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요 지속 증가…우리 기업에 ‘기회의 땅’
열악한 전력인프라 속 신재생 보급 의지 강해

[에너지신문]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양적·질적으로 급성장했다. 이에 따라 다수의 기업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선두기업을 중심으로 해외수주 소식도 자주 들려온다.

해외 시장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동남아시아 지역이다. 전반적으로 선진국들과 비교해 열악한 전력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전력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에게는 ‘기회의 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방글라데시 Solar Park 모습.
▲ 방글라데시 Solar Park 모습.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해외 진출에 제약이 크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 가장 매력적인 에너지시장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본지는 새해를 맞아 동남아 주요 국가들의 신재생에너지 현황 및 현지 정부의 정책을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본 기사는 외교부의 ‘2022 주요국 신재생에너지 현황 및 정책’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됐습니다.

라오스
라오스는 에너지원이 풍부하고, 정부의 개발 의지도 있으나 UN지정 최빈국으로 대외부채 압박이 커 신재생에너지를 주도적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의 약 70%가 산악 및 고원지대이며, 메콩강 본류가 국토를 관통하고 있어 수력발전의 잠재력이 크다. 아울러 국제기구 지원을 통해 바이오매스를 통한 에너지 개발에 관심이 높다.

약 938MW 규모의 바이오매스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현재 생산 능력은 42MW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태양광의 경우 연 1800~2000hrs의 일조량으로 역시 높은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산악지대의 풍력 잠재력은 3000~3500MW 수준이다.

라오스 정부의 전력개발 정책은 자국 전력수요 충당과 전력수출 확대의 2개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라오스전력공사(EDL)에 따르면 자국 내 전력소비는 2010년 기준 2440GWh에서 2017년 4970GWh로 7년간 약 2배 증가했다. 가장 최근 발표된 에너지 정책은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전기차 및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라오스 정부는 2025년까지 에너지소비의 30%를 신재생으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체 수송용 경유 소비의 10%를 바이오연료로 충당할 계획이며 ‘농촌전력화 계획’을 기초로 소수력 발전도 확대한다. 수상태양광과 대규모 풍력 건설 프로젝트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신재생에너지 및 대체에너지 소비량.
▲ 신재생에너지 및 대체에너지 소비량.

말레이시아
전체 에너지 공급의 약 92.8%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2018년 기준 신재생에너지(수력 포함) 비중이 약 7.2%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신재생 비중이 지속 증가 추세이며, 화석연료의 경우 석탄보다 천연가스의 비중이 더 높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신재생 발전시설 용량은 2011년 신재생에너지법 제정 및 2012년 발전차액지원제도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 2014년 161MW에서 2018년 797MW로 급증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신재생 발전비중 목표를 2025년 31%, 2035년 40%로 설정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국가 전력수요의 80%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 반도에 태양광을 2025년까지 1098MW, 2035년까지 2414MW를 각각 신규 설치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수단으로 수소경제를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최초로 ‘글로벌 수소경제포럼’을 개최하는 등 수소경제에 대한 인식 확산과 정책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도력하고 있다.

수소의 경우 아직 정책 초기단계로 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은 부재하지만 일부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수소 생산 및 수송에 중점을 둔 구체적인 수소경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수소경제 구축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지자체인 사라왁주와 국영석유기업 페트로나스다. 사라왁 지역 에너지공기업인 사라왁에너지공사는 △신재생기반 그린수소 생산 △수소 수송비용 최적화 △그린수소 잠재시장 확보 △타 산업으로 그린수소 및 수소연료전지 확대 △비용 저감을 위한 기술개발 확대의 5대 전략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공사의 로드맵에서는 2023년 수소생산시설 구축, 2024년부터 해외시장 수소 수출, 2025년 수소기반 대중교통시스템 도입, 2030년 다중연료충전소 100개 구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페트로나스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핵심 이행수단의 하나로 수소경제를 추진 중이다. 풍부한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한 블루수소와 함께 그린수소 생산에 주력, 향후 LNG를 보완하는 새로운 에너지 수출품목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까지 서말레이시아 반도에 2개의 블루수소 생산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며, 그린수소 생산시설도 2025년과 2027년에 각각 1개씩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방글라데시
2020년 기준 방글라데시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은 764.98MW로 전체의 3.0%에 머무르고 있다. 그마저도 태양광(531MW)과 수력(230MW)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풍력, 바이오에너지는 미미한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신재생에너지 기술의 지식 및 경험이 부족하고, 유지보수 인력도 부족해 발전설비 기능저하 및 효율감소가 자주 발생한다. 다만 매일 최소 10시간 이상 해가 떠 있어 태양광발전에 최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은 확실한 강점이다.

