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발전도 하동에 건설 일정 수정해 예타 신청
동서·남동발전도 LNG터미널 용역…봇물 터지나
설비 과잉 및 중복투자 우려…“차기정부 결정” 주장도

파나마 LNG터미널 건설 조감도.
한국중부발전이 보령화력 부지내 20만㎘급 2기의 저장탱크를 포함한 LNG터미널 건설 계획에 대해 기획재정부의 KDI예비타당성조사를 발전공기업 중 첫번째로 통과했다.(사진은 파나마 LNG터미널 조감도. 본 기사와 관련없음)

[에너지신문] 발전공기업들이 자체 LNG터미널 건설을 앞다퉈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보령화력 부지내 20만㎘급 2기의 저장탱크를 포함한 LNG터미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중부발전이 최대 장애물로 여겨졌던 기획재정부의 KDI예비타당성조사를 발전공기업 중 첫번째로 통과했다.

지난해 9월 기획재정부 KDI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했던 남부발전은 기존 LNG터미널 계획에서 건설 일정 등을 일부 수정해 다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재정부의 의뢰를 받아 예비타당성조사를 수행하는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지난 3월 30일 지난해 5월 신청했던 보령화력 부지내 20만㎘급 2기의 저장탱크를 포함한 LNG터미널 건설 계획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평가에 대해 ‘사업추진이 타당하다’는 내용의 조사결과를 기획재정부와 한국중부발전에 각각 통보했다고 확인했다.

KDI 공공투자관리센터의 관련 연구원은 “중부발전이 신청한 LNG터미널건설 계획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시행해 AHP(계층화 분석기법) 분석결과를 기재부와 중부발전에 통보했다”라며 “AHP 분석에서는 경제성, 정책성, 수익성 등을 평가하며, 분석결과 0.5이상이 나오면 사업추진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의 관계자는 “KDI로부터 예비타당성조사에 대한 AHP 분석 결과를 받았으며 사업추진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라며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 대해 KDI가 사업자에게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부발전의 LNG터미널 건설 추진에서 가장 큰 장애물로 여겨졌던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보령화력 부지내 20만㎘급 2기의 저장탱크를 포함한 LNG터미널 건설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중부발전은 총 7200여억원을 투자해 2026년 12월에 1기 저장탱크와 기화송출설비, 2027년 12월에 1기의 LNG저장탱크를 각각 준공할 예정이다. 접안시설은 기존 시설을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봇물처럼 쏟아지는 발전공기업의 LNG터미널사업 추진에 대해 국가적 중복 및 과잉투자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공사계획승인을 내 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아울러 발전공기업의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LNG터미널 건설 비용 조달도 관건이다. 중부발전이 자체적으로 터미널 건설비용을 조달할지, 컨소시엄을 구성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중부발전과 함께 KDI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 남부발전은 아직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중이다.

당초 남부발전은 하동발전본부내에 20만㎘급 2기의 저장탱크를 포함한 LNG터미널 건설을 추진키로 하고, 2026년 12월과 2036년 6월 각각 1기의 저장탱크 건설을 목표로 기획재정부에 KDI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했었다.

그러나 최근 기존 LNG터미널 계획을 일부 수정해 2027년 12월과 2028년 12월 각각 1기의 저장탱크를 건설하는 것으로 건설일정을 변경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동서발전과 남동발전도 LNG터미널 건설 타당성 용역을 시행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10월 LNG 인수기지 건설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하고, 울산발전본부 내 LNG 인수기지 건설을 위한 용역을 시행중이다. 대상 복합발전은 수소 혼소 LNG복합 330MW급 1기, 한국형 표준 LNG복합 1000MW급 1기, 신울산 LNG복합 1000MW급 1기, 울산 4호 LNG복합 900MW급 1기 등이다.

울산본부 내 예정지에 20만㎘ 2기+@(1기 또는 개질설비 등)의 LNG저장탱크와 부대설비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들어 남동발전도 LNG저장설비 건설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에 가세했다.

남동발전은 지난 3월 25일 용역사 입찰을 마치고 용역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용역사는 중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3개 발전공기업에 대한 LNG터미널 건설 타당성 조사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벽산엔지니어링이 유력하다.

기초입지는 삼천포발전본부 저탄장 또는 용역사 추천 최적부지(안)을 검토하며, 삼천포 3~6호기 대체 발전, 시험연구발전소, 연료전지 등 천연가스 발전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 지점별 1.7GW급~2.7GW급의 건설사업 규모와 경제성을 분석한다. 남동발전의 LNG 저장탱크 규모도 중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과 같은 20만㎘급 2기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서부발전은 현재 (주)한양의 동북아LNG허브터미널(주)와 LNG터미널 이용계약을 맺고 (주)한양으로부터 묘도의 LNG발전소 부지를 인수한 상태다.

발전업계의 관계자는 “이번 중부발전의 KDI예비타당성조사 통과는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는 발전공기업의 LNG터미널 건설사업 추진에 큰 의미가 있다”라며 “앞으로도 주무부처인 산업부의 인허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기획재정부 KDI예타에서 탈락할 경우 사실상 사업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숙제를 해결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달리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중대재해법 적용 등으로 건설단가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발전공기업의 자체 LNG터미널 추진은 국가적 중복 및 과잉투자 우려가 높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미 한국가스공사가 당진LNG터미널을 건설중에 있는데다 민간에서는 GS와 SK E&S의 합작사인 보령LNG터미널, 포스코에너지의 광양LNG터미널의 증설이 이어지고, 한국석유공사·SK가스·MOLCT가 참여한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HDC 현대산업개발과 한화에너지가 합작한 통영에코파워, 상업용 LNG터미널을 운영하는 (주)한양의 동북아LNG허브터미널이 LNG터미널을 건설중이기 때문에 국내 LNG터미널이 저장용량을 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발전공기업의 LNG터미널 추진에 우려를 표명하는 한 관계자는 “차기 정부에서 에너지 믹스를 새로 짤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장기 천연가스 수요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발전공기업의 LNG터미널사업 추진은 장기적인 사업이므로 차기 정부에서 중장기적인 에너지믹스를 충분히 고려한 후 경제성, 정책성, 수익성 등을 재평가해서 정부의 인허가 여부를 결정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번 중부발전의 KDI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또다른 발전공기업의 LNG터미널 사업 추진의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라며 “설비 과잉 및 중복투자로 국가적 측면에서 효율이 저하될 수 있고,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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