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 줄 모르는 불볕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사람들이 지쳐가고 있는 요즘,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도 함께 지쳐가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힘들어진 시기는 제법 오래됐고 지금은 그 힘든 강도가 거의 정점에 달했다고 할 수 있겠다. 오히려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부터 시장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이러한 기대감과 달리 업계가 체감하고 있는 현실은 녹록치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해외 시장의 수요는 줄어들면서 내수 시장에서의 알찬 수익도 기대할 수 없는 지금의 환경에 업계는 신음하고 있다.

어디 그 뿐일까.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기획하면서 당초 약속과 달리 그 주인공으로 ‘원전’을 캐스팅한 정부 덕분에 조연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재 우리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위치다.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들도 생겨났다. 연일 내리막을 달리고 있는 가격으로 인해 수익이 줄어든 폴리실리콘 업계는 최근 중국 정부가 반덤핑 여부 조사에 착수하면서 산 넘어 산인 상황이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의 새로운 라이벌(?)로 급부상한 ‘셰일가스(Shale Gas)’의 등장은 업계를 긴장하게 만든다.

정부는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국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1%로 확대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2020년까지 2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유럽, 일본, 미국 등에 비해 매우 미흡한 수준이며 이마저도 확실히 달성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만연한 상황에서 업계는 올해 치러질 대선에도 벌써부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정책 기조가 어떻게 바뀔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바뀔 정권이 어떤 정책을 펼칠지 기대하고 염려할 만큼 아직까지 신재생에너지산업 자체가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지만 여러 가지 힘든 상황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지혜와 끈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무더위가 지나면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듯 우리 신재생에너지산업도 힘들고 지친 고비를 넘어 우뚝설 수 있을 것이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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