취약한 국가전력망의 제한된 발전량을 해소하기 위해 방글라데시 정부는 2017년부터 민자발전 형태의 대규모 태양광단지 조성을 계획했으나 공기가 지연되고 있다.

수력의 경우 강이 많으나 낙차가 크지 않고 유속이 느려 활발하지 못하다. 1988년 완공된 Kaptai 수력발전소(230MW)가 유일하다.

방글라데시는 724km에 이르는 해안선과 다수의 소규모 도서가 있어 강풍이 부는 지역이 많다. 따라서 풍력발전에 좋은 입지라는 평가다. 해안선 지역의 예상 풍력발전 생산전력은 최대 2만MW로 추산된다.

다만 연간 풍속이 고르지 않아 안정적은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며,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위해서는 거대한 자본이 필요해 민간투자 유인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 주요 자원별 에너지 공급 비중.
▲ 주요 자원별 에너지 공급 비중.

베트남
베트남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비전은 기술이 검증된 수력, 풍력, 태양광, 바이오매스 등을 중점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지원정책의 경우 시장 메커니즘과 조화되도록 실시하며 구조조정 및 공공부문 관리역량 제고와 함께 추진된다.

베트남 정부의 목표는 2030년까지 국민들이 합리적인 요금으로 안정적인 에너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과거 전통 에너지원인 수력의 비중 확대 한계에 따라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으로 생산되는 전력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적극적인 정부 차원이 지원도 특징이다. 베트남 정부의 기본 원칙은 각 단체 및 개인에 대해 신재생에너지 이용‧개발 참여를 장려하고 참여자의 합당한 권익을 보호해 시장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베트남도 RPS 제도를 시행 중인데, 설비용량 1000MW를 초과하는 발전사는 2020년 기준 3%, 2030년까지 10%, 2050년까지 20%의 의무량을 부과하고 있다. 또 전력사용자가 자가사용을 목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전원을 개발할 경우 요금상계제도를 적용, 부담을 크게 낮췄다.

신재생 설비‧재료 등의 수입세 면제 및 법인세 삭감 등 관세 우대는 물론 토지임차료 면제 및 삭감, R&D 활동에 대한 자금 지원 등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장려에 나서고 있다.

반면 화석연료 사용 시 사용량에 상응하는 환경보호비 납부 의무가 있으며, 거둬들인 환경보호비는 신재생 지원금에 활용된다.

브루나이
적도 인근에 위치한 브루나이는 태양광 잠재력이 크지만 석유‧천연가스가 풍부해 초기 자본이 많이 소요되는 태양광발전 개발에는 아직까지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

다만 기술발전에 따른 생산비용 감소와 풍부한 일조량 등을 감안하면 향후 적극적인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2017년 기준 태양광을 비롯한 전체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2.7%에 불과하지만 2035년까지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브루나이 정부는 올해 30MW와 15MW 규모의 2개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시작으로 태양광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소규모 태양광발전 외에 뚜렷한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이는 기존 화석연료 중심의 발전체계가 충분히 잘 작동하고 있는데다, 만성적인 재정 적자로 에너지 시설을 포함해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여력이 고갈된 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스리랑카
최근 신재생에너지 활용 비중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고온다습한 열대기후의 영향으로 바이오매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공급 비중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스리랑카에서는 수력, 바이오매스, 태양광, 풍력 등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지리적 특성상 수력의 비중이 가장 크고, 바이오매스의 경우 가정용 의존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스리랑카 당국은 원유가격 상승 및 고갈 가능성, 환경오염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신재생을 통해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응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전체 전력수요의 80%를 신재생에너지로 급급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이다.

스리랑카 전력청(CEB)은 표준전력구매협정을 통해 소규모 민간발전소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승인절차 간소화로 향후 민간발전소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스리랑카는 자국 내 전력 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새로운 전력 프로젝트들이 증가할 전망이다. CEB는 2023년 전체 에너지수요가 최대 7000MW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2039년까지 신재생 전력 생산량은 6000MW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리랑카 당국은 민간 자본을 활용한 수력, 풍력, 태양광 투자유치를 적극적으로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쓰레기를 바이오매스로 전환하는 플랜트 설립 등에 대해 정책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의 전력설비 용량은 2020년 기준 총 69.6GW로 원별 비중은 석탄 49.9%, 가스 28.5%, 수력 8.6%, 디젤 6.7%, 지열 3.1% 등이다.

