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출입 동향 발표…글로벌 수출 둔화 속 4개 품목만↑
경쟁력 보인 석유제품‧이차전지‧자동차 등 수출 시장 이끌어
전 세계 경기침체 심화…“모든 수단 동원해 수출활력 제고”

[에너지신문] 러·우 전쟁 장기화, 주요국 통화긴축 등 각국의 수입 수요가 크게 둔화되는 위기 상황이다. 이에 대한 단적인 예로,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가격하락이 수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수입시장 위축으로 수출 활로도 축소됐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 문동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1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10월 수출입 동향을 브리핑하고 있다.
▲ 문동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1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10월 수출입 동향을 브리핑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석유제품과 이차전지, 전기차 등이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며, 절망적인 수출 시장의 한줄기 희망으로 떠올랐다.

1일 발표한 산업통상자원부의 10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15대 주요품목 중 석유제품, 이차전지, 자동차, 차부품 등 4개 품목 만이 증가하는 부진 탓에 전년동월 557억달러 대비 5.7% 감소한 524억 8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전 세계적인 글로벌 수요둔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고, 그간 수출 효자 종목인 반도체 가격 폭락이 결정적이었다. 

다만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5774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3% 증가해 기존 최고실적인 연간 수출액 6444억달러를 넘기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위기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음을 산업부는 강조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석유제품의 경우 OPEC+ 감산 합의와 미국전략비축유 추가 방출, EU對러 추가제재 등 변동성이 확대된데다 일부 정유사들의 예정된 정기보수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어진 배럴당 90달러 이상인 고유가 상황과 동절기 난방연료 공급차질 우려에 따른 대체수요(경유) 등이 맞물리며 전년동기대비 7.6%의 증가세를 유지, 43억 9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전 세계적인 전기차 활황 속에 배터리 시장의 급성장으로 이차전지도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플러스를 이어갔다.  

이차전지는 국산 배터리 탑재 차량의 현지판매 호조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탄산리튬가격 급등으로 국산 주력제품인 NCM배터리와 경쟁제품 LFP배터리의 양극재 간 가격차가 줄었고 미국 정부차원의 친환경차 보급 지원정책 등 호재가 맞물려 전년동기대비 16.7% 증가한 8억달러를 달성했다. 

자동차도 개선된 차량용반도체 수급과 친환경차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최대수출국인 미국 수출이 크게 늘어 49억 2000만달러를 수출, 전년동기대비 28.5% 증가했다.

반면, 석유화학은 합성수지·고무 등 공급과잉 지속과 달러화 강세에 따른 구매력 약화로 수출단가가 전년동기 대비 6.4% 감소한 가운데 국내시설 설비가동률 하락과 최대수출국인 중국의 자급률 제고 등으로 37억 3000만달러 수출에 그쳐, 전년동월대비 25.5% 급감했다.

이로써 석유화학 수출 부진은 5개월 연속 이어졌다. 지난 6월 0.7% 감소한 이후 7월(△2.1%), 8월(△11.9%), 9월(△15.1%), 10월(25.5%)로 그 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수출 핵심품목이던 반도체는 소비자용 IT기기(중저가 스마트폰 등) 등 전방산업 수요와 함께 서버 수요도 둔화되는 가운데 낸드 공급과잉이 유지되고, 계속되는 D램·낸드 가격 하락세 등의 영향이 복합작용하며, 전년동월대비 17.4% 감소한 92억 3000만달러 수출에 그쳤다.

“엄중한 위기상황, 모든 수단 총동원해 수출활력 높일 것”
한편, 산업부 10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5.7% 감소한 524억 8000만달러를 달성했고, 수입은 591억 8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9.9% 늘었다. 반면 무역수지는 67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이와 같은 성적표에 대해 “원유·가스·석탄 등 주요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전년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에너지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억달러 증가한 점이 무역적자 발생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 러·우전쟁 등으로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며 주요 기관이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단기간에 우리 수출을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산업부는 이같은 최근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긴장감을 갖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출활력 제고에 최선을 다할 방침임을 강조했다.

특히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8.31일, 무역보험·물류비 지원확대, 규제개선 등)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10.27일, 대통령 주재)’의 후속조치로서 범부처 차원의 수출지원역량을 강화, 신성장 수출동력 육성에 매진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선, 부처별로 산업진흥·수출지원 전담체계를 구축·강화하고, 부처별 수출전략·지원계획을 수립, ‘무역투자전략회의’를 통해 이행현황 등을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KOTRA·무보 등 수출지원기관을 통해 전부처 산하기관의 수출지원역량을 강화하고 수출지원기관간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각오다.

아울러, 에너지 수요가 높은 동절기를 맞아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에너지 절약을 강도 높게 추진, 산업계·국민과 공조를 통해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산업·경제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이 일환으로 지난 10월 30대 에너지 多소비 기업과 체결한 ‘자발적 효율혁신 협약(KEEP 30)’을 철저히 이행하면서, 세제지원 확대를 통한 민간 에너지 효율혁신 촉진 및 비용부담 완화를 함께 달성하겠다고 산업부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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