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예산 680억 투입했으나 전력생산 원전 2% 수준
"내년 사업 지속 어려울 듯"...신재생 중심 확대 개편

[에너지신문] 서울시 아파트 미니태양광 보급사업이 퇴출 위기를 맞았다. 투입된 예산에 비해 보급률이 저조한데다 전력 생산량도 현저히 낮아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22일 구자근 의원(국민의힘)은 "서울시는 故 박원순 전 시장 재직 기간 중 미니태양광 설치 사업에 시예산 680억원을 투입했으나 설치 실적 및 전력 생산량이 부진한 상황"이라며 "현재 서울시는 미니태양광 사업에 대한 '출구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의 역점 사업인 미니태양광은 '태양광 100만가구 확산'을 목표로 추진됐다.

아파트 베란다, 주택 옥상 등에 설치하는 소규모 태양광 시설로 서울시가 보급업체를 선정하고 시민들은 서울시 홈페이지에 게재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가 보조금을 제외한 자부담금을 보급업체에 납부하면 보급업체가 서울시에 보조금을 신청, 수령한다.

▲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구자근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가 보급업체에 지급한 보조금은 7년간 592억원에 달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설치 건수는 32만 3909건. 당초 목표였던 100만가구의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아파트 베란다의 경우 방향 및 맞은편 건물 유무에 따라 발전량의 편차가 커 입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니태양광의 전력 생산량도 8년간 4만 5487TOE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전 1기의 연간 전력 생산량인 200만TOE의 2.3%에 해당한다.

구자근 의원은 "서울시가 미니태양광 보급 확대를 위해 산하 공기업을 전방위적으로 동원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서울에너지공사에 미니태양광 보급이 부진한 일반아파트 247개단지 리스트와 함께 아파트 단지를 직접 방문, 미니태양광을 홍보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는 것. 247개단지 리스트를 보면 입주한 24만 1395개 세대 중 미니태양광 설치세대는 3478개에 불과했다.

미니태양광 보급실적을 늘리기 위해 서울도시주택공사 신규아파트도 활용했다. 서울시가 SH공사에 신규아파트에 미니태양광을 설치를 확대하고, 설치에 동의하지 않는 임대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협조요청을 하도록 지시했다는 것.

▲ 2012~2020년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 건수 및 용량(출처: 서울시)
▲ 2012~2020년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 건수 및 용량(출처: 서울시)

여러 잡음이 일자 최근 서울시는 내년도 미니태양광 사업에 대한 출구전략 모색에 착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내년에는 사업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며 "향후 연료전지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전체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에너지정책 확대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미니태양광 보급을 담당하고 있는 태양광지원센터도 향후 신재생 중심으로 센터명을 바꾸고, 기능을 재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