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태일 한국지역냉난방협회 상근부회장.
옛 고사성어에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든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 진다’는 의미라고 한다.

우리나라 지역난방은 총 205만세대 공동주택에 열공급하고 있는데 공기업인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56%, GS파워(주)에서 14%, 서울시 SH공사에서 12%를 각각 공급하고 있고 잔여 18%인 37만세대를 18개 회사가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18개 열공급회사는 1개 회사별로 평균 약 2만호에 열을 공급중인 것이다.

특히 소규모 열병합발전(CHP)을 설치해 고가의 LNG연료를 사용하고 소각폐열 활용도 거의 없으므로 대형 열공급회사 대비 열생산원가는 매우 높고 열판매가격은 우리나라 전체로 거의 동일한 수준이어서 대부분 운영결손에 있는 어려움이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의 상호 동반성장’은 ‘우공이산’과 같이 어려운 난제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지역난방의 주 연료인 LNG의 가격변동을 살펴보면 소매도시가스의 경우 지난해 9월 1일 4.9% 인상된데 이어 올해 1월 1일 5.3%가 또 인상됐다.

LSWR, B.C유 등 유류연료도 13%나 인상돼 6개월마다 연료비연동제를 채택하고 있는 지역난방 열요금은 ‘인상요인’만 발생하였다. 그러나 파주부터 화성지구까지 연계돼 수도권지구에서 약 90만세대를 열공급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최근 화성 동탄지구 및 판교지구에 초대형 CHP가 신규 설치가동 됨으로써 원가가 비싼 열전용 보일러 가동이 급격히 감소돼 연료비 가격은 인상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월 1일 3.9%, 올해 3월 1일 1%의 열요금을 각각 인하할 수 있었다.

그러나 1개 신도시지구만 열공급하는 대부분 소규모 사업자들은 초대형 CHP 설치가 불가능하고 도심지 한복판에 위치하여 저가의 신재생 연료사용 조차 불가능하므로 열생산 연료비원가 인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연료를 사용해 원단위를 절감시켜 열요금을 인하해주기를 희망하겠지만 소규모 회사로서는 저가 연료 사용이 불가능해 열생산 원가가 높고 특히 현재와 같이 열판매 요금을 계속해 규제할 경우, 도산사태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집단에너지산업의 동반성장을 도모하고 소규모 사업자 열공급지역의 주민보호를 위해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수립과 사업자의 경영개선 등 다음과 같은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첫째로 소규모(10만Kw이하) 열병합발전소(CHP) 사용 LNG 및 열전용 보일러(HOB) 사용 LNG가격을 각각 인하시켜야 한다.

2009년 7월부터 집단에너지(CHP 및 HOB)용 LNG가격을 주택용 난방보일러 LNG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책정한 것은 경제논리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 취지에 역행하는 잘못된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만kW이상의 대형 CHP는 발전용 LNG가격이 적용돼 1㎥당 630원인 반면에 소규모 CHP는 집단에너지용 LNG가격이 적용돼 1㎥당 753원에 달해 최소한 120원이 대형 CHP보다 비싸다. 이는 결국 앞으로도 계속해 운영결손이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이렇듯 불합리한 현행 LNG요금체계는 조속히 개선돼야 한다.

둘째로 지역별 및 사용연료별 특성을 감안 2~3개 유형별로 연료비연동제 방식을 차별 적용해야 한다.

일본 동경의 경우, 해당 구역별 및 연료사용별 특성에 맞춰 열판매 가격이 다양하게 차등 적용하고 있고 우리나라 소매도시가스 요금도 각 지역별로 차등해 시행되고 있다.

따라서 지역난방 열요금도 발전용 LNG 사용지역과 소매도시가스 사용지역 등 연료사용 및 지역별 특성을 감안한 연료비연동제 차등방식 적용이 필요하며 소비자 보호차원에서 열요금 격차는 10%내외에서 규제하는 방식이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

셋째로 소규모 열공급사업자는 인접지구 대형 CHP 또는 소각폐열 활용등 경영개선에 노력해야 한다.

올해 2월 서울시 SH공사 발표와 같이 인접지역의 대형 CHP와 연계공급은 물론 저가연료 사용 신재생에너지 활용 열원설치로 열생산 원가를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

넷째로 공동주택 기계실부터 각세대까지의 사용자 난방시설물 유지·관리를 원활하게 이행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공동주택의 세대별 난방배관 수질기준을 정립하고 세대별 열량계는 물론 기계실에 설치되는 순환펌프등을 에너지절약형으로 설치토록 하며 공동주택 에너지 담당직원의 기술이수 규정등이 각각 개정돼야 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측에서 에너지절감 5%이상을 달성시켜 그만큼 주민들의 난방비 경감에도 기여해야 한다.

미국의 발명가 에디슨이 수백번 실패를 극복하고 전구를 발명할 수 있었던 것은 ‘부(富)의 축적은 물론 인류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파급효과를 확신했기 때문이다’ 고 많은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이와 같이 ‘집단에너지산업의 동반성장’은 ‘집단에너지 확대ㆍ보급은 물론 저탄소 녹색성장의 지름길’이라는 파급효과가 매우 큰 산업이므로 사업자는 물론 정부, 에너지 전문연구기관, 소비자가 함께 합심해 노력해야 한다.

 

*한태일 한국지역냉난방협회 상근부회장

[학력]
성균관대 경제학과
아주대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

[경력]
한국산업은행, 감사원 근무
한국지역난방공사 기획본부장
에너지경제연구원 초빙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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