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털링엔진 보일러 ●복사냉방 시스템

외국의 대형 냉난방기 제조사는 다음 세대를 이어갈 새로운 형태의 냉난방 에너지기기를 연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기기나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느리다. 난방기는 그나마 고효율이라고 하는 콘덴싱보일러 활성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냉방기에 대한 연구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지금의 기후변화시대에 가시화된 ‘글로벌 녹색 기기 전쟁’ 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차세대 미래 에너지기기나 시스템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미래의 냉난방 시스템으로 연구가 한창 진행되는 ‘스털링엔진 보일러’와 ‘복사냉방’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경동나비엔 스털링엔진m-CHP.
발전과 난방 동시에

스털링엔진 m-CHP(일명 스털링엔진 보일러) 기술은 우리나라에서 생소하지만 유럽지역에선 많이 알려진 기술이다. 현재 유럽과 이에 대한 기초기술 격차가 10년 이상 벌어져 있으며 유럽 일부 국가는 최근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양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동나비엔은 외국 선진국의 에너지 정책과 기술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며 차별화한 고효율 친환경 콘덴싱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난방시스템인 스털링엔진 보일러 개발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개발 중인 초소형 가정용 스털링엔진 보일러는 일종의 열병합발전시스템으로 집에서 전기와 난방에 쓰일 온수를 만들어내는 미래형 난방기기다.

가정에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제품이기에 발전(700W-1KW) 과정 중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열원을 난방과 온수 등에 활용하고 부족한 열량은 제품 내에 일체화되어 있는 콘덴싱 보일러로 보충할 수 있다. 기존 일반 가스보일러의 효율이 약 83%(총발열량) 수준인 것에 비해 스털링엔진 보일러는 전체 시스템 효율(전기, 열)이 효율이 133% 수준에 달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가정 부문에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제품으로 가장 주목받는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스보일러 대체 가능

스털링엔진 보일러가 도입되면 가정에서 전기와 가스를 포함해 연간 에너지비용의 30% 이상을 절감할 수 있으며 기존 일반보일러를 설치한 주택과 대비해 온실가스 저감량은 연간 약 1Ton-CO₂eq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기존 가정용보일러와 설치방법, 장소가 유사해 보일러 대체시장이 형성되고 도시가스 공급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녹색에너지 기기를 보급하는 데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도 절약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차세대 에너지기기와 비교해도 스털링엔진 보일러는 장점이 많다. 연료전지와 비교했을 때 종합 효율(열+전기)이 더 높고 가격경쟁력도 좋다. 기존의 히트펌프가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제품에 속하지만 스털링엔진 보일러는 날씨에 관계없이 난방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난방 때 에너지효율도 높다.

이 ‘초소형 가정용 스털링엔진 열병합발전시스템’ 기술은 앞으로 우리나라 미래 에너지 테크놀로지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시스템이 1200만대에 달하는 가스보일러를 대체하게 된다면 에너지 효율 향상과 온실가스 저감에 이바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탄소 녹색제품의 외국시장 진출을 선도하게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경동나비엔의 스털링엔진 보일러는 네덜란드의 Kiwa Gsatec에서 2010년 03월에 필드 테스트용 CE인증을 획득했다. 5월부터 순차적으로 설치수량을 늘려가며 필드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2012년 상반기에는 유럽 CE인증을 획득할 것이란 예상이다.

경동나비엔 측은 “기술개발이 완료되면 2020년 이후 보일러 시장에 주도적으로 보급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보일러에 스털링엔진을 장착하는 방식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보일러로 선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복사냉난방 개념도.

복사냉방은 차가운 ‘온돌’

우리나라에서 여름에 가장 많이 이용하는 냉방방식은 에어컨을 이용한 방식으로 이는 ‘대류냉방’에 속한다. 대류냉방은 실내의 어느 한 부분의 공기를 직접 차갑게 한 후 대류현상으로 실내 전체의 온도를 차갑게 하는 방식이다.

