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글로벌 플래츠, 2022년 에너지 전망 발표
공급량 회복에도 수급 불균형 완전해소 어려워

[에너지신문] 올해 원유 및 천연가스(LNG) 공급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일정부분 정상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 글로벌 플래츠(S&P Global Platts)는 최근 ‘2022년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플래츠는 올해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량이 지난해 회복된 수요를 따라잡거나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LNG 수출 확대, 미국 셰일 오일 및 가스 생산량 증가, 非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의 투자 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에너지 공급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원자재 재고량도 회복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재고량이 채워지더라도 여유 생산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장이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한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 인구가 늘어나면서 코로나19가 에너지 수요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해질 것이며, 에너지 전환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화석 연료에 대한 수요와 투자는 2022년에도 이어져 에너지 가격 안정화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플래츠는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에너지 공급 회복에 집중되는 관심 △1분기가 한 해 전망의 주요 기점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라는 변수 △원유 수요에 대한 코로나19의 영향 완화 △인도의 세계 최대 연료탄 수입국 등극 △이산화탄소 배출량 사상 최고치 기록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증가 등을 2022년 주목해야 할 주요 테마로 제시했다.

에너지 공급 회복에 집중되는 관심

지난해 모든 에너지 원자재 시장에서 공급보다 수요가 빠르게 회복함에 따라 에너지 재고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가격은 급등했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늘어난 수요를 충족할 뿐 아니라, 재고물량을 새로이 비축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플래츠는 일부 원자재 시장에 공급 증가를 가로막을 지정학적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에너지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 한 해 전망의 주요 기점

주요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마무리된 2021년에 이어 여전한 재고 부족과 북반구에서 몰아치는 북극 한파로 인해 2022년 1분기에도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 원유는 미국의 생산량 증가와 주요 산유국들의 증산 기조, 이란 핵 협상 도출 등에 따라 수급 불균형이 해소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천연가스는 유럽에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노드스트림2의 승인 이슈를 비롯해 공급망 불안 요인이 커 원유와 가스 가격 간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 향방이 그려질 이러한 지정학적 상황들이 올 한해 에너지 수급 균형 및 가격 형성을 좌우할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 지난 1년간 에너지 원자재 가격 추이.
▲ 지난 1년간 에너지 원자재 가격 추이.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변수'

이란은 2022년 원유 시장의 수급 균형은 물론, 국제유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플래츠는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의 기본 토대가 1분기 중 마련돼 4월 말까지 제재가 전면적으로 완화되고, 연말까지 이란산 원유 공급량이 140만b/d(하루당 배럴)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합의가 도출되지 않아 이란산 원유가 시장으로 돌아오지 않을 경우 OPEC 회원국들의 생산능력은 한계점에 이르고, 여기에 다른 공급 차질까지 더해진다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원유 수요에 대한 코로나19의 영향 완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해 이동 제한 조치들이 다시 강화되면서 원유 수요의 회복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플래츠는 올해 신규 변이 및 감염 확산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정도의 강력한 조치는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항공 이용에 대한 제한이 풀리고 전 세계 백신 접종 인구가 늘어나며 원유 수요가 최소 약 300만 b/d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늘어나는 수요와 함께 정유사들의 가동률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르고,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세계 최대 연료탄 수입국 등극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은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대부분 석탄 에너지로 메우고 있기 때문에 석탄 수요는 2022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우 높은 석탄 소비량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자립화를 강조하는 중국 정부에 의해 자국 생산이 크게 증가하면서 연료탄 수입량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지난해 수입에 제약을 건 높은 석탄 가격 및 운송 비용 등이 개선되며 인도는 올해 수입량을 대폭 늘려 세계 최대 연료탄 수입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사상 최고치'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이 활성화되고 넷제로(net-zero) 목표를 설정하는 국가들이 계속 늘고 있음에도 2022년 에너지 연소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5% 증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측된다.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국가지도자들이 2030년까지 달성할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22년 말까지 상향 조정하기로 약속했지만 이러한 국제적 합의는 올해 미국, 호주, 한국 등 주요 국가들에 예정된 선거와 이에 따른 환경 정책 변화 앞에 우선순위가 될 수 없는 운명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증가

플래츠는 전력 가격의 상승이 신재생에너지의 수익성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상황에서 2022년에는 신재생 발전설비 설치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등한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문제로 인해 설치 비용이 최대 10%까지 증가했음에도 올해 태양광과 육상 풍력 발전 설비가 각각 4%, 1%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zero carbon) 전기 공급의 필요성과 신재생 발전의 간헐성 문제를 동시에 고려한 균형 잡힌 정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댄 클라인(Dan Klein) S&P 글로벌 플래츠 애널리틱스 에너지전망 부문 책임자는 "2021년은 코로나19와 같이 혼란스러운 사건으로부터 시장이 재조정(recalibration)되는 것이 대개 수년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해였다"며 "2022년에도 재조정은 계속되겠지만, 모든 에너지 시장이 연말까지 정상 궤도로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히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으로 인해 시장의 기존 방식을 탈피한 더 많은 변화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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