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다.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당사자가 직접 적극적이고 강하게 의견을 제시하는 편이 문제해결에 유리하다는 뜻이다.

최근 LPG업계에서도 목소리를 키우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판매업계는 오는 28일 과천정부종합청사 앞 대운동장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판매업계가 집단행동에 나선 직접적인 이유는 LPG용기연한제다. 26년 이상된 노후 용기를 무조건 폐기토록 한 이 제도가 야기한 판매업계의 고충은 심각하다.

용기 소유권이 명확치 않아 재구입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 부터 신규 용기 부족으로 돈을 내고도 제때 용기를 구하지 못해 영업에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 특히 지방의 피해규모가 더 커 영세 상인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수요가 느는 동절기까지 현재 상황이 이어지면 용기가 없어 판매가 중단되는 심각한 사태로 확대될 수 있다”며 “문제 조기해결과 LPG업계 지원정책을 요구하기 위해 궐기대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뺨을 맞으면 아프다고 표현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곡성만 내는 것은 상대를 피곤하게 할 뿐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13일 판매협회 중앙회에서 진행된 산업부 면담에서는 의미있는 발언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산업부는 용기연한제 개선을 약속했다. 얼마전 협회가 건넨 데이터가 주효한 역할을 했다. 폐기대상 용기 중 100개를 무작위로 택해 검사한 결과 안전기준에 미달한 용기가 단 3개 뿐이었던 것. “대다수 노후용기가 안정성에 문제가 없는 만큼 계속 사용하게 해달라”는 백번의 말보다 공인기관을 거친 몇 장의 자료가 정부를 움직인 셈이다. 이를 두고 박상철 에너지안전과 사무관은 “‘안된다’는 항의보다 안되는 근거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의견 반영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 분위기에 취한 과격한 행동은 명분을 퇴색됨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공감을 얻기보다는 집단이기주의로 비춰지고, 정부로부터는 이해받기보다 제재부터 받을 수 있다. 집회를 앞둔 LPG판매업계가 객관적인 근거자료와 적법한 항의야말로 바라는 결과를 불러올 것임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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