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글로벌 기상이변과 코로나 19 팬더믹이 지구온난화에 기인한다는 주장이 대두되면서 탄소중립 실현은 인류가 미래세대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핵심과제가 됐다. 우리나라도 2020년 12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온실가스 감축 의지를 전 세계에 표명했다.

2050 탄소중립에서는 5대 탄소저감 전략방안을 마련했는데 첫째, 깨끗하게 생산된 전기·수소의 활용 확대, 둘째, 디지털기술과 연계한 혁신적인 에너지 효율향상, 셋째, 탈탄소 미래기술 개발 및 상용화 촉진, 넷째, 순환경제로 지속 가능한 산업혁신 촉진, 다섯째, 산림·갯벌·습지 등 자연생태의 탄소흡수 기능 강화 등이다.

순환경제는 제품을 제조하여 사용 후 폐기하는 선형경제와 달리 제품의 제조, 사용 및 폐기까지는 선형경제와 같으나 폐기단계에서 이차폐기물을 제로화하는 것이 다르다. 따라서 선형경제가 끊임없이 제품을 소비해야 성장하는 경제방식인 반면, 순환경제는 제품의 전생애 주기에 잠재해 있는 제품의 재활용성을 극대화해 지속성장하는 경제방식이다.

국가 GDP에서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산업부문에서의 온실가스감축 성과 도출이 있어야만 탄소중립 목표실현이 가능해진다. 일반적으로 산업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은 제품의 제조단계에서 에너지 소비 형태에 의해 좌우된다.

즉 깨끗하게 생산된 전기·수소를 이용해 제품을 제조할 때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순환경제의 입장에서 보면 제품의 제조단계 외에 제품의 사용 및 폐기단계에서도 에너지 저감이 가능하다.

순환경제 측면에서 탄소저감은 제조단계에서 천연자원 대신 재생자원의 사용량을 높이고, 사용단계에서는 사용 빈도가 낮은 제품을 공유경제 시스템의 도입으로 재활용성을 높이며, 폐기단계에서는 사용후 제품의 성능을 복원해 수명을 연장하거나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한 폐기물로부터는 유가자원을 회수, 재생원료로 재활용함으로써 탄소저감을 이룰 수 있다.

재생자원을 생산하는 재자원화(물질재활용)는 천연자원으로터 원료를 생산하는 것에 비해 약 20% 정도의 에너지 저감이 가능하고, 재제조(이차제조) 제품은 신품 대비 약 70% 이상의 에너지 저감이 가능하다고 한다. 따라서 순환경제에 의한 탄소저감은 배출원으로써의 역할보다는 감축수단으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순환경제에 의한 탄소저감 목표달성을 위해 '순환경제 탄소중립 기술로드맵'을 마련했으며, 실천방안으로 '탄소중립 산업핵심기술개발'이라는 예타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순환경제 탄소중립 로드맵은 첫째, 재생자원의 저탄소 산업원료·소재화 기술개발, 둘째, 순환경제 전환 재제조 산업 확대 및 기술고도화, 셋째, 미래산업 순환경제 체제 구축 혁신기술개발, 넷째, 저탄소 순환경제 전환 기반구축 등으로 이뤄졌다.

순환경제 탄소중립 예타사업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8년에 걸쳐 성과도출이 가능한 기술개발을 목적으로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및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4대 탄소다배출 산업과 비철금속 조선 등 6대 일반산업과 산업 공통분야로 자원순환 등 3개 분야로 총 13개 내역사업으로 구성됐다.

순환경제 예타사업은 첫째, 미래산업의 순환경제를 구축하는 것, 둘째, 전통산업을 순환경제로 전환하는 것, 셋째, 탄소다배출 산업부산물의 순환성을 제고하는 것 등 3개 영역의 10개 전략과제로 구성됐다.

미래산업 순환경제 구축에는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 미래산업의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서는 순환성이 용이한 에코디자인이나 폐기시 분해가 용이한 혁신소재 기술개발 등 3개 단위과제로 구성됐다.

전통산업의 순환경제 전환에는 사용후 내연기관을 친환경 에너지 사용이 가능한 엔진으로 재제조하는 것을 비롯해 공작기계 및 건설기계 등의 재제조 기술고도화 관련 4개의 단위과제로 구성됐다. 

탄소다배출 산업부산물의 순환성 제고 관련 기술개발은 철강 및 석유화학 부산물로부터 산업원료·소재화하는 기술개발 등 3개의 단위과제로 구성됐다.

이와 같은 순환경제 탄소중립 기술개발사업이 성공할 경우 순환경제에 의한 탄소 저감효과는 2030년 기준 953만톤CO₂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산업부분 전체 탄소절감효과의 약 9.7%에 달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제조업이 발달된 우리나라에서 진정한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탄소저감 산업핵심기술개발' 사업은 꼭 성공해야 하며, 순환경제에 의한 탄소중립 기술개발 또한 꼭 확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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