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기, 3세대 APR1400 적용...안전성·완성도 'UP'
올해 2호기 준공 및 3,4호기 부지정지공사 예정

[에너지신문] 2월 22일, 아직 추위가 물러나지 않은 쌀쌀한 날씨 속에서 울진에 위치한 신한울 원자력본부를 찾았다.

먼저 지난해 말 상업운전에 돌입, 전력을 생산 중인 1호기와 올해 말 준공 예정인 2호기가 한눈에 보였다. 그리고 아직은 첫 삽을 뜨지 않은 3호기 및 4호기 건설 예정 부지도 볼 수 있었다.

본지는 신한울 원전 현장을 둘러보고 1,2호기 현황과 함께 3,4호기 건설 계획도 다시 점검해봤다.

▲ 현재 가동 중인 신한울 1호기 주제어실 내부.
▲ 현재 가동 중인 신한울 1호기 주제어실 내부.

1,2호기 건설로 지역경제 '활기' 

신한울 1,2호기 프로젝트는 경북 울진군 북면 일원에 1400kWe급 신형가압경수로(APR1400)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0년 4월 부지정지공사 착공을 시작으로 1호기가 지난해 12월 기 준공했으며 2호기는 올해 말 준공이 예정돼 있다.

전력그룹사인 한국전력기술과 한전원자력연료가 각각 종합설계와 연료공급을 맡았으며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로 등 주요 설비를 공급했다. 시공은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GS건설 컨소시엄이 담당했다.

현재 상업운전 중인 신한울 1호기의 연간 예상 발전량은 약 1만 424GWh 규모에 이른다. 경북 전체의 연간 전력 소비량의 약 23.5%를 신한울 1호기가 담당하는 것이다.

한수원이 분석한 신한울 1,2호기 건설 효과에 따르면 건설기간 중 일일 최대 3729명 규모의 고용이 이뤄졌다. 건설기간(2010~2022) 중 시공인력의 지역주민 채용비율은 30.4%, 지역장비 사용 비율은 53.6%에 달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준공 후 60년 운영 기준 2조 2479억원 규모의 법정 지원금이 책정돼 울진 지역경기 부양이 기대된다.

▲ 신한울 1호기 사용후핵연료 수조 전경.
▲ 신한울 1호기 사용후핵연료 수조 전경.

첨단기술 집약된 3세대 노형 'APR1400'

100만 kWe급 OPR1000(신고리 1,2호기 및 신월성 1,2호기)의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지난 2002년 표준설계 인가를 받은 APR1400은 기존 대비 발전용량이 약 40% 증가된 140만kWe급 대용량 원전이다. 기존 40년의 설계수명에서 60년 설계수명을 최초로 적용한 원전으로 내진성능이 규모6.5에서 규모7.0으로 크게 개선됐으며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APR1400은 3세대 원자로형에 속한다. 1950~60년대 초기 원형 노형을 1세대, 1970년대 건설, 현재까지 가동중인 상업용 발전소가 2세대로, 3세대는 2030년 이후 배치 가능한 4세대가 상용화되기 전까지 가장 최신 기술이 집약된 첨단 원자로다.

3세대 노형은 2세대와 비교해 표준화된 설계로 인허가 및 건설공기에서 잇점이 크다. 또 단순하면서도 견고한 설계로 운전이 용이하고 과도 상태에서 취약성이 감소하는 장점을 가진다. 가동률 역시 높고 수명이 길어졌다(40년→60년).

APR1400을 도입한 신한울 1,2호기는 UAE 수출 노형과 동일한 노형으로 우리나라 원전기술의 우수성과 원전건설 능력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 신한울 1호기 내에 설치된 비상디젤발전기(EDG).
▲ 신한울 1호기 내에 설치된 비상디젤발전기(EDG).

특히 해외수출 원전의 참조 발전소로 UAE, 이집트와의 수주 계약을 체결, 세계 6번째 원전수출국으로서 추가적인 해외 원전 수출을 추진하기 위한 기반을 강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UAE 원전수출은 약 21조원 규모이며, 이집트 원전 2차측 건설사업 수주는 약 3조원 규모에 이른다.

수출 노형인 EU-APR은 2017년 유럽 사업자요건(EUR) 인증심사를 최종 통과해 EUR 요건을 요구하는 유럽 등 진출 기반을 확보했다. 미국 NRC-DC 인증 심사도 순조롭게 진행돼 2019년 8월 설계인증 취득을 완료, 안전성 및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증 받았다.

유럽 사업자요건 인증심사와 미국 NRC-DC 인증심사의 양대 인증을 취득한 나라는 미국이외 국가로는 한국이 유일하다.

원전 후발국가들은 원전기술이 전무한 상태에서 불과 30년만에 원전기술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우리나라를 최적의 모델로 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원전건설 및 운영경험의 도입을 희망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 그동안 지속적인 국내외 원전건설 및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 건설, 운영 등 전주기에 걸친 강력한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정부, 유관기관 등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UAE 수주 이후 체코, 폴란드 등 추가 원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 신한울 1호기 터빈.
▲ 신한울 1호기 터빈.

3,4호기 "올해 내 부지정지공사 착수"

신한울 3,4호기는 지난해 7월 당시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서 건설재개가 결정됐으며 올 초 확정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반영됐다. 현재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 간 원자로설비 및 터빈 등의 주기기 공급계약이 3월 말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한수원-시공사 간 종합심사낙찰제를 적용한 주설비공사 시공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10여년 간 수조원 규모의 일감이 창출될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계약에 앞서 일감 선발주를 위한 주기기 제작 사전작업을 1월말부터 착수했다. 주기기 계약 이후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협력사에 공식적인 일감 발주가 가능해짐에 따라 당초 계약 후 발주보다 약 2개월 빠른 일감 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 신한울 3,4호기 건설 예정 부지 전경.
▲ 신한울 3,4호기 건설 예정 부지 전경.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2월 50여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324억원 규모의 신한울 3,4호기 일감을 우선 발주한 바 있다. 올해 중 전체 협력사에 2000억원 이상의 일감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신한울 3,4호기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해 지난 1일부터 주민공람 등 의견수렴 절차를 개시하고 있다. 환경현황조사(문헌·현장) 및 분석 등 과정을 거쳐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마련했으며 2월 한달간 주민공람, 설명회 개최 등 의견수렴을 진행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전원개발사업 추진위원회 심의를 거쳐 3분기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이 승인되면 연내에 신한울 3,4호기 부지정지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전원개발사업 추진위는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이 위원장을 맡고, 관계부처 국장급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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