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V, 탄소중립 방향성 ‘2022 에너지전환 전망 보고서’ 발간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내 전력 생산 비중, 83% 차지할 것
탄소배출과의 싸움, 현명한 규제와 기준 등 완전한 정책 필요

[에너지신문] 최근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유럽 및 타 국가 간의 탈탄소 속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선급 및 인증기관 DNV(노르웨이 선급협회)는 20일 6번째 ‘에너지 전환 전망’ 보고서를 발표, 에너지전환의 선두주자인 유럽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을 두배로 낮춰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것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의 가스 소비는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 에너지전환 타임라인.
▲ 에너지전환 타임라인.

이에 덧붙여 2050년에는 유럽의 천연가스 소비량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가스는 현재 유럽의 에너지 수요 중 25%를 차지하며 2050년까지는 그 수요가 10%도 채 안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정책 비용이 주요 원동력이 되는 저소득 국가들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높은 에너지와 식품 가격은 석탄에서 가스로의 에너지 전환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탈탄소에 대한 투자를 약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인도 대륙의 에너지 믹스에서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향후 5년간 11%에서 7%로 감소하는 반면 석탄의 비중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 넓은 관점에서 본다면, 인플레이션의 압박은 재생에너지 성장에 단기적인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 보고서는 신차 판매 중 전기차의 비중이 50%를 넘기는 ‘글로벌 전기차 마일스톤’이 2033년으로 1년 연기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의 위기가 전체 에너지 전환에 미치는 영향은 재생에너지 비용의 급락과 장기적인 탄소비용의 증가로 인한 것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레미 에릭슨(Remi Eriksen) DNV그룹 CEO는 “에너지 시장에 난기류가 있다고 해서 탈탄소화의 경로가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는다”며 “글로벌 에너지전환의 가장 강력한 동력은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의 비용을 신속하게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결한다면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현재의 단기적 충격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DNV는 처음으로 2050년까지 비화석 에너지가 전 세계 에너지믹스의 50%를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주로 전력 생산의 발전과 녹색화 때문으로 DNV는 보고 있다. 향후 30년 동안 전력 생산량은 두배 이상 증가할 것이고, 전력 점유율은 전 세계 에너지믹스 중 19%에서 38%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태양광과 풍력은 여러 상황에서 가장 저렴한 형태의 전기로 사용되고 있으며, 2050년까지 각각 20배와 10배 성장, 전력 생산 점유율은 38%와 3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생에너지 지출은 향후 10년간 1400억달러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안보 우려는 원자력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오고 있으며, 현재 수준에서 2050년까지 13%로 완만한 상승세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력 믹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0%에서 2050년까지 5%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DNV는 석탄의 소비는 단기적인 증가이며, 2014년을 정점으로 에너지믹스에서 빠르게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는 몇 년 동안 정체기에 접어들어 왔으며, 2030년부터는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전 세계의 가스 소비량은 이전 예측보다 낮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DNV는 천연가스가 2020년대 말까지 최대 단일 에너지 자원이 되리라 예측했지만, 전쟁으로 인해 2048년으로 연기했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탄소배출량 8% 줄여야
올해 DNV의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는 에너지전환에 대한 ‘최고 추정치’ 예측과 함께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지구 온난화를 1.5°C로 제한하기 위한 실현 가능성이 가장 큰 방법들이 제안됐다.

▲ 각 국가별 탄소중립 방향성(Pathway to Net Zero)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COP 26에서 현 상황이 인류에게 코드 레드(Code Red)라고 경고했고, DNV는 2100년까지 지구가 2.2°C 따뜻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매년 전 세계에서 탄소배출량을 8%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1년에는 탄소배출량이 급격하게 증가, 팬데믹 이전에 기록한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으며, 2022년에는 전 세계 탄소배출량이 1%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과의 싸움은 팬데믹으로 인해 약 2년이라는 시간을 ‘잃어버린’ 것과 같게 됐다.

2050년 전 세계가 모두 탄소중립에 도달하려면 특정 지역과 부문에서는 훨씬 더 빠르게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한다. OECD 국가들은 2043년까지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하고, 그 이후에는 탄소배출량을 마이너스 수치로 달성해야 한다.

이는 탄소포집 및 제거 기술로 실현할 수 있다. 중국은 현재 목표인 2060년에서 더 앞당겨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

전력 생산과 같은 관련 산업들의 경우 2050년 이전에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하지만, 시멘트와 항공과 같은 다른 산업들은 2050년이 돼도 여전히 탄소배출량이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탄소중립의 방향성’에서 해양 산업은 2050년까지 배출량을 95%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탄소중립의 방향성’에 따르면, 고소득 국가는 2024년 이후, 중·저소득 국가는 2028년 이후부터 새로운 석유나 가스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재생에너지와 그리드에 대한 투자는 더욱 빠르게 확장돼야 하며, 향후 10년 동안 재생에너지 투자는 세 배로, 그리드 투자는 두 배 이상 증가할 필요가 있다.

DNV는 오늘날 우리가 보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정책 및 규제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탄소세와 보조금 인상, 화석연료를 대체할 재생에너지를 장려하기 위한 행정명령 및 제제, 재정적 인센티브, 더 현명한 규제와 기준 등 완전한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레미 에릭슨은 “COP 27이 다가옴에 따라 각국의 정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추가적 비용 증가를 고려하고 에너지믹스의 탈탄소화에 내재된 잠재력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기술은 존재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효율적인 정책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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