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술개발→상용화 주도…기업 참여도 활발
탄소중립 및 원전 안전성·재생E 간헐성 문제 대안

[에너지신문] 수소·암모니아 발전은 무탄소 연료인 수소(H2)와 암모니아(NH3)를 석탄 및 LNG 발전기에 안정적으로 연소, 전력을 생산하는 새로운 발전기술로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구축된 발전설비와 송배전선로 등의 전력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시설을 갖출 필요가 없고, 친환경 발전원으로서 석탄과 LNG 발전의 문제점인 탄소발생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어 현재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2030년까지 암모니아 20%, 2035년까지 수소 30% 이상 혼소발전 상용화를 목표로 잡았다. 이를 통해 기존 석탄과 LNG 발전을 대체,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1월 한전, 발전공기업이 주도하는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단’을 발족한 바 있다.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단에는 산업부, 전력공기업과 함께 수소·암모니아의 ‘생산·확보-운송-저장’ 전 단계에서 민간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2024년까지 ‘가스터빈 수소 혼소 한계평가 및 연소 최적화 기술개발’, ‘Carbon-Free 친환경 암모니아 발전 기술개발’ R&D를 완료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실증 추진단 활동을 기반으로 국내 석탄·LNG발전 대상 수소·암모니아 혼소·전소 발전 상용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수소 발전은 2028년까지 150MW급 50% 혼소 실증을 완료하고, 2035년에는 30% 이상 혼소 상용화, 2040년에는 최대 100%(전소)를 목표로 한다.

암모니아 발전의 경우 2027년까지 20% 혼소 실증을 완료하고, 2030년에는 전체 석탄발전(43기)의 절반 이상 20% 혼소 발전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석탄발전에 암모니아 혼소 발전을 실질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암모니아 저장시설을 올해 구축하고, 친환경 인증제도를 통한 인센티브 부여 등 수소·암모니아 발전 관련 법·제도 개선사항을 발굴, 지원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10월 발표한 ‘2030년 NDC 상향안’에 2030년 암모니아 발전을 총 발전량의 3.6%(22.1TWh)로 반영했으며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도 무탄소(수소·암모니아) 가스터빈 발전이 2050년 총 발전량의 13.8~21.5%로 반영됐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수소·암모니아 발전 기술개발 및 실증 붐이 일고 있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가 1조 6000억원 규모의 수소기금 중 11%를 수소 터빈발전 R&D에 배정했으며, 일본은 2050년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하고 2050년 수소 소비 2000만톤을 목표로 잡았다.

지멘스 등 유럽 주요 기업들은 LNG 발전의 단계별 연료전환과 수소터빈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수소터빈 기술개발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암모니아 발전은 일본이 발전 석탄, LNG, 연료전지 등 전 분야에서 암모니아 연소기술에 대한 기초 실증을 완료했으며, 2024년까지 1GW급 석탄발전소 혼소 실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신재생에너지와 연계,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내연기관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 및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암모니아 발전이 상용화되면 2050 탄소중립은 물론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원전, 간헐성으로 애를 먹는 재생에너지 발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과감한 전력사업 재편과 함께,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무탄소 전원에 대한 기술개발과 적용에 전력투구한다는 각오다.

▶▶▶ 기술개발과 실증 기업들이 움직인다
수소‧암모니아발전 기술개발 및 실증은 한전을 비롯한 에너지공기업을 선봉장으로 민간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공공‧민간이 손잡고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상호 협력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

한전은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 등 민간대기업과 손잡고 수소·암모니아 발전 기술개발 및 국내외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한전과 이들 기업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수소·암모니아 전주기 핵심기술 개발 및 사업화, 국내외 수소·암모니아 공급망 확보를 위한 사업개발 및 투자와 함께 국내 도입을 추진 중이다.

수소·암모니아 혼소 기술개발을 비롯해 CCU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고도화 등에 협력하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하는 그린수소와 이산화탄소 포집을 전제로 화석연료 기반 블루수소 생산을 위한 국내외 프로젝트 공동 개발과 투자가 핵심이다.

