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희 의원 "기술확보 걸음마 수준...핵심기술 확보 우선"

[에너지신문]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것으로 의결한 가운데 실현이 가능할 것인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탄소중립 기술 확보가 걸음마 수준이라는 것이 그 이유로,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핵심기술 확보가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양금희 의원(국민의힘)은 19일 "2010년 이후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공공 연구기관이 수행한 탄소중립 관련 연구개발 2488건 중 77.8%(1934건)가 경제적 성과를 거두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 의원이 탄소중립 관련 주요 9개 기관의 최근 연도 성과분석 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다. 분석 대상 기술은 태양광, 에너지저장, 연료전지, 수소, 섹터커플링, 풍력, CCUS, 청정발전, 순환자원 등 세부사업과 기술분과 매칭을 통해 각 사업별 PM의 과제별 검증 작업을 거쳤다.

경제적 성과는 연구개발을 통한 결과물로 사업화나 기술이전을 통해 매출을 올린 사례를 말한다. 9개 공공기관이 2010년 이후 탄소중립 기술개발을 위해 투입한 연구비는 총 4조 3859억원이었다. 이 중 경제적 성과를 거두는 데 실패한 과제(1934건)에 투입한 연구비는 2조 9462억(67.2%)에 달했다.

다만 경제적 성과 금액의 합은 투입한 연구비와 엇비슷했다. 9개 기관이 탄소 중립 기술로 올린 매출액은 4조 8200억원으로 총 연구비 4조 3859억원보다 소폭 많았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전경
▲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전경.

실적이 가장 좋은 분야는 청정화력 기술(2조 8010억원)이었다. 특히 에너지기술평가원의 ‘1000MW급 초초임계압 주기기 시스템 상용화 기술’ 단일 건으로만 올린 성과가 2조 584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탄소중립 기술 실적(4조 8200억원)의 약 58% 수준이다.

초초임계압 발전은 석탄 발전의 온도와 압력을 높여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지만, 이번에 발표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석탄발전은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개발된 기술 중 경제적 성과의 58%를 차지하는 기술도 함께 좌초된다는 게 양 의원의 설명이다.

양 의원에 따르면 경제성과가 아닌 기술 수준으로 평가했을 때 양산단계(사업화)에 이른 탄소중립 기술은 소수에 불과했다.

9개 기관 탄소 중립 연구개발 성과보고서에 나온 기술 수준 평가를 집계하면 양산단계인 TRL9 단계는 57건(2.1%)에 불과했다. 실용화 단계인 TRL7(시제품 성능평가)과 TRL8(시제품 인증)에 해당하는 기술도 각각 302건(12.1%)과 212건(8.5%)에 그쳤다.

전체 탄소 중립 기술 중 실용화 이상 수준에 이른 기술은 22.7%(571건)이었다. 9개 기관이 연구개발 중인 기술 중 가장 많은 등급은 TRL6(시제품 성능평가)으로 405건(16.2%)이었다.

양금희 의원은 "양산 단계인 TRL9 수준에 이르렀다고 해도 실제 상황에 적용하기 위해 준비됐다는 것을 의미할 뿐, 추가적 실증 과정이 더 필요하다"며 "정부가 2050년 탄소 중립의 장밋빛 청사진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보다 실질적인 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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