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이어 하동, 인천에서도 일본 T사 설계와 동일
"대량 냉매 사용 설계는 극히 피해야 하는 설계다"

▲ 한국초저온의 LNG냉열이용 물류창고 전경
▲ 한국초저온의 LNG냉열이용 물류창고 전경

[에너지신문] 도입된 –162℃의 LNG를 도시가스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바다에 버리지는 LNG냉열을 활용하는 시도가 최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를 보면 –253℃의 액체수소 제조, -60℃의 냉동물류창고, -196℃의 공기액화분리 등이다.

▲ 윤상국(㈜HKC 연구소장).
▲ 윤상국(㈜HKC 연구소장).

이들 중 냉동물류창고는 탱크로리로 LNG를 이송, 냉열로 식품창고의 온도를 낮추고 기화된 천연가스는 연료전지로 발전을 하는 시스템이 평택 ㈜한국초저온사에 적용되고 있다.

또한 하동에 동일한 시스템으로 냉동물류창고가 건설되고 있으며, 인천지역에는 한국가스공사의 LNG냉열을 이용한 대규모 냉동물류창고가 기획돼 진행 중에 있다.

LNG냉열이 보유하고 있는 기화 잠열을 보면 1kg당 약 160kcal가 된다. 지구상에서 제일 큰 기화잠열 물질은 물로 539kcal이며, 우리가 널리 이용하는 에어컨, 냉장고 등의 냉매 이용 상변화 잠열은 약 50kcal 정도이다. 그러므로 국내 LNG기화 냉열의 활용은 매우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 에너지를 이용함에 있어 우리는 우리가 공부해 익히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이용하지 못하고 이웃나라의 도움을 받고 있다. 2018년 운전을 시작한 한국초저온은 일본 T사의 설계 도움을 받아 건설됐다. 이 냉동물류창고가 이상없이 운전 중이다 보니 후속으로 착공되는 하동과 인천의 대규모 냉동물류창고에도 동일한 공정으로 설계되고 있다.

▲ 그림 1. 일본 T사의 국내 LNG냉열이용 냉동물류창고 설계 공정.
▲ 그림 1. 일본 T사의 국내 LNG냉열이용 냉동물류창고 설계 공정.

T사 설계는 그림1과 같이 LNG냉열 온도 변화인 –145℃부터 –87℃까지를 이용, 냉매 R407C(R23/R125/R134A의 혼합물질)의 온도를 낮춰 창고에 순환시키고 있다.

–60℃의 초저온 냉동고(A)는 냉매 R407C의 액체 현열 온도차인 –85℃에서 –62℃까지를 이용하고, -25℃의 냉동창고(B)는 –50℃에서 –40℃까지의 액체상태의 현열 온도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림2의 P-h선도에서 이 에너지량을 보면 푸른색의 범위로 A, B 각각의 순환 압력인 15bar, 3.5bar에서 1kg당 7.1kcal/kg(29.6kJ/kg), 3.1kcal/kg(13.1kJ/kg)에 불과한 것이다. 이렇게 에너지를 이용하는 양을 적게 설계하다 보니 냉동창고에 순환되는 냉매량은 A는 35.45Ton/h, B는 144.13Ton/h로 어마어마한 양이 된다.

▲ 그림 2. R407C의 P-h선도 및 에너지이용량(푸른색).
▲ 그림 2. R407C의 P-h선도 및 에너지이용량(푸른색).

그러면 LNG냉열을 이용하는 기술이 특별나기 때문에 이렇게 설계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본인의 분석으로는 순환량과 압력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다음의 냉매들이 설계될 수 있다.

그림3은 창고 A(-60℃)에 적용될 수 있는 적정 냉매로 R23과 R14가 4:1로 혼합된 P-h선도이다. 이는 압력 5.7bar에서 –80℃에 액체에서 기체로 상변화 잠열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1kg당 58.6kcal/kg (244.9kJ/kg)이 돼, 순환유량은 현재 설계의 1/10인 3.5Ton/h에 불과하게 된다.

그림4는 창고 B(-25℃)에 적용될 수 있는 적정 냉매로 R23의 P-h선도이다. 이는 압력 4.8bar에서 –50℃에 액체에서 기체로 상변화 잠열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1kg당 50.4kcal/kg (211kJ/kg)이 돼, 순환유량은 8.96Ton/h 즉 현재 설계의 6.2%에 불과하게 되는 것이다.

▲ 그림 3.  냉동고 A의 냉매 R23/R14(8:2) P-h선도 및 에너지이용량(푸른색).
▲ 그림 3. 냉동고 A의 냉매 R23/R14(8:2) P-h선도 및 에너지이용량(푸른색).

무릇 모든 전세계 냉동창고의 냉매는 상변화 에너지인 잠열을 이용하거늘 이러한 것을 무시하고, 현재 시스템은 현열을 이용하게 설계돼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림5와 같이 일본 Tokyo Gas Negishi 기지에 근접해있는 일본초저온사의 LNG냉열이용 냉동창고의 공정은 상변화잠열을 이용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내 LNG냉열 이용 창고만 아주 적은 양의 현열 이용으로 설계돼 어마막지한 양의 냉매를 충진, 순환시켜 모든 시스템이 거대해지고, 운전비가 지속적으로 크게 소비되게 설계된 것이다.

더욱이 LNG냉열과 냉매 R407C의 열교환기는 일본초저온사 경우 셀튜브식임에도, 국내는 판형으로 설계, 국내 제작이 되지 못하고 일본에서 수입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대량의 냉매(R407C : GWP 2,107)를 사용하는 설계는 작금에 문제가 되는 지구 온난화에도 크게 악영향을 끼지는 것으로 극히 피해야 하는 설계임은 자명하다.

▲ 그림 4.  냉동고 B의 냉매 R23 P-h선도 및 에너지이용량(푸른색).
▲ 그림 4. 냉동고 B의 냉매 R23 P-h선도 및 에너지이용량(푸른색).

더욱 큰 문제는 이 공정을 후속 LNG냉열 냉동물류창고인 인천, 하동에서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저 이웃나라의 설계이면 최신 기술이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일본초저온의 LNG냉열이용 공정(도5)을 참고하면 안되는 것일까? 왜 꼭 국내 잘못된 것을 기준해야 하는 것일까? 인천 경우는 1.1km 순환 냉매량이 무려 450Ton으로 설계된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재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를 들면, 천연가스 산지에서 배관으로 기체상태로 흘러 액화기지에서 LNG가 되고, 이 LNG는 펌프로 가압해 가스배관으로 도시가스로 공급된다.

이를 생각하면 LNG기지에서 액화된 냉매액을 탱크에 포집하고 약 7bar의 펌프로 1.1km 이격된 냉동물류단지에 공급, 액체냉매가 열교환 저온을 제공하고 기화된 냉매기체가 그 압력으로 다시 돌아와 LNG냉열에 의해 액화되는 간단한 물리공정인 것이며, 물류단지 측 냉매도 현열이 아닌 앞 그림3, 4의 냉매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대학에서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것은 배움을 제대로 펼치게 하는 것인데,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타 국의 그릇된 설계에 의존하는 우를 언제까지 답습해야 하는 것인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그림 5. 일본초저온사 Website의 LNG냉열이용 냉동창고 공정도.
▲ 그림 5. 일본초저온사 Website의 LNG냉열이용 냉동창고 공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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