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남미는 마지막 기회의 땅”
6대전략광물 자주개발률 29% 달성할 것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국가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산업의 밑바탕이 되는 광물자원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최근 중국과의 희토류 분쟁에서 나타나듯이 이제는 자원의 확보가 국가 경쟁력을 갸름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를 누비며 광물자원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을 만나 자원확보 방안과 공사의 발전방향을 들어본다.                                            - 편집자 주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으로 부임하신 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영철학과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취임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임기가 7개월 가량 남았으니 시간이 참으로 빠르게 흐릅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광물공사는 공사법 개정을 통해 사명을 바꾸고 해외자원개발 중심의 공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등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광물공사는 이제 진정한 자원개발 기업으로 거듭났고 2020년까지 광업메이저 2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중
장기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공사는 사업부문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냈습니다.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는 15개국 33개 사업으로 늘어났고 특히 자주개발률이 저조한 우라늄과 구리광 프로젝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진출지역도 호주, 중국위주에서 아프리카, 남미 등으로 확대했고 차세대 에너지로 부각하고 있는 리튬도 지난해 칠레, 아르헨티나 등에 진출함으로써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은 온정주의와 연공서열보다는 능력과 성과위주의 경영을 해 온 것이 그 밑바탕이 됐다고 생각하며 고객중심으로 변해야 공사의 미래가 있고 존재할 가치도 있다는 사실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프런티어 지역의 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계십니다.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개발여건이 양호한 대양주나 아시아는 이미 메이저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진출해 있고 우리나라도 해외자원개발의 72%가 이곳에 집중돼 있지만 아프리카나 남미지역은 풍부한 부존자원에도 불구, 미개발된 곳이 많은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남미에서 자원개발이 가장 활발한 페루만 보더라도 전 국토면적의 10%밖에 탐사가 안됐고 그중 6%만 개발이 된 상황인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그동안 먼 거리와 열악한 투자환경 때문에 우리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이 10%도 되지 않았지만 중국, 일본 등 경쟁국들이 앞 다퉈 진출하면서 새로운 자원전쟁터가 되고 있는 아프리카 진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사는 2년 전부터 아프리카와 남미지역을 대상으로 2+2+α 전략을 추진해 왔고 아프리카와 남미지역에서 자주개발률이 낮은 구리와 우라늄, 희유금속 확보에 전력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니제르에서 우라늄광 지분을 인수했고 파나마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구리광 개발에 참여하는 등 잇달아 성과를 냈습니다. 희유금속인 리튬도 남미지역에서 안정적인 확보망을 구축했습니다.

올해는 아프리카에서 희유금속 확보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한정된 자원의 공급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이 두 지역의 진출은 아주 중요하며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야말로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은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마지막 기회의 땅인 것입니다.

■희토류 등 희유금속을 확보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경쟁이 치열합니다.

희유금속 중에서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리튬과 희토류 쟁탈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공사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로 이어지는 남미 리튬 트라이앵글 지역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고 올해는 자원무기화 되고 있는 희토류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2트랙(Track) 전략을 구성했습니다. 이는 밖에서는 해외신규 유망광산을 발굴하는 동시에 안에서는 전략비축과 소재개발에 나서는 것입니다.

현재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에서 광산을 물색 중이며 서안맥슨과 포두영신 등 이미 진출한 사업은 최대한 생산량을 끌어올릴 방침입니다.

비축의 경우 지난해 85억원에서 올해 300억원으로 예산을 크게 늘렸고 올해 안에 군산에 희토류 비축창고도 짓게 됩니다.

■특히 리튬 자원에 대한 관심이 크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리튬은 노트북,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앞으로 차세대 차량인 전기차에도 쓰이는 등 수요처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산 전기차 ‘블루온’이 공개됐는데, 전기차는 노트북보다 약 4000배 가량의 리튬이 필요해 전기차의 대중화에 따라 리튬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 자명한 상황입니다.

