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금융위기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국가부도, 경제파탄 등의 위기를 몰고 왔다.

줄줄이 국가부도 위기를 맞은 2010~2011년 GDP 대비 국가 부채가 그리스 160%, 이탈리아 120%, 아일랜드 96.2%, 포르투갈 93%, 스페인 69%에 이르렀다.

실업률도 치솟았다. 유럽 경제공황의 뇌관인 그리스는 당시 평균 실업률이 20%, 청년실업은 40%로 치솟았다.

스페인은 부동산 거품붕괴, 저축은행 부실채권 급증, 소비위축 등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 됐으며, 포르투갈은 금융위기로 재정적자가 급증하면서 108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으며 정권이 교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스페인의 실업율은 12% 수준을 기록했다.

1조9000억 유로의 국가부채를 안고 있었던 이탈리아는 장기간의 저성장 추세와 부정부패, 비리 등 정치적인 위기까지 겹치며 결국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인 미국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악몽을 비껴가지 못했다. 2009년 미국의 실업율은 10.2%를 기록했다. 당시 시간제 근로자들을 제외한 실질 실업률은 17.5%에 이른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인 6명 중 한사람은 실업자였다는 말이다.

하지만 전 세계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이 경기침체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에게는 혜택이 되었다는 걸 아는가.

예나 지금이나 정부의 엉터리 장기 천연가스 수요예측이 되풀이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로 인해 전 세계 LNG 스팟물량 가격이 중장기가격 대비 일시적 하락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정부의 예측수요가 실제보다 턱없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전 세계 LNG 소비가 줄어들면서 스팟물량 가격이 낮아지게 돼 대규모 스팟물량 구매가 불가피했던 우리나라가 때 아닌 횡재를 하게 됐다는 말이다.

정부의 LNG 수요예측 실패에 따라 2010년과 2011년 구매한 스팟물량은 각각 371만9000톤, 272만톤. 하지만 당시 스팟물량 단가는 톤당 각각 44.6달러, 62.7달러로 중장기계약물량 단가(톤당 53.9달러, 67.3달러)보다 낮았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전형적인 사례가 연출된 셈.

이럴 땐 엉터리 수요예측 한번 잘했다고 칭찬이라도 해줘야 하나 웃지못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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