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석유회사’가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오는 21일 서울 종로5가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창립발기인대회를 열고 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것.

이 회사는 소비자에게 설립자금 1000억원을 모아 정유사를 설립, 20% 저렴한 기름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6월21일 등장했다.

반응은 말 그대로 ‘폭발적’이었다. ‘1인 1주 갖기’ 운동을 시작한지 5일만에 200여억원이 넘는 돈을 모았고 6개월만에 1000억원을 돌파, 3월 현재 1200억원을 모금했다.

‘싼 기름’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특히 최근 유가 상승으로 주목도가 더 높아졌다. 3월 첫째주 전국 주유소 ℓ당 평균 휘발유가격은 1993.76원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5.49원 상승한 것.

지난달 초 5개월만에 상승세로 반등한 후 5주간 총 73.57원 올랐다. 큰 폭의 가격 상승으로 서울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선 2000원대를 돌파한 상태.

때문에 정부의 알뜰주유소 대상 비축유 방출 시기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문제는 이같은 열망을 과연 국민석유회사가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느냐다.

정제설비 부지확보, 자금충당 계획, 시베리아·캐나다산 원유 및 완제품 수입로 확보 현황 등 추진 계획 대부분이 여전히 불명확하기 때문.

사측은 “부지는 3개 지자체와 협의 중이고 완제품 수입 논의 결과는 5월 가시화될 것”이라며 “협상이 진행 중이라 자세한 사항은 말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패시 최소한의 안전장치나 투자금 보장 여부에 대해 언급이 전무하다는 점은 의문이다.

일각에서 ‘정치적 쇼’에 700억원 가까운 국민 성금이 투입됐다는 논란을 일으킨 ‘평화의 댐’ 사태의 재현을 우려하는 이유다.

정유4사의 독과점 공급에 따른 기형적인 고유가를 바로잡겠다는 국민석유의 등장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국민의 힘으로 200원 싼 기름값 실현’이라는 국민석유의 캐치프레이즈가 ‘허상’으로 끝나지 않도록 국민들은 지지와 더불어 철저한 검증을, 사측은 책임의식과 신중한 의사결정을 동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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