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무집행방해죄 또는 괘씸죄
[기자수첩] 공무집행방해죄 또는 괘씸죄
  • 김연숙 기자
  • 승인 2013.11.01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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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본 의원의 질의서를 어디에서 입수했나요? 저는 전혀 유출한 바가 없습니다. 이건 공무집행방해죄입니다!”

B : “글세, 저도 오늘 오전까지 의원님의 질의 내용을 전혀 알고 있지 못했습니다만, 오후에 직원들이 휴지통에서 주워왔나 잘 모르겠습니다. 확인해 보겠습니다”

C : “훔쳤나요? 해명하세요!”

다시 C : “그런데 질의서 입수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나요? 허허허”

지난달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한 산하기관 국정감사장에서 일어난 헤프닝이다.

한 초선의원이 나서서 피감기관 기관장을 향해 내가 질의서를 준 적이 없는데 어디서 입수했느냐며 호통을 치고 있다.

이 의원은 국감 전 의원들의 질의서 입수는 피감기관 직원들의 기본 임무라는 걸 모르기라도 하는 듯하다. 아무리 평소 칼퇴근과 복지부동으로 유명한 공기업 직원들이라 해도 국감 전날에는 날밤을 지새우며 의원들의 질의서 입수에 총력을 기울이는 게 보통이다.

호통을 친 주인공과 해당 피감기관이 현안마다 건건이 부딪치며 서로 감정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자자한데 소문이 사실임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하다.

어이없는 질의에 다른 동료의원이 해명이라도 하라고 거들었지만, 이 경우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는지 알 수 없다며 웃음만발.

D : “가스공사 사장, LPG 안전문제가 아주 심각합니다. 대책을 마련하세요!”

E : “의원님, 가스공사는 LPG가 아니라 LNG를 공급하는 회사입니다”

이번에는 피감기관이 어떤 에너지원을 다루는지 기본이 안 된 질문이 나와 국감장을 또 다시 헛웃음 속에 빠트렸다.

올해 정기 국정감사가 1일 막을 내렸다. 국정감사라는 중대한 국가사에서도 기본이 무시되고 감정이 앞서는 일은 여전한 것 같다.

11월에는 산업위 정기회의 일정이 빼곡하다. 국정감사만큼의 재미(?)와 흥미진진함(?)을 기대하는 건 결례가 될까?

김연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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