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전환, 에너지전환 핵심 과제될 터”
기후위기 대응에 따른 ‘정의로운 일자리’ 법안 필요
탈석탄 근거 법령 만들어야…올해 중점 추진할 것

[에너지신문] Q. 현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대한 평가는?

문재인 정부는 애초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2030년 목표치를 둘러싸고 시민사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기후위기 극복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을 위한 방안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20%에서 30%로 늘린 것은 긍정적이지만, 역시나 부족하다. 이미 OECD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평균이 30%를 넘긴 상황에서 우리의 2030년 목표는 더욱 높아야 한다.

탈원전 관련 사회적 갈등과 논란은 문재인 정부의 큰 실정 중 하나다. 국민 안전을 고려할 때, 기존 핵발전소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일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그런데 이를 집행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자료를 은폐하는 등 불법행위가 발생해 혼란을 키웠다. 매우 안타까운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Q. 관심있는 에너지 분야 이슈는 무엇인가?

이른바 ‘정의로운 전환’이다. 기후위기 시대 세계 각국은 저마다의 탈석탄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전환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있고, 무엇보다 석탄화력발전 축소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면 바로 피해를 보는 시민들이 있다. 바로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지난해 5월, 석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현장 노동자들이 에너지전환 이슈를 얼마나 알고 있고,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가장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 물었다.

이때 탄소중립 실행에 있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을 주체로 세워야만 큰 혼란을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정의로운 전환 이슈는 에너지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Q. 2021년 발의한 에너지 관련 법안은 무엇이고, 현재 진행 상황은?

정의당은 기후위기 대응 정책 수립을 위한 ‘기후정의법’과 ‘탄소세법’ 발의를 마쳤다. 이제 정의로운 일자리를 위한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

우선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법’을 통해 탈탄소 산업으로의 전환과정에 일하는 사람, 자영업자, 취약계층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주체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일터에서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하는 법안을 준비 중에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노동관계 5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고용정책기본법’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노동자의 재고용·소득지원·직업지도·직업훈련 등에 관한 사항을 수립·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직업능력개발법’ 개정으로 기후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의 추진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노동자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근로복지기본법’을 통해 산업 재편으로 인력 수요가 증대하는 사업에 인력 양성을 위한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시행하거나, 비용을 지원할 수 있게 했다.

‘노사관계발전지원법’으로 국가 책무로서 노동자 보호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한 노사정 협력 활성화 지원에 관한 사항을 추가했다.

‘고용보험법’ 개정을 통해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의로운 전환 과정에서 직·간접적 피해를 볼 수 있는 산업에 종사하는 피보험자 등의 고용안정·취업지원·교육 등에 관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정의당은 이번 패키지 법안을 통해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하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려고 한다.

Q. 올해 에너지산업에 대한 전망은?

지난해 우리나라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UN기후변화협약에 제출했지만, 1.5도 목표에 턱없이 부족했고, 지난해 제26차 당사국총회에서 2030년 목표를 올해까지 다시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2022년은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해고, 기존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새로 수립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탈탄소화 전략’은 더욱 가속할 것이고,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요구도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Q. 천연가스 직도입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LNG직수입 산업이 탄소중립 이행과 에너지원 수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는 견해와 민간 주도의 에너지 수입은 국가적 수급 안정화에 해를 끼칠 것이라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직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예단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에너지 자원의 수급은 공공의 감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Q.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에너지 관련 정책은?

탈석탄 추진을 위한 기존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는 법적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 특히 민간 화력발전소의 경우 정부 정책만을 근거로 폐쇄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당연히 폐쇄에 따른 손실을 보상할 방안도 뚜렷하지 않다. 탈석탄을 위한 근거 법령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것부터 챙겨볼 생각이다.

Q. 에너지전환 시대를 맞아 석유산업에 대한 전망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의견은?

화석연료 퇴출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고, 석유도 소비량이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송용 석유 비중은 전기차, 수소차 전환을 계기로 더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석유산업의 정의로운 전환 역시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다.

Q. 수소인프라 구축이 빨라지고 있다. 향후 수소생태계 구축에 대한 방향성은?

현재의 수소 정책은 소위 ‘그린수소’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는 이른바 ‘그레이수소’ 정책이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그레이수소는 탄소중립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 그린수소에 대한 집중적 투자와 보급의 속도 조절이 원만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탄소중립에 따라 주유소, LPG충전소 폐업이 늘어나는 등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대한 평가 및 전망은?

앞서 줄곧 이야기했던 정의로운 전환은 비단 임금노동자에 국한한 것은 아니다. 주유소와 충전소 등 중소상공인·자영업자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정의로운 전환의 적용 대상은 더욱 폭넓게 설정해야 한다. 주유소와 LPG충전소를 전기차 충전소 등으로 전환을 유도하고 이를 지원하는 정책 등이 마련돼야 한다.

Q. 4차산업 시대 핵심광물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향후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입장은?

공기업의 해외 자원개발로 부실화 문제가 커졌다. 무분별한 실적 쌓기식 자원개발은 자제해야 하고, 주요 광물의 수입처다변화 등을 중심으로 유효한 자원 확보 전략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Q. 광업공단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경쟁력 확보방안은?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의 통합이 이뤄진 지 불과 몇 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당시 해외자원개발로 인해 광물자원공사의 자본잠식이 워낙 심각한 상태였기에 불가피한 통합이었다고 생각한다.
조직을 안정화하고, 물리적·화학적 결합에 도움이 되는 모든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Q. 원전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할 장소, 처리 기술을 우리는 갖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임시저장시설을 늘리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결국, 핵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탈핵정책이 해법이고, 기존에 만들어진 핵폐기물의 안전한 관리를 위한 기술개발, 관리와 처분 부지를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선결과제라고 본다.

Q. 2050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한 바람직한 에너지믹스는 어떤 것일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방안은 전 세계 공통이다. 기존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30년까지 모든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핵발전의 경우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과감한 에너지전환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Q. 한전과 발전공기업의 경영악화 해소를 위해 전기요금 현실화가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전기요금 현실화는 십여 년간 언급됐음에도 아직도 완전히 이뤄지지 못한 난제다. 현행 ‘연료비 연동제’는 실제 연료비를 전기요금에 적용하는 데 부적합하다. 현실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피해를 입을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에너지복지 정책이다.

▶ 류호정 국회의원은?
- 21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 21대 국회의원(비례대표/정의당)
- 정의당 기후정의일자리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 前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
- 前 정의당 원내대변인
- 前 정의당 홍보전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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