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탄소 대체에너지…도입은 ‘필수’
정부-기업-지자체-소비자 관심·지원 필요

[에너지신문] 세계 곳곳에서 이상고온, 산불, 해수면 상승 등 기후이변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 정책 수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수단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확대와 더불어 언급되는 것이 바로 ‘수소경제로의 전환’이다.

수소는 친환경적이면서 액체나 고압기체 등 다양한 형태로 저장이 가능하고 태양광이나 풍력과 달리 운송하기 편리한 에너지다.

특히 철강산업과 같은 산업공정에서 탄소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도 주목받고 있어 이제 전 세계 수소경제의 도입은 ‘필수’가 됐다.

EU 집행위원회는 2020년 7월 유럽 수소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수소가 운송·산업·건물분야 탈(脫)탄소화를 위한 최적 혹은 유일한 선택지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맥킨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경 세계는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연간 60억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으며, 2조 5000억달러 규모의 새로운 수소산업 시장이 창출되고 전 세계적으로 약 3000만개에 달하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 세계가 수소사회로의 전환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수소경제는 기존의 화석연료가 차지하고 있던 에너지원을 대체하기 위한 것인만큼 자원 확보(수소 채집 및 저장), 동력기술(수소연료전지), 활용(수소차, 수소발전소 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의 발전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수소경제의 확산을 위해서는 수소공급망 인프라 구축은 필연적이며, 우선시 돼야 한다. 

이에 주요 국가들은 수소에너지의 동력으로 주목받는 수소공급망 인프라의 핵심요소인 수소충전소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수소가 운송, 발전, 건물 에너지, 산업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지만, 수소모빌리티 분야의 활성화가 수소경제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으로 전 세계가 셧다운되거나 국경이 폐쇄되는 등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각국 정부들은 수소충전소 설치를 확대시켜 2020년에는 전년대비 31% 증가한 608개소(누적)가 설치되는 등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74개소가 증가, 682개소(누적)가 구축됐다. 나라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까지 설치된 수소충전소(누적)는 일본에 가장 많은 147개소(21.6%)가 설치됐고, 중국 146개소(21.4%), 독일 91개소(13.3%), 미국 78개소(11.4%), 한국 74개소(10.9%)로 뒤를 잇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수소충전소 보급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수소전기차 보급대비 충전소 설치대수를 비교하면 여전히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 주요국 수소충전소 구축 현황.
▲ 주요국 수소충전소 구축 현황.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수소전기차 보급은 1만 5403대로 세계 최고 수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지만 수소충전소 1곳당 담당해야할 수소전기차 대수는 208.1대로, 세계 평균 67.3대에 비해 차이가 크다. 수소정책을 가장 적극 추진 중인 나라로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수소충전소 부족 문제가 수소경제 활성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수소경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국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명확하게 들어난다. 중국은 빠른 속도로 수소충전소를 설치해나가고 있다. 현재 추진중인 수소충전소만 190여개가 넘는다.

당초 중국 정부는 2025년 300개소, 2030년 1000개소 설치를 목표로 했으나 수소산업 강화정책으로 지방정부에서 수소전기차 도입과 더불어 수소충전소 설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발표한 내용을 보면, 2025년 수소충전소 1100개소 설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역시 충전소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로 수정된 수소성장전략에서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의 설치를 기존 900개에서 1000개로 확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는 2020년 수소충전소 100기 설치를 목표로 했던 우리나라와 대비되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수소충전소가 위험하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적합한 부지 찾기가 어렵고, 주민들의 설득하기 어려워 수소충전소를 완공하고도 오픈을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면 일본, 독일 등 수소 선진국들은 수소충전소 안전성에 대한 홍보와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의 일환으로 도심이나 놀이공원 등 사람들이 많은 곳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수소산업은 탄소중립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수소경제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프라를 마련하는 일이라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 독일 함부르크 도심 속 수소충전소(왼쪽)와 일본 시바코엔 공원 앞 수소충전소.
▲ 독일 함부르크 도심 속 수소충전소(왼쪽)와 일본 시바코엔 공원 앞 수소충전소.

정부도 수소충전소의 신속한 구축을 위해 부지선정부터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하고 있고 정부는 수소충전소 운영지원을 통해 사업성을 제고,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주민 수용성과 설치장소에 대한 획기적인 방안이 없으면 계획대로 진행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기업 성장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물류망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듯이 수소경제 선진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소인프라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수소산업이 우뚝서기 위해서는 수소충전소 확대가 필수조건인 점을 인지하고 정부-기업-지차체-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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