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협 방재시험연구원, 화재위험성 재현실험 진행
전동킥보드 과도한 튜닝 및 승차정원 초과 지양해야

[에너지신문] 지난 2019년 5월 충전 중이던 전동킥보드 화재로 외국인 유학생이 사망했다. 지난달에는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도 충전 중이던 전동킥보드 화재폭발 사고로 베란다 유리창이 깨지고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리튬 이차전지를 이용한 생활기기에서 화재 사고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그로 인한 피해 또한 속출하고 있다.

21일 발표한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통계자료에 의하면 배터리·축전기, 배터리 충전기,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및 드론 화재는 2019년 131건, 2020년 182건, 2021년 223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한국화재보험협회 방재시험연구원은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전동킥보드 등 리튬이차전지를 이용한 생활기기의 화재위험성을 알아보기 위한 화재재현실험을 실시했다.

방재시험연구원 관계자는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드론, 스마트폰 등 리튬이차전지를 이용한 생활기기는 우리 실생활에 널리 보급돼 있다"며 "리튬이차전지의 사용 증가에 비례해 화재나 폭발 빈도가 잦아지며 그 위험성 또한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배터리 사용으로 발생한 화재 건수(출처: 국가화재정보시스템)

구 분

2019

2020

2021

전기설비

배터리/축전기

94

113

131

배터리충전기

25

22

32

소 계

119

135

163

생활기기

전동킥보드

10

39

39

전기자전거

2

6

11

드 론

-

2

10

소 계

12

47

60

총 계

131

182

223

방재시험연구원의 화재재현실험은 리튬이차전지의 화재 위험요소 중 과충전, 과열, 외부충격으로 인한 화재의 3개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먼저 과충전에 의한 화재재현실험에서 각각의 전지에 3.7V의 2배 전압인 7.4V로 과충전하는 경우, 즉 정상 동작 전압 이상으로 충전했을 경우를 가정했다.

비보호용 리튬이온전지(3.7V, 2000mAh) 1개에 2배의 전압(7.4V)으로 과충전한 결과, 내부 압력 상승에 의해 분출된 가스가 착화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또 비보호용 리튬폴리머전지(3.7V, 4000mAh) 1개에 2배의 전압(7.4V)으로 과충전했을 경우 부피가 팽창하는 스웰링 현상이 발생하고 전지로부터 분출된 가스가 착화, 화재가 발생했다.

과열에 의한 화재실험에서는 각각의 전지 표면에 필름히터를 사용, 열을 가해 발화점 온도 확인 및 열폭주 현상을 실험했다.

필름히터를 사용해 리튬이온전지(3.7V, 2600mAh) 표면에 열을 가하자 약 160℃에서 전지로부터 분출된 가스가 착화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리튬폴리머전지(3.7V, 1만mAh)는 같은 조건에서 약 200℃에 도달했을때 화재가 발생했다.

마지막으로 외부충격에 의한 화재재현실험에서는 외부 충격으로 인해 리튬이차전지에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각각의 전지 표면에 송곳을 사용해 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했다.

송곳으로 리튬이온전지(3.7V, 2600mAh) 표면에 충격을 가하자마자 양극과 음극이 송곳에 의해 접촉, 전지로부터 분출된 가스가 착화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리튬폴리머전지(3.7V, 1만mAh) 역시 같은 충격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 송곳으로 충격을 주자 곧바로 불길이 치솟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
▲ 송곳으로 충격을 주자 곧바로 불길이 치솟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

화재보험협회 관계자는 이번 실험을 토대로 "외부 충격에 의해 리튬이차전지의 케이스(피복)가 손상됐는지를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홀더나 하드 케이스로 보호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며 "전지의 보호회로 불량 또는 충전기나 전원 공급장치 자체 고장 등으로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충전할 때에는 장시간 자리를 비우지 말고, 충전이 완료된 후에는 전지와 충전기를 반드시 분리했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과도한 튜닝 또는 전동 킥보드 승차 정원 초과 등 단시간에 전지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우 급격한 온도 상승에 따라 내부 셀이 손상돼 전지의 수명 단축 또는 화재 발생 위험이 있으므로 지나친 튜닝 및 승차정원 초과는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지를 방전된 상태로 장시간 방치하는 경우 보호회로가 정상작동 되지 않아 과방전을 유발, 수명이 단축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충전, 보관하고 전지가 고온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 내부 온도가 높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어 직사광선에 노출된 차량 내부나 전기히터 전면 등 60℃ 이상의 고온이 유지되는 장소에 전지를 보관하거나 충전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게 협회 측의 설명이다.

문성화 방재시험연구원장은 "리튬이차전지는 전기차, ESS 등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다양한 산업에 쓰이고 있다. 이에 발맞춰 협회는 ESS 배터리 화재 관련 연구·개발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리튬이차전지 화재 안전성관련 시험연구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