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에너지신문] 바야흐로 전기차의 시대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공급된 전기차는 약 1000만대에 육박한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약 8000만대를 고려하면 상당한 비중이다. 올해는 적어도 1500만대 이상 판매돼 이제 주도권은 전기차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고민할 부분도 많다. 전기차의 가격이 생각만큼 빨리 떨어지지 않다보니 보조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동기부여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조금은 오는 2025~2026년쯤 감소하면서 완전히 중단할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전기차 가격 등 경쟁력 제고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보조금 지원 중단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시장에서 커지고 있다.

이는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더욱 높아진 만큼 고민이 많다. 역시 중요한 요소는 역시 ‘충전인프라’다. 실과 바늘의 관계인 만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와 더불어 충전인프라를 더욱 활성화하고 보급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충전기 보급은 전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조건을 지니고 있다. 도심지의 약 70%가 아파트 같은 집단 거주지 특성이 강하고 심지어 빌라나 연립주택까지 포함하면 80% 이상이다. 이 상황에서 한정된 공용 주차장에 충전기를 설치하는 문제는 좁은 공간과 활용도 측면에서 가장 어려운 조건이다.

미국이나 노르웨이 등 여러 선진국의 경우는 대부분 넓은 공간과 정원이 포함된 개인주택 등에 거주하는 경우 충전시설을 지상에 여유있게 개인용으로 설치가 가능하지만 우리나라 아파트 같은 공용주차장에서는 쉽지 않다.

특히 지하 공용주차장은 폐쇄된 공간이하 공간 확보와 안전성 측면에서 여러 난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내 법적인 조건은 새로운 아파트의 경우는 전체 주차면수의 5% 이상, 기존 아파트는 일정기간 내에서 2% 이상을 전기차 충전시설로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은 지금과 같이 전기차 확대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 큰 의미는 없을 정도로 공간이 협소하다.

그래서 해결방법은 있는 공간을 모두 동원하고 과금형 콘센트를 활용하며 어떠한 주차시설에 전기차를 주차해도 주변의 스마트 그리드형 콘센트를 이용한다면 용이하게 충전하는 것이다.

최근 이러한 충전시설이 아파트 지하 공용주차장에 집중적으로 설치되고 있다. 문제는 안전성을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는 것. 최근 가장 이슈화되는 공포인 ‘전기차 화재’가 여러 차례 발생하면서 이용자들의 공포감을 늘고 있다.

물론 막연한 공포감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전기차 화재건수는 내연기관차대비 높지 않다. 문제는 화재 확산속도가 내연기관차 대비 빠르고, 탈출 등 골든타임이 짧다는 점이다.

또한 전기차 화재는 운행 중에 발생하거나 충전 중, 충전 후 등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어 당연히 지하에 설치돼 있는 충전기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옆에 있는 차량까지 확산되면서 지하주차장 전체로 번진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즉 충전기 자체나 전기차 충전 중 화재 등 다양한 안전성을 고민해야 하는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필자는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은 하면 할수록 좋다고 본다. 실제 관련 기관 등에서의 회의를 통해 안전시설 의무화 등 다양한 고민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충전기 설치지역에서의 안전 방화벽 및 방화셔터, CCTV 설치와 조도 확보, 주변 소화기 설치 의무화 등 다양한 안전시설을 고민하고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상 위에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방법이지만, 우리나라의 집단거주지 특성으로 보면 결국 지하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

결국 지하로 내려가려면 안전시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진행하느냐일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충전기를 설치할 때 이익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주변 안전시설 비용이 크게 증대돼 충전기 설치가 불가능하게 진행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충전기와 안전시설 비용은 충전기 회사에 일임하기보다 정부나 지자체가 보조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을 필연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현재 지하주차장에 있는 충전기의 안전시설은 지상과 다르지 않다. 때문에 미리부터 감지할 수 있는 시설과 확인 장치 등 최소한의 안전시설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재산상의 손실도 거대하고 인명 손실도 생각 이상으로 커지는 만큼 확실하게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본격 전기차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충전시설의 지하화는 더욱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만큼 하루 속히 정부 당국과 관련 기관의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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