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지식경제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은 한국태양열협회를 중심으로 태양열업계는 내년부터 침체된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조승규 한국태양열협회 회장을 필두로 29개 회원사들이 한목소리로 정부에 대한 지원 확대를 요구할 방침이다.

본지는 신년특집기획으로 태양열 업계의 현안과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살펴보고 업계가 바로 서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들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인증절차 간소화 및 부품ㆍ공업 표준화 시급"

협회, 통합 A/S센터 추진 등 사후관리 고심

 

▲국내외 태양열시장 동향

태양열 온수 시장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보급정책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보급 성장세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EU는 ‘SUNSTOR 4’ 프로젝트 등을 통해 태양열과 타 신재생에너지 Heating System을 복합화 한 신재생 하이브리드 지역난방의 시범보급을 실시하고 있으며 미국, 싱가포르 및 중동지역도 태양열 지역난방 및 Block Heating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향후 황금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PTC 태양열발전의 경우 스페인, 이태리, 미국을 주축으로 연간 약 1GW규모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이는 금액적으로 보면 약 12조원규모로 세계적으로 PTC 태양열발전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도 태양열산업의 강국으로 성장하고 있다. 주택용 태양열 온수기 및 온수급탕 시스템으로 현재 전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국내 태양열시장을 살펴보면 2006년까지는 대부분 주택보급사업으로 소규모 용량을 설치했으나 이후 산업분야에서 대단위 태양열시스템의 설치가 진행됐다. 2008년부터 태양열과 흡수식냉동기를 이용한 태양열 냉난방시스템이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협회 회장사인 선다코리아가 100kW PTC 태양열발전 실증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2011년 현재 국내 태양열시장은 750억원 규모로 △지방보급사업 142억원 △그린홈100만호보급사업 300억원 △일반보급 138억원 △기타 일반시장 170억원 수준이다.

▲태양열업계의 애로사항

현재 태양열산업은 정부, 업계가 모두 인정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전문기업으로 등록한 회사는 182개사이지만 전담해 활동하는 곳은 43개사에 불과한데 이는 그만큼 업체 수에 비해서 수익 구조가 취약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태양열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장 자체가 일반보급 및 지방보급사업 등 정부의 지원에 의한 보급사업 외에는 판로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 확대 한계와 맞물려 기업의 수익 구조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2009년 기준으로 당시 국내 전체 생산량은 40만m²였지만 2009년 보급 실적은 약 9만6000m²에 그쳤다. 즉 생산능력의 20%만이 판매가 이뤄진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저가 이중 진공관 집열기의 무분별한 수입이 늘어나면서 전체 보급물량 중 80% 이상이 중국산 제품으로 채워지고 있어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제조업체의 타격이 컸다. 또 지난해에는 정부의 지원 예산마저 반토막나면서 업계는 더욱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특히 시장의 위축으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제조업체들이 절비투자를 기피하면서 생산설비·공정이 낙후되고 시공능력이 취약한 영세 수입업체들이 난립하면서 결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 활성화 위한 당면과제

전문가들은 태양열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원활한 A/S 체계를 갖추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리, 교체 등 일반적인 사후관리조차 버거운 영세 업체들이 많아 소비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열협회의 관계자는 “소비자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서 태양열설비의 정기적인 점검 및 정비는 필수이며 이를 협회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라면서도 “협회의 자금 부담만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협회는 통합 A/S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예산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는 정부가 재원 마련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현재 지경부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과제는 태양열을 이용한 지역난방 사업의 추진 및 RHO(열부문 신재생에너지 의무화)제도의 조기 도입이다.

태양열과 이용한 하이브리드 지역난방은 효율 및 경제성이 높아 최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시범보급을 통해 활성화되고 있는 단계다. 연중 사용가능하고 사후관리가 용이한 것이 장점이며 지열, 바이오연료와의 통합 적용으로 100%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열 공급이 가능하다.

또한 비전력 신재생에너지원으로 분류돼 있는 태양열의 경우 RHO제도 도입을 통해 태양광, 풍력 등 발전에너지원에 적용되는 RPS(신재생에너지의무화제도)와 같이 의무적으로 태양열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 보급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협회와 업계는 10대 그린프로젝트 사업 핵심 분야에 태양열을 추가해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태양광, 수소연료전지, 풍력은 3대 핵심분야로 선정돼 집중지원하고 있으나 태양열은 여기서 제외돼 있다는 것.

이밖에도 협회가 주도해 태양열시장을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산학연이 공동으로 태양열 이용 기술개발 및 보급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데, ‘태양열 냉난방시스템 이용’에 대한 기술개발 기반 구축과 태양열발전시스템 상용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 및 시범보급사업 추진에 힘쓰고 있다.

▲개선돼야 할 사항들

A/S 문제가 태양열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왜 사후관리가 잘 되지 않는가’라는 근본적인 의구심이 들게 된다. A/S 문제는 기본적으로 영세 업체의 난립에 기인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여기서 더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정부의 전문기업 선정 방식의 문제가 드러난다.

