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다름없는 똑같은 태양이 뜬 것 뿐인데, 너도 나도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안부 챙기기에 분주한 새해다.

기업에서는 시무식과 함께 새롭게 인사 이동한 상사, 동료들과 덕담을 나누고 차분히 새해 업무를 시작했을 게다.

새해 첫주, 기자의 주요 취재소스 가운데 하나가 각 사에서 쏟아져 나오는 시무식 신년사를 분석하는 작업이다. 발표문들이 늘 그러하듯 해마다 되풀이 되는 신년사 또한 거의 식상한 수준이어서 사실 취재소스라 칭하기에 민망한 점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일은 일.

올해 가스업계 신년사에 등장한 키워드는 글로벌, 도약, 셰일가스혁명, 황금시대, 안전, 세계화 등.

최근 몇 년간 줄기차게 제기됐던 불안정한 국제경제 상황과 유럽의 재정위기, 저성장 등에 대한 경고가 부쩍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올해 전체적으로 경제전망이 매우 밝은 것도 아니고, 가스를 제외한 타 업계의 불안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줄어든 것도 아니다.

‘천연가스는 과도기적 에너지가 아니며 우리 인류가 앞으로 수백년간 우선적으로 사용할 중요한 에너지’ ‘새로운 산업혁명의 주도’. 업계는 ‘혁명’과 ‘황금기’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가스업계의 미래는 장및빛’이라 말하고 있다.

유독 가스업계에서만 불안감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었다고 느끼는 건 기자가 예민한 탓만은 아닐 게다.

그렇다면, 거의 100%의 에너지를 수입하는 에너지 빈국, 에너지 의존국가인 우리나라에서 특정 에너지산업의 발전이란 어떠한 의미일까. 앞으로 수백년간 지속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에서 가장 크게 우선가치를 두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업계 스스로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이다.

가스산업은 단순 도입판매 사업을 넘어 플랜트건설, 자원개발, 관련 기술의 수출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매서운 한파가 지속되는 요즘,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동사하는 어려운 이웃들이 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진다.

공공재인 에너지를 이용한 ‘성공적인 혁명’(?)의 수혜 대상이 일부에 국한되지 않도록 고민 한번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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