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속 인사이트, 가상발전소 비즈니스의 핵심
데이터연동 위한 표준화‧상호운용성 역량, 성공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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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신문] 가상발전소란 물리적으로 곳곳에 분산되어 있는 에너지 자원들(DER: Distributed Energy Resources)을 모아 하나의 발전소 형태로 운영함으로써 전력 시장 내 전력 생산부터 판매‧거래까지의 비용 감소 및 효율 증대뿐만 아니라 각각의 에너지 자원들이 흩어져 있을 때보다 그 효용성을 극대화 시키는데 목표가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 기존 전력망과 연계되어 실시간으로 에너지 자원 상태 모니터링 및 다양한 가상발전소 비즈니스 모델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핵심 인프라다.

성공적인 가상발전소 운영을 위해서는 가상발전소 내에 연계된 모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가 필수적이다.

가상발전소 운영 플랫폼(또는 시스템 또는 솔루션)은 각기 다른 에너지 자원들에 연계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부터 실시간 자원의 상태 정보를 수집하며,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에너지 자원 운영 목적(에너지 자원 운영 최적화 및 시장 참여 이익 극대화, 전력망 안정화 등)에 따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에너지 자원에 이벤트를 발령(Dispatch)하여 제어를 할 수 있다.

가상발전소를 통한 다양한 편익이 고려되고 있으나 안정적인 전력계통 운영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IT 인프라 상에서 동작하는 가상발전소 플랫폼과 연동되어 동작하는 이종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수집 데이터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이슈다.

전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가상발전소 시장에서 표준화와 상호운용성이란 키워드들은 소리없는 전쟁의 주인공 중 하나이다. 이 전쟁과 같은 경쟁 속에서 누가 패권을 지느냐에 따라 산업 지형이 바뀌고 변화하는 산업 지형 속에서 기업의 흥망성쇠뿐만 아니라 국가적 경쟁력이 좌지우지 될 수 있다.

필자의 회사에서는 태국의 한 전력회사 대상으로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솔루션의 안정적인 런칭을 위해 최근 작은 규모의 PoC를 완료하였다. 작은 규모의 PoC 임에도 불구하고 태국 전력회사의 요구사항 및 태국 내 기술 인프라 요건들을 충족해 나가며 실증 사이트별 데이터 수집 및 제어를 하기 위해 한국의 소프트웨어(필자 회사의 에너지 관리 솔루션)와 캐나다 회사의 하드웨어, 덴마크 회사의 하드웨어, 태국 회사의 하드웨어를 통합한 실증을 진행 하였다.

이와 같은 기술 연계 복잡성뿐만 아니라 코로나19라는 판데믹 상황까지 겹치게 되어 자재 조달 시 많은 시간 낭비와 이종의 시스템 간 연동 작업 시의 각기 다른 프로토콜 간의 인터페이싱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비용 역시 많이 발생하였다.

위와 같이 아직 가상발전소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기 위한 기술 표준화가 안되어 있는 상황에서의 시장 초기 개척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다. 가상발전소 기반의 글로벌 사업을 준비하는 회사에서는 각기 다른 기술 성숙 수준을 가진 시장 상황 및 시장 내 고객의 요구사항을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가별 전파인증 제품과 같이 인증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통한 시스템 연동, 보안성 고려 등 하나의 플랫폼이 동작하기 위해서는 매우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야 한다.

하지만, 위에서 든 작은 규모의 PoC 예시와 같이 태국에서 진행된 방식으로 규모 있는 사업을 진행하게 될 경우 가상발전소 플랫폼과 각기 다른 이종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들 간의 연동 및 검증, 관리를 위한 매우 큰 비용 지출이 초래될 수 밖에 없다.

가상발전소 플랫폼의 속성 상 어쩔 수 없이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시스템이 연계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각기 다른 포맷의 데이터 연동을 위한 표준화 및 상호운용성 역량을 누가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폭넓게 제시하느냐가 사업화 속도 및 사업화 성공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가상발전소 플랫폼은 이와 같은 표준화 및 상호운용성 제공 역량을 토대로 실시간 에너지 리소스 상태 및 관련 정보를 수집, 분석하여 전력 수급 및 공급 균형을 맞추기 위한 수요 및 발전 예측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기 다른 이종의 시스템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빅데이터화 하여 AI/ML 기반으로 분석해야 하는데,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De facto standard 수준의 공동 데이터 모델링과 인터페이스 표준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서만이 가상발전소 플랫폼에 수집되는 데이터의 품질을 관리할 수 있으며, 가상발전소 플랫폼 위에 동작하거나 외부에 연계된 시스템과의 표준 API를 통한 다양한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위에서 서술된 가상발전소 플랫폼의 역할을 보자면 복잡하고 난해해 보일 수 있으나 단순하게 접근하자면, 안정적인 전력 계통의 운영과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이 도구의 운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또 빅데이터화 된 데이터들 속에서 얼마나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해 내는지가 핵심이다.

2019년도 전력거래소에 의해 개설된 소규모전력중개시장은 ‘소규모전력자원(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설비, 전기저장장치. 및 전기자동차)’에서 생산 또는 저장된 전력을 모아서 전력시장을 통하여 거래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시장이다(소규모전력중개시장의 운영에 관한 규칙, 출처: 전력거래소).

본 시장은 태양광 등 최근 급증한 소규모 발전설비로 인해 국가 전력망의 안정적인 운영이 영향을 받게 되고 개별적 자원의 통합된 관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생산된 전기가 버려지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장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출력 변동성 대응을 위해 검증 작업이 진행 중인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제도'의 경우, 20MW 이상 태양광 및 풍력발전사업자나 1MW 이하 태양광 및 풍력을 20MW 이상 모집한 집합전력자원 운영자(소규모 전력중개사업자)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하루 전에 미리 예측하여 제출하고 당일 날 일정 오차율 이내로 이를 이행할 경우 정산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또한 재생에너지 설비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안정적 계통운영을 위한 정확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IEA도 태양광‧풍력 발전기의 예측 발전량 확보를 권고하고 있다. <출처: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제도 도입(참고자료), 산업통상자원부(보도/해명자료)>

위의 서술된 내용과 같이 빅데이터 기반의 ‘예측'은 가상발전소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대두되고 있다.

가상발전소 플랫폼과 이종 시스템(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간의 효율적인 인터페이싱을 통한 데이터 수집과 수집된 데이터를 De facto standard 수준의 공동 데이터 모델링하여 빅데이터화 하고, 빅데이터 속에서 인사이트를 찾아 내어 전력망 안정화 및 사업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것이 가상발전소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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