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났다. 이제는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 그리고 열대야와 싸워야 한다. 날도 더운데 끈적거리기까지 한다. 미칠 노릇이다. 산 넘어 산이다.

기상청의 주간예보에 따르면 12일부터 한 주간 기온은 평년(최저기온 20~25℃, 최고기온 27~32℃)보다 조금 높을 전망이다.

내륙 지방에는 비소식조차 없다. 당분간 낮 최고기온이 33℃ 이상으로 올라가 무더운 날이 이어지겠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한다.

산업부가 지난 5월31일 발표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살펴보면 여름철 전력 피크는 폭염과 열대야가 겹치는 8월 둘째 주부터 마지막 주까지 주로 나타난다. 여기서 언급한 8월 둘째 주의 시작이 바로 12일이다. 게다가 7월말부터 8월초까지 이어진 휴가 집중기간이 끝나고 직장인들은 일터로 복귀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복장으로 즐겁게 놀다온 탓(?)에 심리적으로도 더욱 덥게 느껴질 것이다(이는 최근에 기자가 경험해봐서 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덥다고 에어컨 희망온도를 18℃에 맞춰놓고 시원하게 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은행으로 피서를 간다’는 우스갯소리도 옛말이 됐다. 원전부품 비리로 원전 3기의 가동이 정지되면서 올 여름 전력난은 이미 불 보듯 뻔해진 상태였다.

이 때문에 최근 ‘절전’, ‘원전 비리’ 등과 관련된 기사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유관기관들이 본의 아니게 국민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물론 욕이다. “원전비리 저지른 몇X들 때문에 국민들만 X고생”, “뇌물 받은 직원부터 여기까지 오게 만든 사람들 다잡아다가 자전거로 24시간 전기 만들게 해라” 등 셀 수가 없다.

그러나 안타깝지만 상황은 이미 이렇게 됐다. 여름철이 더운 건 당연한 것이고 생산할 수 있는 전기의 양은 한정돼있다. 왜 나까지 피해를 봐야 하느냐고 화를 내도 해결되지 않는다. 짜증내면 몸에 열만 더 오를 뿐이다. 차라리 나부터라도 먼저 안 쓰는 전기제품 코드를 뽑는 것이 약간이라도 더 생산적인 행위이고 나를 위하는 행동이다.

하고 싶은 것 참아가며 1년간 고3 수험생 생활도 버텼다. 이번에는 한 달도 채 되지 않는다.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해보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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