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사고 급증…변압기 용량부족·설비 노후화 주원인
세대별 변압기 용량산정 기준 마련 등 제도개선 추진

[에너지신문]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공동주택 정전사고 급증에 따라 사고발생 원인을 분석, 변압기 용량산정 기준을 마련하는 등 정전사고 예방을 위한 전기안전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1~8월간 집계한 전기재해 통계에 따르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정전사고가 총 312건 발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7월에 발생한 정전사고는 210건으로 올해 1~8월 발생한 전체 정전사고(312건)의 67.3%를 차지했다.

산업부가 전기안전공사와 합동으로 아파트에서 발생한 정전사고의 원인 및 설비 운용특성 등을 조사한 결과, 여름철 폭염이라는 계절적 요인에 더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출 자제, 재택근무 등으로 공동주택에 머무는 시간 증가로 전력수요가 늘어나면서 아파트 단지 내 총 전력사용량이 변압기 용량을 초과, 차단기(보호장치)가 바로 작동하거나, 변압기‧차단기 등 주요 수전설비의 노후화에 따른 설비수명 저하로 고장상황(소손 등)이 발생, 정전사고로 이어진 것이 확인됐다.

동서발전 관계자가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변압기 과열 상태를 진단 중이다.
▲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변압기를 진단하는 모습(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또한 인덕션,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과거에 비해 소비전력이 큰 가전제품 보급 확대로 일상생활 속 전력수요가 증가했으나 1991년 이전 건립된 공동주택의 경우 세대별 전력사용 설계용량이 당시 기준인 1kW 수준에 불과해 최근 세대 내 전력사용량(세대당 평균 3~5kW)을 감안하면 정전사고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산업부는 최근 기후환경 및 주거생활 패턴 변화 등을 고려, 공동주택 정전사고 예방을 위한 전기안전관리 강화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공동주택 정전사고의 주원인인 변압기 용량부족 문제해결을 위해 전기설비 안전기준인 '전기설비기술기준'에 국토부 '주택건설기준규정'의 공동주택 세대별 용량 산정기준을 신규 반영, 공동주택의 설계단계부터 적정한 변압기 용량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변압기 운영상태 등에 대한 검사기준(변압기 용량, 전류 불평형률, 온도 등)을 강화해 정기검사 시 변압기의 설비상태와 관리가 미흡한 경우 불합격 조치 등을 통해 자발적인 시설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동주택을 전기설비 안전등급(5등급, A~E) 대상으로 지정, 등급별로 중점관리를 실시할 예정이다.

신청률 저조 등으로 사업수요가 높지 않은 ‘노후변압기 교체 지원사업’을 정기검사와 연계시켜 활성화할 예정이다. 변압기 과부하로 정전발생 우려가 높은 노후 아파트의 변압기 및 차단기 교체 비용을 지원하고, 정기검사 시 변압기 용량부족 등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공동주택을 지원사업 우선 대상으로 지정, 노후 변압기 등의 교체를 지원할 계획이다.

공동주택 정전사고가 주로 야간에 발생하는 점을 고려, 전기안전관리자 등 관리주체가 변압기 운전상태(누설전류, 전력사용량 등)를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 변압기의 원격감시(운전상태) 기준을 마련하고, 기술기준 개정을 통해 저압측 주배전반에 원격감시장치 설치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공동주택 전기안전관리 강화방안이 증가하고 있는 정전사고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제도개선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조속히 준비, 차질없이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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