저는 지난해까지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이 넘는 우유니 염호가 있는 볼리비아를 7번이나 다녀왔습니다.

방문길에만 하루 반나절이 걸리고 4000미터의 고지대에서 호흡곤란에 시달리는 등 고생이 많았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경쟁국 중에서 처음으로 볼리비아 대통령의 방문을 이끌어내고 세계 최고의 탄산리튬 제조기술을 인정받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는 후발주자로서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민관이 합심해 이룬 성과라서 더욱 값지게 생각합니다.

공사는 또 볼리비아와 함께 리튬 트라이앵글 국가인 칠레, 아르헨티나에서도 리튬 개발에 성공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리비아는 장기,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중·장기로 리튬을 확보한다는 게 우리의 전략으로, 리튬의 안정적 확보에 국가의 사할이 달린 만큼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공사의 주요 업무가 ‘국내광업의 진흥’에서 ‘해외자원개발’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해외사업에 총 4500억원을 투자하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1000억원이 늘어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유연탄 등 6대전략광물의 자주개발률을 29% 끌어올린다는 목표입니다.

상반기 중 생산진입 예정인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을 비롯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는 호주 와이옹 유연탄광, 파나마 꼬브레파나마 구리광 등 기존 10개 프로젝트가 주요 투자사업입니다.

이와 함께 신규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으로 우라늄, 구리, 희유금속 등 자주개발이 저조한 광물을 대상으로 아프리카와 남미지역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올해는 과거 탐사 프로젝트 위주에서 탈피해 대형 생산·개발 프로젝트에 공격적으로 나설 생각으로 희유금속 확보를 위한 국내광산 개발도 늘릴 계획입니다.

■해외자원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점과, 정책적으로 지원이 확충돼야 하는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자원개발은 기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리스크가 큽니다.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고 헤징하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결국 기업의 대형화와 자금확보, 제도적 뒷받침 등이 제때 이뤄져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자원개발 투자금은 부족하고 규정은 까다롭습니다. 이는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여서 경쟁에서 이기려면 먼저 내부 저해요인부터 없애거나 개선해야 합니다.

2009년 기준 세계 100대 주요 광업메이저 순위를 보면 중국은 17개사, 일본은 7개사가 들어가 있지만 한국은 광물공사가 유일하고 그것도 순위가 96위입니다. 우리도 자원메이저 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자원개발에 뒤늦게 뛰어들은 만큼 광물공사와 같은 자원개발 기업이 메이저와 경쟁하기 위해 대형화돼야 합니다. 또 기업이 안심하고 해외투자를 할 수 있도록 이중과세 방지, 투자보장 등의 국가간 협정체결을 확대하는 것도 당면과제입니다.

■6대전략 광물 개발에도 박차를 기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유연탄 등 6대 전략광물의 자주개발률 목표를 지난해보다 2% 늘어난 29%로 잡고 ‘Big& Balance’ 신 투자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형 생산·개발 신규사업을 확보하는 동시에 암바토비, 와이옹 등 기존사업은 조기 생산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운영권 확보가 가능한 해외 유망기업이나 생산광산을 적극 인수할 계획이며 특히 자주개발률이 낮은 구리 확보를 위해 파나마 꼬브레파나마를 비롯해 멕시코 볼레오, 미국 로즈몬트, 페루 마르코나 프로젝트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에너지신문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자원개발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언론의 관심이 매우 높아졌고 언론의 관심은 자원개발의 당위성을 알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입니다.

자동차, 철강, 전자제품, IT산업 등 광물자원은 안 쓰이는 곳이 없고 안정적인 광물자원 확보없이 산업이 발전할 수 없고 국가경쟁력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그동안 원유에 비해 광물자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낮았던 게 사실입니다.

에너지신문과 독자 여러분의 광물에 대한 관심을 부탁드리고 우리 공사도 자원확보를 통한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가일층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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