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넥쏘 출시 연기…수소차 방향성 정립 필요
상용차 개발 경쟁 치열…‘블루칩’ 상용시장 잡아라

[에너지신문] 2023년 예정이던 수소전기차 ‘넥쏘’의 신형 모델 출시가 2024년으로 연기됐고, 이와 맞물려 2025년 내놓기로 한 제네시스의 첫 수소차 역시 향후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의 개발 수준을 살핀 뒤 개발 지속 여부를 검토한다는 의견까지 나오며 2025년을 기점으로 순차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던 제네시스 수소차 등 다른 수소차 라인업 출시 일정조차 불투명해졌다.

▲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동력이 약해진 수소승용차 시장에 신모델 투입을 통해 반등을 꾀하려던 ‘수소차 로드맵’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이는 3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과 인프라 구축 지연 등이 발목을 잡았다는 의견이 많다. 벌써 출시 5년차를 맞은 넥쏘의 인기가 시들해진 만큼 단비가 필요하지만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반면, 전기차는 자동차시장의 ‘핵심 세력’으로 급부상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신차러시’가 이어지며 이른바 ‘電의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하반기에도 7종의 전기차가 베일을 벗을 전망이다. 미래차 승용 모델 시장 1차 전쟁에서 전기차가 압승을 거둔 셈이다. 그래서 전기차가 잘 팔리는 데 수소차를 왜 만들까 하는 의문이 든다. 현대차도 전기차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수소차의 방향성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신형 넥쏘 출시 연기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수소차는 이제 승용 모델과 상용 모델 사이 갈림길에 서 있다.

신차 갈증 ‘넥쏘’…단비는 언제?
전기차 폭주 속에서 홀로 외롭게 친환경차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넥쏘는 출시한 지 5년이나 흘렀다. 전기차 아이오닉5가 2년만에 ‘아이오닉6’ 신모델로 인기몰이를 이어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때문에 수소차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이 한 입으로 ‘신차 출시’를 외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2030년 수소전기차 가격을 일반 전기차 수준으로 낮추고 2040년에는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자부심에는 부피와 가격 줄이고 출력과 내구성은 높인 ‘3세대 연료전지’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신차 출시는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당초 내년 출시예정인 3세대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은 100kW급과 200kW급으로 구분되고 100kW급 연료전지시스템의 경우 넥쏘에 적용된 2세대 연료전지시스템에 비해 부피를 30% 줄였고 상용차용인 200kW급 연료전지시스템 출력을 2배 강화한 차세대 연료전지다.

현대차는 향후 상용차용 고내구형 연료전지시스템은 50만km 이상 주행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이를 통해 연료전지의 가격을 2025년까지 현재의 절반 이하로 낮춰 수소차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포부다.

그래서 3세대 연료전지를 선보이는 2023년을 ‘수소비전’이 본격화하는 시점이라는 의견이 나왔었다. 하지만 모든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형 넥쏘의 출시 연기를 시작으로 향후 수소차 로드맵에 전반적인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2028년 모든 상용차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하겠다는 목표도 재설정이 필요하며, 엑시언트 후속 모델 개발을 통해 세계 수소상용차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목표였으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 신차를 기다리는 갈증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블루칩 ‘상용 모델’ 수소차 시대 연다 
대다수 완성차업계들이 수소상용차 개발에 뛰어들면서 상용차 시장이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2~3년 후 수소상용차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하고, 2030년에는 100만대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간 수소 승용 모델은 자동차업계에서 전기차에 비해 매력이 떨어지는 모델로 인식됐다. 때문에 현대차, 토요타, BMW를 제외하고 수소차 개발에 외면해왔다.

대신 대다수의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대비 장거리 운송에 장점이 있다는 장점을 주목, 수소상용차 부문에 실증 및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어 2~3년후에는 수소전기 상용차 시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시장은 현대차가 독주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XCIENT Fuel Cell)’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스위스로 수출하는 등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올해 8월에는 독일 연방디지털교통부(BMDV)의 친환경 상용차 보조금 지원사업과 연계해 독일 7개 회사에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27대를 공급하기로 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대기질 개선사업에 투입, 2023년 3분기에 수소전기트럭 5대를 공급하는 등 글로벌 공급처를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완성차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임러트럭은 2020년 4월, 볼보그룹과 트럭용 수소연료전지 개발 합작사를 설립했고, 같은해 9월, 최대 1000km 주행가능한 수소전기트럭 ‘메르세데스-벤츠 GenH2’ 콘셉트 트럭을 공개하며, 수소상용차 부분에 뛰어들었다.

그만큼 수소상용차가 새로운 흥행모델로 자리매김하며, 완성차업체들의 제품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수소버스, 수소청소차 등 상용차 보급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부울경에 624대의 수소버스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최근 수소전시회 H2 MEET에서 수소 경찰버스와 청소차, 살수차 등 수소 특장차를 대거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수소차는 중심축이 승용차에서 상용차 모델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 세계 수소전기차 시장전망(2020~2030)
▲ 세계 수소전기차 시장전망(2020~2030)

상용차로 방향 전환, 선택이 아닌 필수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수소전기차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용모델이 가장 최적이라며, 명확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장거리 트레일러, 대형 트럭, 기차 및 트램, 선박은 물론 건설기계 등의 중장비는 인류가 만든 디젤엔진을 극복할 수 있는 모델이 없지만 미래형 수소연료전지 스택을 적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4년 전 스위스 등에 수출하고 있는 세계 최초의 수소트럭 엑시언트를 중심으로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있어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 기존의 디젤차를 대신한다면 대체효과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정부 방향은 물론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차 방향을 상용모델 중심으로 틀어가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의 승용 모델을 버릴 수는 없지만 실질적인 대상으로 상용모델로 지금이라도 바꾸는 정책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김필수 교수는 상용 모델 수소충전소 구축에도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상용 모델의 수소충전소도 승용 모델과 같이 전국적으로 무리하게 구축하기 보다 대상 모델의 차고지 중심으로 해결할 수 있어 더욱 효율적인 적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금은 수소‧전기차의 태동단계다. 때문에 정확한 방향성을 토대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수소전기차도 당연히 미래의 모빌리티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적지 않다. 이에 자동차의 포지션 정립이 필수라 할 수 있다.

중·단거리는 ‘전기차’가 담당하고 장거리와 대용량은 ‘수소전기차’가 담당하는 역할로 구분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본다. 정부의 제대로 된 수소전기차 방향 설정과 거품이 없는 실질적인 활용 등이 가장 중요하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