특히 한 회사가 수소·암모니아 재고가 부족할 경우 다른 회사가 우선 공급해 주고 재고 확보시 되돌려 받는 스왑(SWAP)거래를 통해 사업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수급 불안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대표적인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인 전력, 철강, 석유화학 각 분야 대표기업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전은 포스코, 롯데케미칼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석탄 및 LNG 발전을 대상으로 수소·암모니아 혼소·전소 발전 실증 및 상용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수소·암모니아 발전이 상용화되면 탄소배출 감축과 함께 기존 석탄발전소와 연계된 송변전 설비를 활용할 수 있어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기존 전력설비의 좌초자산화를 막는 데도 일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재생에너지의 증가에 따른 간헐성과 변동성을 보강하고 전력망의 안정성 유지에 필수적인 관성력을 제공할 수 있어 전력계통의 안정성 확보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전력기술과 손잡고 암모니아 개질가스 발전소 사업화에 나서며 수소 발전기술 개발을 위한 사업 협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9년 세계 다섯 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2020년부터 기계연구원과 함께 300MW급 고효율 수소가스터빈용 50% 수소 혼소 친환경 연소기 개발 국책과제에 참여하는 등 수소터빈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암모니아 개질가스 발전소는 암모니아에서 추출한 수소를 연소해 수소터빈을 가동, 전력을 생산한다. 한전기술은 플랜트 최적화 등 전반적인 발전소 엔지니어링 기술을 개발하고, 두산중공업은 암모니아 개질 설비와 수소터빈 등 주기기 개발을 맡는다.

암모니아는 수소와 질소가 결합한 화합물로, 수소만 저장하는 것과 비교해 수소의 양을 1.5배까지 저장할 수 있는 경제적이며 효율적인 수소 운반체다. 수소가 필요한 경우 암모니아 개질을 통해 수소와 질소를 분리, 추출해 사용한다.

중부발전은 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전남 영암군 대불국가산업단지 내 100MW 연료전지 발전사업 추진 및 1000MW 수소 혼소·전소 발전사업 개발 추진하고 있다.

중부발전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와 발전소 운영을 담당하고, 두산에너빌리티는 개발 중인 수소터빈과 연료전지(두산퓨얼셀) 등 기자재 공급을 포함한 EPC(설계‧조달‧시공)와 O&M(유지보수)을 수행한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전남 영암군 대불 국가산업단지에 100MW 규모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의 단계적 추진과 중장기 최대 1000MW 규모의 수소 혼소·전소 발전사업이 추진된다.

지역난방공사(한난)는 수소를 활용한 지역난방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난은 지난해 두산에너빌리티와 ‘탄소중립을 위한 국내 기술기반 친환경 수소터빈 열병합발전소 기술 실용화 상호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한난은 친환경 열병합 발전소 실증을 위한 테스트 베드 제공, 노후화된 열병합 발전용 가스터빈의 수소터빈 개체 및 효율적 운영에 협력하고, 두산중공업은 수소터빈 기술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한난의 ‘친환경 열병합발전용 수소터빈 공급과 개체’ 분야에서 협력하는 등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수소터빈 개발을 위해 상호 협업한다.

한난은 열병합발전시설 핵심 설비인 가스터빈의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천연가스에 수소를 혼합 사용할 수 있도록 설비를 순차적으로 개체하고, 향후 수소 전소가 가능한 설비 제작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수소를 활용한 지역난방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울산 수소 시범도시에 부생수소를 활용하는 국내 최초 집단에너지 사업의 설계 및 기술지원 등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올해 수소 연료전지에서 생산한 난방열과 전기 에너지를 울산 수소 시범도시 내 국민 임대주택에 공급할 계획이다.

남부발전은 한전과 암모니아 혼소발전 실증을 위한 3만톤 규모의 액화 암모니아 저장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이번 사업은 산업부가 지난 1월 ‘암모니아 발전기반 인프라 구축사업’을 국고보조 지정사업으로 선정한 이후, 공모 절차를 거쳐 남부발전이 최종 선정됨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다.

남부발전은 수행기관으로서 암모니아 발전기술 실증에 필요한 대용량 암모니아 저장 인프라를 구축하고, 주관기관인 한전은 국고보조금 지원 및 사업관리에 협력한다.

총 사업비 400억원 규모로 암모니아 20% 혼소 실증에 필요한 하역부두, 인수설비 및 3만톤 규모의 암모니아 저장설비를 적기 구축, 청정 무탄소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을 통해 암모니아 20% 혼소발전 시 석탄 대체와 정비례해 연간 약 140만톤의 이산화탄소 발생량 감축이 예상된다. 특히 암모니아 발전 실증과 상용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로 무탄소 발전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탄소중립 달성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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