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오일쇼크 수준 유가급등 가능성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권의 민주와 시위가 주요 산유국인 리비아로 번지며 국제 유가 급등, 증시 하락 등 세계경제의 큰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4일 발표한 ‘리비아 사태와 주요국의 반응’ 브리핑 자료를 통해 범 아랍권의 소요사태가 향후 에너지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갸름해 본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된 주요국과 관련 기업들의 반응을 살펴본다.
 

△리비아 석유 및 천연가스 산업 현황

리비아는 아프리카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석유생산의 90%를 수출하는 세계 12위의 수출국이다.

2009년 하루 15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했고 이중 85%는 유럽에서 소비했다. 2009년 기준으로 매일 이탈리아가 37만6000배럴, 프랑스가 20만5000배럴, 독일이 14만4000배럴을 수입했다.

리비아 석유산업은 국영석유회사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석유 생산의 2/3이 리비아 동부 벵가지 인근에서 이뤄진다.

천연가스의 경우 매장량은 세계 20위로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생산을 증가시켰다.

2004년 유럽으로 연결된 520km의 Green Stream 파이프라인이 가동된 이후 유럽으로의 수출이 크게 증가해 2008년에는 368bcf의 가스를 유럽으로 수출했는데 이중 348.5bcf가 파이프라인을 통한 것이었다.

2010년 1월부터 11월까지 매일 이탈리아는 26mcm, 스페인은 1.5mcm의 가스를 리비아로부터 수입했으며 가스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3%, 1.5%였다.
 

△각국 및 기업들의 반응

이탈리아 산업부 장관은 리비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 속에 가스 수입에 대한 긴급방안 마련을 위해 2월23일 가스위원회를 소집했다. 이탈리는 가스 공급이 중단될 경우 가스 비축량을 사용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부 장관인 Ali NAimi는 리비아 사태로 인한 세계 석유공급 지장시 OPEC회원국들이 즉시 석유 증산을 할 준비가 돼 있으며 석유공급 측면에서 충분한 이영 생산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특히 OPEC의 합의가 없더라도 리비아 사태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공급 부족분을 독자적으로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미국은 리비아 사태에 대한 불안으로 유가가 상승하고 산업계는 다른 산유국으로 소요사태가 번져 유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 충분한 공급량이 있기 때문에 당장 석유 부족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장기적인 시각으로 볼때 경제회복세로 인한 석유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어 더 많은 공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 2월22일 정보수집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연락회의를 경제산업성 내에 설치했고 중동, 아프리카 지역 정세와 원유 가격 등의 동향을 조사해 대응 방안을 논의중이다.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현재 중국 사태가 러시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수십 년에 걸친 장기적인 전망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리비아 시위와 같은 사태들은 매우 복작하고 심각한 문제이며 러시아는 이에 대한 장기적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IEA는 2월22일 산유국들이 예비 생산능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합의를 도출했다.

리비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은 리비아 소요사태에 근접한 Sirte 분지에 집중돼 있어 조업의 지장을 많이 받고 있고 대부분의 근로자를 대피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시사점

중동, 북아프리카 전역으로 소요사태가 확산됨에 따른 불안요인으로 국제 유가는 단기적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사태와는 달리 주요 석유 수출국인 리비아 사태가 국제 석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리비아 공급에 의존도가 큰 유럽 국가들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시장안정화 노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소요사태 및 혼돈으로 공급설비 파손, 조업중단 등 공급시스템이 마비되는 상황 발생이 예견된다.

리비아 사태가 조기에 종료된다 해도 정국안정에는 상당한 시간이 경과될 수 있고 특히 본격적인 내전으로 증폭되면 석유공급의 차질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

또한 리비아와 석유생산 수준이 비슷한 알제리에서도 공급 차질이 발생하게 될 경우 세계 석유공급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잇다. 이 경우 국제석유가격은 2008년의 배럴당 145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경우 유가가 급격히 폭등할 가능성이 있으며 투기적 세력에 의한 가격 상승 가능성도 높다. 만약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에 전국적인 시위가 확산될 경우 유가 예측이 무의미한 수준의 3차 오일쇼크에 비견되는 유가 급등이 예상된다.

한편 장기적으로는 민주화 시위 확대가 국제 석유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문도 존재한다.
이들 주요 석유공급국들이 석유 및 가스 수출을 통해 얻는 수익이 국가예산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석유, 가스 수출 지속은 국가경제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결국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석유가스 공급물량이 앞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시위가 동 지역에서 민주적 정치체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다면 보다 안정적인 자원개발 진출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이번 범아랍권의 소요사태는 우리에게 에너지안보 제고를 위한 석유수입선의 다변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것으로, 정치적으로 안정된 지역의 자원개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과거 금융위기로 인한 유가 하락으로 지연되던 북미지역의 비전통 석유가스자원, 남미의 심해자원 개발 등 상대적으로 고비용의 자원개발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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