냉방 방식 중 ‘복사냉방’이 있다. 복사냉방을 쉽게 설명하려면 복사난방인 ‘온돌난방’을 떠 올리면 어렵지 않다. 온돌은 방바닥을 뜨겁게 해 실내 공기를 간접적으로 데워주는 방식으로 전형적인 복사난방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복사냉방은 방바닥이나 천장 또는 벽을 차갑게 해 그 영향으로 실내 공기를 차갑게 해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온돌의 반대 개념인 ‘냉돌’이 복사냉방이라 할 수 있다.

복사냉방은 1970년대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에너지절감 성능에 대한 관심에서 처음 시작됐다가 1990년대에 독일에서 처음 복사냉방을 적용한 사무용 건물이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복사냉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GS 그린텍’이 선두에 있다. GS그린텍은 지난해 1월에 국내 최초로 복사냉방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서울대학교와 산학협력단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시스템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한바 있다.

서울대학교는 복사냉난방과 관련해 국제표준안을 마련하고 국제표준기구 기술위원회(ISO/TC) 회원국 투표에서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 국제표준안으로 채택되도록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정도로 복사냉방에 대해서는 최고의 이론적 원리를 마련한 곳이다.

GS그린텍이 이처럼 복사냉방을 도입하고자 하는 배경에는 거주자의 열적 쾌적함에 대한 요구가 상승함하고 대부분의 주택이 바닥복사난방시스템인 온돌을 채택하고 있음을 고려해 앞으로 새로운 냉방방식에 대한 대안의 하나로서 주목하기 때문이다.

즉 기존의 난방 시스템인 온돌을 그대로 이용한 ‘바닥복사 냉방방식’을 도입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과·기존 난방용 배관에 냉수를·이용한 냉방방식이 도입되면 경제성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이러한 시스템이 활성화하면 주택, 병원, 도서관, 연구실, 박물관, 문화예술시설, 레스토랑 등 공조소음 및 기류감에 문제가 되거나 장시간 쾌적성을 요구하는 장소에 적용하기에 적합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스털링보일러 개념도.

한국에 적용은 쉬우나 제습이 문제

가스나 지역난방의 열을 이용할 수 있기에 여름철 전력부족 현상을 해소하는데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연속운전에 의한 부하 분산과 피크전력 시간대 이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복사냉방은 유지비도 적다. 공기보다 열용량이 큰 물을 열매로 사용하므로 기존 에어컨방식에 비해 열수송 에너지가 적고 대류방식에 실온을 상대적으로 높게 또는 낮게(약1℃) 유지할 수 있으므로 에너지 절감에 큰 효과가 있다.

서울대학교 김광우교수의 ‘저에너지 냉난방 시스템의 적용 및 개발동향’ 논문에 따르면 기존 에어컨 방식보다 약 11~14%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복사냉방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적 쾌적함을 안겨준다. 최소한의 송풍장치만 장착하기에 소음이 적고 공기 중 미세먼지나 세균의 부유물이 적어 실내 공기질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실내의 온도와 습도분포(55~60%RH)가 일정하게 유지돼 노인과 아기에게도 쾌적함을 안겨준다. 또 실내에 최소의 외기만 공급하므로 덕트 사이즈가 작아 건축비가 저렴한 뿐만 아니라 기존의 온돌배관에 냉수를 공급하는 방식이기에 초기투자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장점이 많은 복사냉방 시스템은 전기나 가스, 지역난방의 열, 지열과 같은 열원으로 냉열을 만드는 ‘열원’과 냉열을 전달하는 ‘분배시스템’, 각 공간 부하를 없애는 ‘터미널 유닛’으로 나뉘어 있다.

복사냉방 시스템은 터미널 유닛을 온돌의 바닥파이프처럼 바닥패널 혹은 천장패널을 쓰거나 모세관 튜브 혹은 콘크리트 구조체를 사용한다.

한국에서 이 같은 시스템을 쓰기에 단점도 있다.

고온다습한 한국의 여름 기온의 특성상 습기가 찬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반드시 제습이 필요하다. 지금으로선 복사냉방 시스템 외에 별도의 제습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 있다.
 
또 온돌을 가동하는데 쓰이는 보일러가 단일의 제품으로 난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열원장비, 분배시스템, 복사패널 등에 대한 통합적인 제어시스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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