보급사업 참여 입찰은 각 지자체의 지역제한에 따라 지역 내 전문기업들이 입찰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영세한 업체들도 전문기업 등록만 돼 있다면 참여가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정부의 전문기업 선정 방식이 ‘신고제’라는 점이다. 별도의 심사를 거치지 않고 최소한의 기본 요건을 충족하고 신고만 하면 누구나 전문기업으로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영세 업체들이 난립하도록 자리를 마련해 준 꼴이 돼버린 것이다.

검증되지 않고 단지 등록 전문기업이라는 이유로 설치 경험이 없는 기업들이 시스템을 설치함에 따라 부실시공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설치 후 업체가 폐업하게 되면 사실상 A/S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맹점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설비 제조사 또는 실적평가를 통해 우수 전문기업을 별도선정, 이들에게 설치공사를 위임하는 등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인증 절차의 간소화도 꾸준히 요구돼 온 사항이다. 기본적으로 인증기관 및 인증설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신기술·신제품에 대한 인증 대기기간의 장기화로 출시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으며 인증에 소요되는 시간 및 비용이 과다 지출되고 있는 것도 개선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인증받은 제품과 동일한 사양의 부품 및 제조 공정이 적용되는 신제품에 한해 인증시험을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표준화도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설치 부품 및 설치 공법의 표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저급부품 사용과 규격외 부품 사용에 따른 비효율적인 시스템공법 적용으로 전체적인 효율 및 성능이 저하되고 있다는 것. 이는 결국 사후관리 비용 과다지출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업계는 조속한 정책과제 추진으로 표준화 유도에 힘쓸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인증표준이 정비되면 표준 부품 및 공법 적용으로 시스템의 신뢰도가 향상되고 가격 경쟁력도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최소한의 비용으로 타사설비에 대한 A/S가 가능하게 돼 신뢰성이 강화될 수 있다.

이밖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설비 자부담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설치업체가 선투자하고 운영결과와 연계해 일정기간동안 회수하는 시스템 렌탈제 방식의 도입도 거론되고 있다. 이는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을 없애고 설치업체의 자발적인 사후관리를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태양열에너지의 미래

태양열에너지는 잠재력이 강하다. 특히 향후 산업용 태양열시장과 태양열발전시장은 우리 기업들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분야로 이를 위한 준비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주로 가정용으로 쓰이고 있는 태양열에너지의 산업화 응용을 위해 ‘Task 49’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태양열에너지의 산업응용을 위한 집열기 및 부품 개발, 성능 개선 △산업용 태양열 집열기와 시스템의 고온 성능 특성 분석 △성능시험방법 개발 및 특정 조건에서 집열기 비교분석 방법 개발 △해석 및 축열을 이용한 태양열시스템의 최적화 △최적 시스템 통합을 위한 공학적 시스템 개발 등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태양열에너지의 산업용 응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데, 주된 이유로 전체 에너지소비량 중에서 산업용 에너지의 소비량이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EU의 경우 산업용에너지가 전체 에너지소비량의 약 28%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태양열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또다른 이유로 산업용에너지는 주로 중저온 영역의 에너지임을 감안할 때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으로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라는 점을 꼽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약 30% 100℃ 이하이고 57%가 400% 이하이다.

식품, 주류, 음료수, 운송장치, 기계류, 섬유, 제지 등의 산업분야에서는 250℃ 이하의 에너지소비량이 약 60%를 차지한다. 그만큼 중저온의 태양열기술을 응욜할 수 있는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산업용 에너지는 일단 소비량이 많고 연중 변화가 거의 없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또 태양열집열기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다소 다른 온도레벨도 적용이 용이한 편이다.

적용분야도 다양해 청소, 건조, 증류, 열처리, 저온 살균, 페인팅 등 여러 분야에서 태양열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열 발전시스템은 현재 국내기업 선다코리아(주)가 정부 과제로 추진 중인 PTC(Parabolic Trough Concentrator)를 비롯해 접시형 발전시스템(Dish Type Concentrator), 타워형 발전시스템 등으로 분류되고 있다.

접시형과 타워형의 경우 고온 및 대규모 발전시스템으로 높은 비용과 방대한 설치 면적을 필요로 해 국내 시장에서는 PTC 발전시스템(300℃ 이하 중온)이 적합하다는 평가다.

미국은 넓은 사막의 유휴 부지를 활용해 1985년부터 태양열발전을 시작했으며 EU는 스페인, 이태리를 중
심으로 2010년 기준 최소 1GWe 규모의 태양열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현재 추진 중인 PTC 태양열발전 과제가 성공해 상업화에 들어가면 태양열발전의 RPS 편입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A/S 문제 등 당면 현안의 해결이 우선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세계 시장 진출은 반드시 추진해야할 사안”이라며 “내수시장이 개선되면 그 수익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 국내 업계의 기술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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