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25일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다.

새 정부가 출범하는 초기, 모든 것이 낯선 정부는 의례 정당이나 언론과 밀월기간을 갖게 마련이다. 이른바 허니문 기간이다. 허니문은 ‘꿀같이 달콤한 달’이지만 동시에 신혼부부가 신혼여행을 마치고 상대를 잘 봐 주려고 ‘노력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이 기간 동안 서로 펼치는 탐색전이 향후 몇 년간의 시간을 좌우하기도 한다.

새 정권이 누구와 얼마 동안의 허니문을 갖게 될지, 또 이 기간 동안 어떠한 노력을 통해 관계를 형성해 나갈지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다.

대통령 취임 일주일 후 한국가스공사 노조도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한다.

조합원들의 평가에 따르면 제13대 노조 집행부는 역대 최고의 강성노조로 꼽힌다.

그 동안 가스공사 노조는 역대 정권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가스산업 구조개편, 경쟁도입, 선진화 정책 등을 무력화하는데 큰 위력을 발휘했다.

박근혜 정부 역시 기존 정권과 비슷한 에너지정책 노선을 취할 경우 가스공사 노조는 물론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새 정권과 새 노조가 그들의 허니문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는 아직까지 예측하기 이르다.

박근혜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스시장 개방 문제는 에너지산업이 지닌 공공성 측면과 경쟁을 통한 효율성 제고라는 양 측면을 신중히 검토해서 결정하겠다는 신중론을 폈다.

가스공사 노조도 ‘가스산업 경쟁도입’이라는 정부 정책의지에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을 벗어나 최근 국가 에너지 정책목표와 실행방안을 담은 정책대안 자료집을 펴내는 등 보다 합리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효율성’을 강조하는 새 정권과, ‘공공성’을 기반으로 삼는 노조가 서로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넘어 바람직한 가스산업의 발전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새 정부와 새 노조가 갖게 될 허니문 기간이 서로의 노력으로 헛되게 되지 않기를 일찌감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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