 단위 지역에 대해 소형 LPG 탱크와 배관망을 설치하여 도시가스 수준의 편리성과 안정성을 갖춘 LPG를 공급하는 본 사업은 정부와 지자체가 비용을 정책지원금 형태로 일정 부분 지원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5년간 총 213억원을 들어 사회복지시설 LPG소형저장탱크 보급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범위를 확대했다.

배관망 사업은 마을단위 배관망 공급 시범사업은 적정 규모의 세대를 하나의 LPG소형저장탱크와 연결해 도시가스처럼 배관을 통해 공급하는 사업이다. 올해 54억원의 예산이 편성, 전국 도별로 2개의 마을을 선정해 총 18개 마을에 보급지원을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5년간 도시가스 공급계획 없는 지역에 위치하며 30세대 이상 69세대 이하의 마을이고 공급배관 100m당 15세대 내외 공급이 가능한 곳이어야 하며 설치비는 정부 50% 지자체 40%, 사용자가 10%를 각각 부담한다.

정부는 5월 최종 대상 선정을 완료하고, 시공자 입찰 등 공사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개선공사는 9월내에 완료하고 10월 이후 평가와 사후관리,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효과를 분석한 뒤 지원 마을을 늘려나가는 등 사업을 확대해 시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소형저장탱크를 통한 정부 보급 사업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인구밀도가 낮은 농어촌에 초기투자비용이 높은 도시가스 보급이 오히려 비경제적이고, 시범사업 등을 통해 여러 대안별 비용편익을 분석을 통한 가격 비교한 결과 LPG소형저장탱크가 정부·사업자·사용자 모두에게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마을단위 배관망 사업과 소형 LPG 탱크 보급사업에 대해 정부의 안정적인 보급사업 예산 지원을 위해 ‘액화석유가스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까지 발의되면서 보급사업의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이렇게 보급지원 사업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예상되는 보급사업의 실제 효과는 어떠할까?

보급지원 사업의 효과는 크게 기존 사용연료 보다 저렴한 연료비와 기존 대비 편리성 및 안전성 향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수행한 소형 LPG 탱크 보급지원 사업 관련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업 시행 시 농어촌 마을 지역의 연료비용 절감 수준은 가구당 매년 34만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농어촌 지역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실내등유 및 LPG 용기 사용 기준으로 평균 137만원이 소요되는 연료비용은 사업 시행 시 104만 원으로 줄어 연간 24%의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가 총 설치비의 90%를 지원을 가정하고, 마을 내 주민이 총 10%의 설치비를 분담할 때의 수치이며, 지원 비율이 늘어날 시에는 절감 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보급 사업 설치비의 2/3가 배관망 설치 및 매설 비용인 점을 고려하면, 밀집도가 높은 마을 단위 지역에 설치할 시에는 사용자 분담금 액수가 줄어들 수도 있어 요금 절감 효과가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다.

연료비 절감 효과는 요금 책정 방식 및 수준과도 직접 연관이 있으므로 에너지복지 소외지역에 있는 주민들을 배려하는 요금 책정 정책도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연료비 절감 효과 이외에 안정성과 편리성 향상도 보급 사업의 중요한 예상효과이다. 기존 LPG 용기 대비 충전횟수 및 가스배관 이음매 감소, 공급자의 안전관리 의무 강화로 안정성 향상이 예상된다. 각 세대로 도시가스와 같은 배관망이 연결되고 계량기 방식으로 요금이 산정되기 때문에 사용의 편리성도 향상된다.

LPG 소형 탱크 공급방식으로 전환되면 기존의 개별 용기 공급 방식보다 높은 안전기준으로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므로 안전사고도 미리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안전이 강조되고 있는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에도 부합한다.

효과 측정 측면에서는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연료 절감 효과와는 달리 안정성 및 편리성 향상으로 농어촌 주민이 체감하는 혜택은 측정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

이에 작년 말 강원도 속초의 한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소형 LPG 탱크와 배관망을 이용한 공급방식으로 전환 의향을 묻는 설문 조사를 시행하여 간접적으로 안정성 및 편리성 향상 효과를 조사하였다.

설문에 응한 46가구 중 89%인 41가구가 마을 내 소형 LPG 저장탱크의 설치를 원했다. 소형 LPG 저장탱크 설치 찬성 이유는 편리한 사용, 저렴한 요금, 안전성 향상이 대부분이었다. 연료비가 현재 내고 있는 비용보다 비싸도 소형 LPG 탱크를 이용하겠느냐는 문항에는 57%인 26가구가 이용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는 주민들이 체감하는 소형 LPG 탱크의 안정성 및 편리성 향상 등의 비용 외적 혜택이 비용 절감 혜택을 넘어서는 사용자 편익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료비용이 현재보다 10% 비싸도 소형 LPG 탱크 공급방식을 이용하겠다는 가구는 응답 가구의 88%인 26가구였다. 안정성과 편리성 향상 효과가 주는 사용자 편익 수준이 현재 기존 사용 연료비의 10% 정도 수준이라고 대략적인 추정도 가능하다.

본격적인 LPG 탱크 보급사업 시행 후에도 사업의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세밀한 평가가 보급 마을 단위별로 이루어진다면, 농어촌 지역에 대한 주민 에너지 복지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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