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순환자원 인정 확대…열분해·탄소포집 등 적극 행정 시행
순환자원 인정기준 9개서 2개로 축소…폐기물 처리 부담 크게 줄여
폐플라스틱 제조한 열분해유, 석화제품 원료로 활용 가능토록 확대

[에너지신문] 환경부가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폐기물 규제 면제 기준이 대폭 완화하는 한편, 폐플라스틱 열분해유와 ‘탄소포집 및 활용·저장기술(CCUS)’로 포집된 이산화탄소의 재활용 활성화가 적극 추진한다.

▲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중 시멘트 광물전환 사례.
▲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중 시멘트 광물전환 사례.

환경부는 31일부터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자원순환기본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40일간 입법예고하고,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 전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및 이산화탄소 포집물의 재활용 유형을 확대하기 위한 적극 행정 조치를 시행한다.

이를 위해 지난 26일 대구 성서산업단지에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회 규제혁신전략회의의 후속으로 법령 개정안을 마련하고 자체 적극행정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쳤다.

우선 이번에 공개된 ‘자원순환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순환자원으로 인정되기 위한 기준이 대폭 완화될 예정이다. 순환자원으로 인정되는 경우 폐기물 관련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환경부는 지난 2018년부터 인체와 환경에 유해하지 않고 활용가치가 높은 폐기물을 순환자원으로 인정, 연간 생산 실적만 확인하고 폐기물 규제를 면제하는 ‘순환자원 인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순환자원 인정기준이 까다로워 제도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법률에 정해진 환경성·유가성(有價性) 기준뿐만 아니라 시행령에 따른 9개 기준까지, 모두 11개 기준을 충족해야 순환자원으로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폐기물 발생량 1억 9000만톤 대비 순환자원 인정량은 169만톤(0.8%)에 불과했다.

이에 환경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9개 기준을 △소각·매립되거나 해역(海域)으로 배출되지 않을 것 △신청 당시 인정받은 용도로만 사용할 것 등 2개 기준으로 축소하려 한 것.

이번 기준 축소로 환경성과 유가성이 높은 물질은 제한없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돼 소각·매립으로 인한 탄소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민간의 폐기물 처리 부담도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 에틸렌, 에틸렌 글라이콜 및 CO 생산.
▲ 에틸렌, 에틸렌 글라이콜 및 CO 생산.

환경부는 연내 개정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입법예고 기간 의견을 수렴하고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의 자세한 내용은 환경부 누리집(m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31일부터 폐플라스틱으로 제조한 열분해유는 원유 대신 나프타(납사), 경유 등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활용,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환경부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지난 3월 4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하고 적극행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등 그간 재활용 가능 유형이 연료(보일러 보조연료) 제조로만 규정돼 있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확대했다.

또한 기존에 소각시설로 분류된 열분해시설을 화학적 재활용시설로 분류, 열분해 특성에 맞도록 설치‧검사 기준을 마련하고, 투입된 폐플라스틱 중량의 50% 이상을 열분해유로 회수하도록 재활용 기준을 구체화했다.

환경부는 향후 복합재질, 이물질 등이 섞여 재활용이 어려운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석유화학제품 원료로 활용하게 되면 소각‧매립이 줄어들고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이행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 소재 민간 연구기관에 따르면, 플라스틱 1톤 생산시 이산화탄소 배출량 85% 이상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탄소포집·활용 및 저장기술’로 포집된 이산화탄소로 골재, 시멘트, 콘크리트 등 건설용 소재를 만들거나 고무, 섬유 또는 합성수지 제품을 제조하는 것도 재활용 가능 유형에 추가된다.

지금까지 제강슬래그, 폐콘크리트 등 폐기물과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결합해 만든 탄산화물은 폐기물에 해당, ‘폐기물관리법’에 정해진 재활용 유형 외의 용도로는 재활용이 곤란했다.

이에 환경부는 현행법령에도 불구하고 울산, 충남 등 실증특구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 제조한 탄산칼슘을 건설 소재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관련 안건과 함께 최근 적극행정위원회 심의안건으로 상정‧의결한 바 있다.

정선화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그간 폐기물 관련 법령이 재활용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혁신적인 기술이 시장에 빠르게 적용되지 못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최근에 열린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민간의 창의를 이끄는 환경규제 혁신을 약속드린 만큼, 현장에서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찾아내 합리화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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