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끝 모를 추락을 경험했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평균 가격이 올해 들어 3주 연속 오름새를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의 표현을 빌자면 ‘바닥을 치고’ 다시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것이다.

폴리실리콘가격은 지난해 초 30달러선에서 연말에는 15달러대까지 떨어지면서 반토막이 났다. 모두가 알고 있듯 직접적인 원인은 글로벌 공급과잉이었다.

2011년까지만 해도 OCI, 한국실리콘, 웅진폴리실리콘 등 국내 제조업체들은 증설 계획을 세우고 생산량을 늘리는데 집중 투자했다. 셀과 모듈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던 와중에도 폴리실리콘은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으로 인식됐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너도 나도 대량생산에 열을 올리면서 수요가 엄청난 공급량을 따라갈 수 없게 된 것이다.

물론 유럽발 경기 침체와 각국의 보조금 축소 정책으로 시장이 위축된 것도 사실이지만 가격 폭락의 주된 이유는 아니었다.

지금 가격이 적은 폭이나마 오르고 있는 것은 기업들의 증설 취소 및 감산으로 그동안 남아돌던 재고물량이 줄어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시 말해 수요가 늘어난 것이 아니며 공급 과잉이 완전히 해소된 것도 아닌 만큼 시장이 살아날 조짐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국내 폴리실리콘 업계는 생산 중단과 법정관리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OCI만이 생산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역시 어려운 한해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태양광 기업들은 구조조정 등을 통한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그러했듯 내년부터는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말이다.

중요한 것은 ‘가격 반등=업황 개선’이라는 의미는 아닐지라도 감산 등 기업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적정 가격을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서 그리드패리티가 빨리 오는 것은 아니다. 태양광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적정 가격이 지켜져야 한다.

그것은 어려운 시기, 정부와 기업 모두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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