전체 에너지믹스 가운데 신재생 발전 비중은 2020년 현재 12.6%(약 8GW)로 수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이어 지열, 소수력, 바이오, 풍력, 태양광 순이다. 대부분의 나라와 달리 태양광, 풍력보다 수력과 지열의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인니 정부는 신재생 비중을 2025년까지 23%로 높이고, 2050년에는 31%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2070년에는 완전한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목표도 수립했다.

특히 증가하는 전력수요에 대비해 2028년까지 전력설비를 56GW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는 코로나19 상황 이전에 발표한 중장기 전력수급계획으로, 최근 경제상황과 다른 측면이 있다.

인니 에너지부 자료에 따르면 중장기적으로 태양광 및 바이오에너지의 비중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일정기간 수력발전도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수력의 경우 수마트라섬 아체 지역에 사업타당성을 충족하는 프로젝트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니 정부는 칼리만탄섬 북동부지역에 개발 계획을 갖고 있다.

인니의 태양광 발전은 지붕형, 대규모 육상 및 수상태양광의 3개 형태로 추진될 전망이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따른 예산 절감과 석탄발전의 일정기간 활용 측면에서 단기적으로는 바이오매스와 디젤 발전을 신재생으로 전환하는 사업들도 병행 추진횔 것으로 보인다.

▲ 말레이시아 발전원별 비중.
▲ 말레이시아 발전원별 비중.

태국
2018년 기준 신재생을 포함한 태국의 대체에너지 사용량은 1만 2996ktoe를 기록,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15.48%를 차지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소배 형태별 비중을 살펴보면 2018년 기준 열에너지 형태로의 소비가 전체 신재생 및 대체에너지 사용량의 6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전기와 바이오연료 소비가 각각 23%, 1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태국의 에너지 사용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태국 정부의 ‘Thailand 4.0’ 정책 추진 및 전기차 산업 육성 정책으로 에너지안보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은 대규모 수력발전과 더불어 태국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는 재생에너지원이다. 풍력의 경우 지리적 여건상 풍속이 낮은 편에 속하지만 일부 남부지역 풍속은 평균 6~7m로 높게 나타나 잠재력은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지역개발허가 문제와 풍황이 좋은 지역의 전력수요 미비 등 제약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태국은 오랜 기간 수력에너지를 이용해왔으며, 2018년 기준 대규모 수력발전을 통해 생산되는 에너지양은 2920MW로 집계됐으나 현재 여건상 대규모 수력발전을 추가 확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전력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외곽지역에 소규모 수력발전 도입을 계획 중이다. 지열발전의 경우 현재는 미미하지만 향후 개발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태국 북부지역 120개 온천을 통해 생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력량은 약 4만 3000kW에 해당된다.

태국 내에서 바이오매스는 주로 농업 생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지고, 이는 다시 농업용 전력으로 개발되거나 연료로 판매된다. 주요 바이오매스 발전자원은 사탕수수 잎, 팜트리 등 농업생산물 부산자원이며 2017년 기준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에 활용 가능한 부산물은 연간 1억 5980만톤으로 4만 2610ktoe에 해당한다.

2018년 기준 태국의 연간 폐기물량은 일 평균 7만 6529톤에 달한다. 현재 폐기물을 활용한 에너지 생산 프로젝트는 총 56개로 2025년까지 최대 400MW 규모의 전력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
필리핀은 2040년까지 신재생 설비용량 3.4GW를 목표로 하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 추진 중이다. 신재생 전력믹스 비중 목표는 2030년 35%, 2040년 50%다.

2020년 현재 신재생 설비용량은 약 7653MW 수준이다. 2014년 FIT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용량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누적 신재생 설비용량은 태양광이 유일하게 1GW를 돌파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바이오매스의 증가 비중도 높다.

필리핀 에너지부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법이 제정된 2009년부터 신재생에너지 분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급증, 총 2210억페소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2020년 12월 기준 필리핀 내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수는 총 932개에 이른다.

필리핀은 전력시장위원회가 통제하는 도매전력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누구나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면 송배전망 및 관련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함에 따라 소매 전력공급자들이 경쟁시장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필리핀은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확산 촉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신재생 발전소의 상업운전 개시 후 최초 7년간 소득세를 면제해주고 신재생 디벨로퍼 면허발급 후 10년내에 수입되는 장비 및 시설 등에 대한 면세혜택도 주어진다.

또 신재생으로 생산된 전력 또는 연료의 판매, 설비 운용에 사용되는 제품 및 서비스 구매에 대해 ‘0%’의 부가세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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