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를 키울 때 돈으로 키우면 안 된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자식이겠지만 지나친 물질적 사랑은 아이를 잘못된 방향으로 크게 만든다.

나중에 더 이상 줄 돈이 없을 때, 돈으로만 큰 아이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있는게 없게 된다.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엄청난 자금 지원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세계 최대의 태양광 기업 선텍이 결국 파산했다.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해 최악으로 치달았던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가 얼어붙은 것이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공급과잉의 근본적 원인 중 하나는 중국 정부가 자국의 태양광 산업에 과도한 지원을 한 것이다. 선텍을 비롯한 중국 태양광 기업들은 풍족한 보조금으로 R&D 등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대신 생산량을 늘려 가격경쟁력을 추구하는 ‘물량 공세’ 쪽을 선택했다.

중국 업체들의 이러한 선택은 처음에는 먹혀들었다. 경쟁자들은 엄청난 물량 공세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어떤 수를 써도 그들의 가격경쟁력을 넘어서기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물량 공세는 결국 자신의 발목을 옭아매는 족쇄가 돼 버렸다. 과도한 공급 과잉으로 재고가 쌓였으며 가격은 바닥을 뚫고 지하로 들어갈 정도로 추락했다.

결국 세계 최대의 태양광 기업으로 이름을 떨치던 선텍도 버텨낼 수 없게 된 것이다.

만약 중국 정부가 전처럼 막대한 지원을 했다면 파산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국의 솔린드라가 파산하고 독일의 큐셀이 한화에 인수되는 상황에서도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재정적 비호 아래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한계에 다다랐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가 태양광 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삭감하기로 결정하면서 선텍은 무너져 버렸다.

중국 정부가 기업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이 아닌, 처음부터 자국 기업들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더 많은 지원을 했더라면 시장 질서를 흐리지도 않았을 뿐더러 중국 기업들은 체질적으로 강해지지 않았을까.

지금이라도 중국 정부의 합리적인 판단으로 자국 기업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고 세계 시장이 점차 공급과잉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시장이 형성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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